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 제주의소리 기획 - 긴급좌담회]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 택했다”
“제2공항 논의는 인프라 확충 방안 중 하나…현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등 대안 꼭 필요”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것과 현 제주공항의 인프라를 확충하지 말자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겁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제2공항을 도민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투자하지 않겠다’가 아니라 함께 대안을 찾아야 하고, 제주도정 역시 이런 메시지를 꾸준히 내야 합니다.” - 긴급좌담회, 강원보 신산리장 발언 중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해 사업추진 여부를 도민들에게 묻는 전 도민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이번 여론조사에 따른 남은 과제와 전망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9일 마련한 긴급좌담회 ‘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택했다’에선 “현재 논의된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것과 제주의 공항 인프라 확충 문제은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이날 긴급좌담회는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갈등해결학 박사)과 박찬식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이 패널로 출연하고 김봉현 편집국장이 진행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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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언론 [제주의소리]가 개최한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긴급좌담회는 김봉현 편집국장이 진행을 맡고,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과 박찬식 제2공항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이 패널로 출연했다. 사진은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 순. ⓒ제주의소리

이 자리에서 강원보 신산리장은 “제2공항 안은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하다가 나온 의견이었다”라며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을 하지 말자고 결론이 났지만, 이 결과는 ‘현 제주공항 인프라를 확충하지 말자’라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을 짓지 않는 대신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가야 한다. 그것이 합리적 대안”이라며 “여론조사 결과는 도민들이 공항 인프라 확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2공항 사업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대안에 맞게 투자하고 지원해야 하며 제주도 역시 의견을 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식 상황실장은 “제주도민 다수 의견은 공항 인프라를 확충하자는 것이다. 현재 낙후된 공항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며 “터미널이 활주로와 너무 가깝고, 연간 (왕복)3000만 명이 오가는 규모로 성장하니 중간 계류장이나 유도로, 주기장이 비좁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연간 3000만 명이 이용하는 공항에서 탑승객이 바로 타고 내리는 게이트가 10여 개밖에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현 공항 인프라 확충에 힘을 실었다. 

박찬식 상황실장은 “터미널 위치를 옮기고 공간을 여유있게 만들기만 해도 현재 활주로에서 200~300만 명은 더 여유있게 수용할 것”이라며 국내외 공모를 진행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다. 이런 부분들을 국토부와 제주도가 신경 써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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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강원보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리장, 박찬식 제2공항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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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영진 원장은 과거 원 지사의 도민 자기결정권 강조 발언을 되짚으며, 도민 의견을 국토부가 잘 받아들여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한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의소리

강영진 원장은 도민 자기결정권을 강조한 것은 도민들이 주장하기 앞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가장 먼저 중요한 원칙으로 내세웠던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도민 의견을 잘 받아들여 공항 인프라 확충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지난 2014년 10월 제2공항 타당성 검토용역이 발주되던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공항의 미래에 대한 결정은 최종적으로 제주도민에게 달려있다’고 담화문을 발표했다”며 “도민 자기결정권은 도지사가 이미 중요한 원칙으로 내세웠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원 지사는 기존공항 확장, 제2공항 신설 등 어느 것이 합리적인지 도민 의견을 모아 국토부 용역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상황이 현재에 이르러 여론조사를 하게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은 공통된 도민 의사로 나타났다”며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새로 공항을 짓는 것이 아니라 기존공항 인프라를 확충해 도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결론인 셈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여론조사로 도민 의사가 결집 됐으니 국토부는 잘 받아서 중지를 모으고, 전문가 의견을 통해 도민과 관광객이 편리하고 안전한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는 지난 15일부터 17일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KBS, MBC, JIBS, KCTV, CBS, 연합뉴스, 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 컨소시엄이 두 곳 여론조사전문기관에 각각 의뢰해 진행됐다.

조사 결과 두 곳 조사기관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선 ‘반대 51.1% vs 찬성 43.8%’으로 나타났고, 한국갤럽의 전체 도민 조사에선 ‘반대 47% vs 찬성 44.1%’로 나타났다. 

성산주민 조사에선 엠브레인퍼블릭은 ‘찬성 65.6%, 반대 33%’, 한국갤럽은 ‘64.9% 찬성, 반대 31.4%’로 각각 조사됐다. 

이날 긴급좌담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제주의소리] 소리TV와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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