제주시, 작년 취소했던 들불축제 개최 검토중...‘코로나 OUT’ 염원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던 ‘제주들불축제’가 올해 개최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시는 우선 예약제 ‘드라이브-워크스루’ 형태로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오는 3월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2021년 제주들불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우선 사전 참가 예약을 받은 인원에 대해 드라이브-워크스루 등으로 운영하되, 코로나19 확산 추이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완화 여부에 따라 일정 변경이나 행사 축소ㆍ취소 등 모든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름불놓기’를 예약제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약제 형태로 이뤄질 경우, 예약제를 통해 총 400대 규모의 차량만 오름 불놓기 행사장에 진입 허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이브 인'(drive-in) 상태의 차 안에서 타오르는 들불을 감상하게 해 사람간 접촉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들불축제는 액운을 태우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제주시는 올해 들불축제에서 ‘코로나19’라는 액운을 태운다는 의미를 담아 달집을 활용해 ‘코로나 OUT' 등의 대형 문구 삽입도 고민중이다. 

부대행사장 운영도 ‘워크스루’ 형태가 고려되고 있다. 각 시간대마다 입장 허용 인원을 제한해 최대한 사람간의 거리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제주시는 최근 들불축제 메인행사장인 오름불놓기가 진행되는 새별오름에 방화선 구축을 위한 예초작업을 벌이고 있다. 방화선을 구축하지 않으면 불이 다른 곳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오는 2월1일쯤 들불축제 개최 여부 등 세부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제주시 관계자는 “들불축제가 액운을 태운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코로나 액운을 태우는 의미로 올해 행사 개최를 우선 검토중이다. 조만간 최종 개최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7년 시작된 들불축제는 이제까지 총 5차례 취소·연기된 바 있는데, 겨울철 변덕스러운 기상 악화가 대부분이다.  

2009년 오름불놓기 행사 당일 새별오름 일대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주변으로 불이 번질 수 있어 연기됐고, 2011년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으로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2012년에는 폭설로 인해 새별오름에 불이 붙지 않아 행사가 연기됐고, 2019년에는 기상악화로 인해 오름불놓기 행사가 1시간 앞당겨지고, 이튿날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또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들불축제 모든 행사가 취소됐다.  

들불축제는 제주의 목축문화인 방애와 정월대보름 소월 빌기 등을 계승해 연간 30만명 가까이 참석하는 우리나라 대표, 세계로 뻗는 축제다.

옛 제주 사람들은 소에게 풀을 먹이기 위해 들판 등을 찾아다녔는데, 양질의 목초 확보를 위해 해묵은 풀과 해충을 구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늦겨울에서 초봄 사이 들판에 불을 놓았다. 당시 제주 사람들은 들불을 놓는 행위를 ‘방애(화입) 놓는다’라고 했다.

이처럼 방애를 놓으면 진드기 등 병해충이 사라지고, 새로운 풀이 자라면서 전통적인 목축 활동에 도움을 줘왔던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한해 액운을 떨쳐내는 축제로 승화시켰다.   

한편, 새별오름은 들판에 펼쳐진 유려한 능선과 아름다운 ‘억새밭’ 물결로 최근 사계절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으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대한민국축제콘텐츠 대상을 수상했다. 

2016~2017년 축제관광 부문 대상, 2018년 축제콘텐츠 부문 대상, 2019~2020년 축제관광 부문 대상 등 수상 이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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