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55) appreciate ~의 진가(眞價)를 인정하다

ap·pre·ci·ate [ǝpríːʃièit] vt. --의 진가(眞價)를 인정하다.
가치를 부여허는 새해가 뒈길
(가치를 부여하는 새해가 되길)

appreciate는 preci- ‘가치/가격(=price)’과 –ate ‘부여하다’의 결합이다. 이 preci-에서 나온 낱말로는 priceless ‘돈으로 살 수 없는’, precious ‘귀중한’, depreciate ‘평가절하(平價切下)하다’ 등이 있다. appreciate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가치를 부여하다’이다. 거기에 ‘--의 진가를 인정하다’라는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숨어있는(hidden) 진가(true value)를 알아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오늘날에는 appreciate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분화(specialization)되어 ‘(진정으로) 감사하다’와 ‘(문학·예술 등을) 감상하다’ 등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감사(感謝)와 감상(感想)을 가치부여의 전형(typical type)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왜 모두 기뻐하지 않을까
당연하다는 사실들
아버지가 계시고 어머니가 계시다
손이 둘이고 다리가 둘
가고 싶은 곳을 자기 발로 가고
손을 뻗어 무엇이든 잡을 수 있다.
소리가 들린다
목소리가 나온다
그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아무도 당연한 사실들을 기뻐하지 않아
‘당연한 걸’하며 웃어버린다
고마움을 아는 이는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들뿐 
왜 그렇지 당연한 일                              

- 이무라 가즈키오의 ‘종이학’ 중에서 -

특별한(special) 것이나 귀한(precious) 것에는 누구나 쉽게 감사를 느끼지만, 당연한(natural) 것이나 흔한(common) 것에는 감사를 느끼기 어렵다. 그렇기에 진가를 알아보는 눈(eye), 가치를 부여하는 능력(capacity)이 필요하게 되는 것은 특별하거나 귀한 것보다도 당연하거나 흔한 것들에 대해서다. 당연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흔한 것을 귀한 것으로 보게 되는 감사나 감상을 통해 가치를 부여하는 일, 그것은 자신의 삶에 의미(meaning)를 부여하는 일이기도 하다. 스스로 의미를 부여하지 못하면 애석하게도 다른 여지(room)가 없다. 사회가 요구하는 의미를 쫓아다닐 수밖에 없다. 자기만의 고유하고(proper) 독특한(unique) 가치를 부여하지 못하면 당연히 사회적 성공(success)이나 출세(status-seeking)와 같은 통속적인(popular) 가치를 쫓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별한 것이나 귀한 것에는 누구나 쉽게 감사를 느끼지만, 당연한 것이나 흔한 것에는 감사를 느끼기 어렵다. 새해 벽두 주어진 삶을 감상하며 감사하는, 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새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특별한 것이나 귀한 것에는 누구나 쉽게 감사를 느끼지만, 당연한 것이나 흔한 것에는 감사를 느끼기 어렵다. 새해 벽두 주어진 삶을 감상하며 감사하는, 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새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올 한해도 지난해처럼 코로나로 힘들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삶의 가치와 의미가 필요한 것은 편안한 삶(comfortable life)에서가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삶(hard life)에서임을. 그리고 그 가치와 의미가 흔들리는(swaying) 삶에서의 중심을 굳게 잡아줄 것임을. 새해 벽두(at the beginning of the new year) 주어진 삶을 감상하며 감사하는, 늘 깨어있는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새해가 되길 소망해본다. 

나는 배웠다. 모든 시간은 정지되었다. 일상이 사라졌다.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만나도 경계부터 해야 한다. 여러 사람이 마주 앉아 팥빙수를 겁 없이 떠먹던 날이 그립다. 가슴을 끌어안고 우정을 나누던 날이 또다시 올 수 있을까?

한숨이 깊어진다. 비로소 나는 일상이 기적이라는 것을 배웠다. 기적은 기적처럼 오지 않는다. 그래서 기도한다. 속히 일상의 기적과 함께 기적의 주인공으로 사는 일상을 달라고. 

- 송길원의 ‘나는 배웠다’ 중에서 -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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