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평가절하 시도 우려...공정한 조사 보장 촉구"

제주지역 내 대학 교수 111명이 제주 제2공항 추진 여부에 대한 공정한 여론조사를 보장하고, 이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드시 반영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제주제2공항 문제의 갈등이 종결되기를 바라는 제주지역 대학 교수 111인'은 3일 성명을 내고 "현 공항을 고쳐 쓸 수 있음에도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에 또 하나의 공항을 짓겠다는 정부나 제주도의 정책에 반대하지만, 이번 도민여론조사를 통한 갈등해결 방식에는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성명에는 제주대학교를 비롯해 제주국제대, 제주한라대 교수 111명의 이름이 포함됐다.

이들은 "기후 및 환경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 모색과 함께 모든 개발정책도 탄소중립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의 항공산업이 대기오염을 낳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는 없다. 엄청난 화석연료를 소진시킨 오염물을 하늘에 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항공교통은 불가피한 수단이고 제주는 더욱 그렇다"며 "그러나 지방과 나라를 막론하고, 앞으로는 기후 및 환경 위기를 염두에 둔 항공산업정책으로 전환해 나갈 수밖에 없다. 조금 불편하다고 새로운 것을 더 짓는 것보다는 고쳐 쓰는 슬기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 5년 동안 제주사회는 제2공항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 현 공항의 불편함과 불안함, 그리고 공항건설의 경제적 이익을 주장하며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온 반면 반대 주민과 단체들은 정책결정과정의 비민주성, 경제적 이익의 불투명성, 공항건설이 가져올 환경위기, 공군기지 건설 의심 등을 들며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해 왔다. 많은 찬반토론을 통해서도 양측의 견해는 좁혀지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국토부와 제주도, 그리고 제주도의회는 도민여론조사를 통해 찬반갈등을 해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해결방식에 항공건설 예정지역의 주민들이 찬성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 제2공항 갈등 해소의 길은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공항건설 찬성 주민과 단체들이 이번 여론조사에 반대하고, 벌써 제주도와 몇몇 인사들이 조사결과를 평가절하하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어 우려도 없지 않다"며 "국토부와 정부는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그것만이 대통령이 약속했던 절차적 투명성과 민주성을 보장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공정한 여론조사를 보장하고, 조사결과 그대로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성산지역 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결과는 약속한 대로 참고용에 그쳐야 하고, 도민 전체의 여론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도민사회에도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모든 도민과 단체들이 수용해야 한다. 그것만이 지난 5년 동안 찬반갈등으로 점철되고 분열돼 온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문] 제주제2공항 문제의 갈등이 종결되기를 바라는 제주지역 대학 교수 111인 선언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으로 전 인류가 고통 받고 있다. 한국과 제주사회 또한 예외가 아니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러한 팬데믹 현상이 기후 및 환경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백신 및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19 종식의 길이 열리고 있다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후 및 환경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 모색과 함께 모든 개발정책도 탄소중립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여긴다. 타당성 여부를 떠나, 우리정부와 제주도 또한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현재의 항공산업이 대기오염을 낳는 대표적인 산업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전문가는 없다. 엄청난 화석연료를 소진시킨 오염물을 하늘에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항공연료도 대체에너지로 전환해 나가야겠지만,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팬데믹 이후에도 항공교통은 불가피한 수단이다. 제주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지방과 나라를 막론하고, 앞으로는 기후 및 환경 위기를 염두에 둔 항공산업정책으로 전환해 나갈 수밖에 없다.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에 인간들의 삶은 어느 정도 불편함을 전제로 해야 한다. 조금 불편하다고 새로운 것을 더 짓는 것보다는 고쳐 쓰는 슬기를 발휘해야 한다.

지난 5년 동안 제주사회는 제2공항 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겪어왔다. 현 공항의 불편함과 불안함, 그리고 공항건설의 경제적 이익을 주장하며 제2공항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에, 반대주민과 단체들은 정책결정과정의 비민주성, 현 공항 개선으로 불편함과 불안함을 없애며 항공교통수요를 맞출 수 있다는 파리공항 엔지니어링의 ADPi보고서, 경제적 이익의 불투명성, 공항건설이 가져올 환경위기, 공군기지 건설 의심 등을 들며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해 왔다. 그동안의 많은 찬반토론을 통해서도 찬반 양측의 견해는 좁혀지지 못했다.

