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명절 화폐 환수도 전년보다 60% 줄어

화폐를 교환하기 위해 한국은행 제주본부를 찾은 사람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m 거리두기가 유지되고 있다.
설 명절을 맞아 신권 지폐 교환을 위해 한국은행 제주본부를 찾은 사람들 모습 

코로나19로 설 명절 제주 화폐 발행 규모도 줄었다. 

한국은행은 설 명절을 맞아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월10일까지 화폐 순발행을 약 113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1078억원)보다 5.5% 늘어난 규모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설 명절을 대비해 신권과 함께 비교적 깨끗한 구권 등을 지폐 교환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건물 내부 대기자가 25명으로 제한되고, 사람간 거리도 2m 유지되고 있다.  

최근 화폐발행과 화폐환수 규모가 줄어든 특징을 보이고 있다. 

올해 제주 화폐발행은 1283억원 규모로 전년(1443억원)보다 11.1% 감소했다. 화폐환수도 14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365억원)대비 60% 줄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설 명절마다 각 기업에 발행되는 화폐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설 명절 기업에 발행되는 화폐 상당 부분은 밀린 대금이나 일명 ‘떡값’으로 불리는 직원 상여금 등에 쓰인다.  

농협과 제주은행 일선 지점에서도 지난 8일부터 배정받은 신권 교환 업무를 본격 시작했다. 농협과 제주은행 모두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신권을 확보해 뒀으나, 코로나 영향에 따른 집합금지 조치 등으로 신권 교환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화폐를 교환하는 사람들.
설 명절을 앞두고 한국은행 제주본부를 찾아 신권 지폐를 교환하는 모습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 영향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로 명절에도 가족들이 모이지 못하면서 신권을 교환하는 사람이 줄었다. 체감상 신권 교환 금액이 예년보다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어려운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명절 ‘떡값’이 줄고, 5인 이상 집합금지에 따라 설 명절 가족간 왕래도 줄면서 세뱃돈 규모까지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제주에서 관광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설 명절이라서 직원들에게 ‘떡값’을 지급해야 하는데,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 설 명절인데, 모른척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해 예년보다는 적은 금액을 지급키로 했다”고 토로했다. 

설 명절이면 100만원 수준의 세뱃돈을 준비했던 B씨는 올해 세뱃돈을 30만원만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B씨는 “차례를 보내고 세배가 오가야 세뱃돈을 줄 수 있는데, 코로나로 친척들간 왕래를 자제키로 했다. 세뱃돈을 주고 싶어도 직접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신권을 평소보다 조금만 준비했다”고 말했다. 

C씨는 “코로나로 인해 명절 때 친척들을 만날 수 없지만, 마음은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해 계좌이체를 통해 세뱃돈을 주고받기로 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화폐를 교환하는 사람들.
설 명절을 앞두고 한국은행 제주본부를 찾아 신권 지폐를 교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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