결국 국토부와 제주도, 그리고 제주도의회는 도민여론조사를 통하여 찬반갈등을 해소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동안 강력한 반대운동을 전개해 온 주민과 단체들도 여기에 찬성하였다. 우리는 현 공항을 고쳐 쓸 수 있음에도 팬데믹과 기후위기 시대에 또 하나의 공항을 짓겠다는 정부나 제주도의 정책에 반대하지만, 이번 도민여론조사를 통한 갈등해결 방식에 찬성한다. 우리는 예전부터 도민공론에 바탕을 둔 정책추진을 강력히 주장해 온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해결방식에 항공건설예정지역의 주민들이 찬성한 데 대해 경의를 표한다.

이제 제2공항 갈등 해소의 길은 도민들의 현명한 판단에 달렸다. 그러나 우려도 없지 않다. 공항건설 찬성주민과 단체들이 이번 여론조사에 반대하고, 벌써 제주도와 몇몇 인사들이 조사결과를 평가절하하려는 의사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뜻을 같이 하는 제주지역 대학 교수 일동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도민들께서는 이번 도민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하여 진정으로 제주다움의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길이 무엇인지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1.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공정한 여론조사를 보장하고, 조사결과 그대로 국가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성산지역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결과는 약속한 대로 참고용에 그쳐야 하고, 도민 전체의 여론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1. 국토부와 정부는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드시 반영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대통령이 약속했던 절차적 투명성과 민주성을 보장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1. 이번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모든 도민과 단체들이 수용해야 합니다. 그것만이 지난 5년 동안 찬반갈등으로 점철되고 분열되어 온 도민사회를 통합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2021년 2월 3일

제주제2공항 문제의 갈등이 종결되기를 바라는
제주지역 대학 교수 111인 일동

 

강경수(전 제주한라대) 강기수(제주대) 강동식(제주대) 강문종(제주대) 강봉수(제주대) 강세현(제주한라대) 강영봉(제주대) 강은희(제주국제대) 강희경(제주한라대) 고봉진(제주대) 고성만(제주대) 고성보(제주대) 고성빈(제주대) 고영철(제주대, 명예) 고인호(제주한라대) 고전(제주대) 고창훈(제주대, 명예) 권상철(제주대) 권숙희(제주대) 김갑수(전 제주한라대) 김경호(제주대) 김대영(제주국제대) 김대영(제주대) 김덕희(제주국제대) 김도균(제주대) 김도영(제주국제대) 김동윤(제주대) 김동창(제주대) 김맹하(제주대) 김민호(제주대) 김세재(제주대) 김영표(제주대) 김우영(제주대) 김원형(제주대) 김은정(제주국제대) 김정희(제주대 1) 김정희(제주대 2) 김종우(제주대 1) 김종우(제주대 2) 김태일(제주대) 김태호(제주대) 김헌범(제주한라대) 김희필(제주대) 문윤택(제주국제대) 박규용(제주대) 박덕배(제주대) 박병욱(제주대) 박충희(제주국제대) 배서현(전 제주한라대) 백영경(제주대) 변영진(제주대) 박형근(제주대) 서명석(제주대) 서영표(제주대) 손명철(제주대) 손원근(제주대) 송재홍(제주대) 송현정(제주대) 신용인(제주대) 신은화(제주대) 신창원(제주대) 심규호(제주국제대) 안근재(제주대) 양길현(제주대) 양만기(제주한라대) 양정필(제주대) 염미경(제주대) 오영주(제주한라대) 유철인(제주대) 윤상택(제주국제대) 윤용택(제주대) 이경원(제주대) 이규배(제주국제대) 이명곤(제주대) 이상이(제주대) 이서현(제주대) 이소영(제주대) 이영재(제주대) 이은주(제주국제대) 이인회(제주대) 이종무(제주한라대) 이주섭(제주대) 이진희(제주국제대) 임경빈(제주한라대) 장인수(제주대) 전영준(제주대) 정광중(제주대) 정민(제주한라대) 정석근(제주대) 정진현(제주대) 조성식(제주대) 조영배(제주대, 명예) 조은희(제주대) 조치노(제주대) 조현천(제주대) 조홍선(제주대) 채인숙(제주대) 최낙진(제주대) 최대희(제주대) 최수석(제주대) 최영진(제주한라대) 최현(제주대) 팽동국(제주대) 하진의(제주국제대) 허남춘(제주대) 허윤덕(제주대) 현동걸(제주대) 현미열(제주대) 홍경선(제주대) 홍주희(제주대) 황임경(제주대) *총 1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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