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7주년 제주의소리 기획 - 긴급좌담회] “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 택했다”
과반수 도민 '반대' 민심 확인..."2공항과 별개의 공항인프라 확충 대안 필요"

제주도민의 민심은 '제2공항 반대'였다. 온 도민사회가 주목한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는 지난 5년여 간 이어진 첨예한 찬반 갈등에 종지부를 찍을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성산읍을 예정지로 한 제2공항은 도민이 원했던 공항 인프라 확충 방식과 거리가 멀었고, 거기에다 양적 팽창보다 질적 관리, 개발보다 보전에 방점을 찍은 도민의 선택이었다. 

이제 갈등과 반목을 끝내고 제주의 미래를 위한 대안을 찾아가야 할 때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국토교통부의 정책 결정을 전제로, 도민사회의 갈등 봉합 역시 지상과제다. 갈등은 어느 사회에서나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으로 민주적·평화적인 방법으로 자기결정권을 직접 행사한 도민사회의 값진 경험을 제주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공통된 제언이다. 

창간 17주년을 맞은 독립언론 [제주의소리]는 이번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에 따라 지난 19일 ‘긴급좌담회 - 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택했다’를 개최해 남은 과제와 전망을 짚어봤다.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하고 지난 5년 동안 찬반 갈등으로 분열돼 온 제주사회의 통합 방안에 주목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갈등해결학 박사인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과 박찬식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 등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제주 제2공항 갈등의 역사를 온 몸으로 감내한 이들이다. 진행은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이 맡았다.

패널들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새로운 제주를 원하는 도민들의 분명한 뜻이 투영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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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소리] 제2공항 제주도민 여론조사 결과 긴급좌담회에 참여한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 박찬식 제2공항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 김봉현 편집국장(사진 왼쪽부터). ⓒ제주의소리

강영진 원장은 "도민의 다수가 제2공항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명백히 확인한 조사였다. 그 기저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었겠지만, 전체적으로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 문제가 됐고, 제주의 환경수용성, 제주의 정체성 등에 대해 도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며 "지금까지 추진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제주를 원하는 결과였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박찬식 실장은 "지난 5년동안 입지 선정의 타당성 문제나 절차적 정당성 문제, 현 공항의 확충 개선방안에 대한 해외 전문가의 검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든가 하는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도민 여론이 찬성에서 반대로 바뀌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 시점이 '과연 제주도가 지금까지와 같이 더 많은 관광객, 더 많은 개발을 수용할 수 있느냐'하는 논의가 겹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강원보 이장도 "난개발과 과잉관광 문제에 대한 피로감, 제주를 지켜내야한다는 사명감 등이 많이 작용하지 않았겠나"라며 "이제 도민들도 관광과 개발만이 능사가 아니라 제주의 진정한 가치는 잘 보전된 자연환경에 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결론이 내려진만큼 제2공항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도민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정책 결정이 이뤄져야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 컨소시엄이 두 곳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각각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곳 조사기관 모두 '제2공항 건설 반대'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이와 관련 박찬식 실장은 "이미 국토부가 요청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한 도민의견 수렴의 결론이 확인됐기 때문에 국토부는 마땅히 즉각적으로 이 결론을 수용해서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며 "만약 여론조사 결과에 반하는, 결과를 무시하는 결정을 내린다면 그 때는 정말 강정 해군기지 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갈등이 벌어지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합의의 주체가 됐던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책임있는 이행도 촉구했다.

강원보 이장도 "공항 건설에 대한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 속에서 도민 갈등이 심화되고 많은 싸움이 있었던만큼 이번 여론조사는 '도민이 제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대명제 하에 진행된 사안이다"라며 "국토부도 여러 차례 '도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민의 뜻에 맡기겠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반드시 여론조사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강영진 원장은 여론조사 결과에 불복하는 일부의 이견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대응 논리를 폈다. 여론조사 수행기관 두 곳 중 '오차범위 내' 반대 우세 결정이 내려진 한국갤럽의 조사 역시 주민투표법 기준을 준용하면 과반 도민의 반대 의견으로 판단해도 무방하다는 주장이다.

강 원장은 "한국갤럽 조사도 반대 의견이 높았다. 그러나 반대 숫자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했고 표본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할거냐가 고민이 될 수 있다"면서도 "주민투표법 상 투표 결과를 확정하는 절차가 있다. 무효표는 배제하고 유효표를 갖고 과반수로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기준을 적용해 한국갤럽 조사의 무효표를 환산하면 반대가 절반을 넘게 되고, 이 역시 유효한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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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패널들은 민주·평화적 방법으로 자기결정권을 직접 행사한 도민사회의 값진 경험을 제주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제주의소리

도민의 자기결정권 구현으로 귀결된 이번 여론조사가 추후 제주발전에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왔다.

강영진 원장은 "제2공항의 총 사업비 약 5조원은 거의 제주도의 1년 예산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지역은 어떻게든 예산을 따내려고 하는데, 제주도민들이 이를 거부한 것은 보통의 경우라면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여기서 제주의 진정한 발전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 많은 관광과 개발로 나가는 것보다 제주가 가진 환경적·인문적 가치를 보전하자는 결정으로, 당당한 자기결정권이 앞으로 제주의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제2공항의 경우 5년간 폭력적인 투쟁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물리적인 충돌이 거의 없었는데, 생명평화의 섬 제주다운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이었다고 본다"며 "앞으로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가치관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공동의 선을 이뤄내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패널들은 추후 갈등 봉합 차원에서 공항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원보 이장은 "제2공항 갈등의 시발점은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을 어떻게 하는게 좋은가'였다. 제2공항을 짓지 말자고 결정됐다고 해서 이 결론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하지 말자'는 의견은 아니다"라며 "제2공항을 짓지 않는 대신 현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 가야 한다. 그게 우리가 주장하는 합리적 대안"이라고 했다.그는 "국토부나 정부에서도 제2공항을 건설하지 않는다고 '제주도에 안줘. 안해' 이럴 것이 아니고, 대안에 맞게끔 투자하고 지원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찬식 실장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을 더 늘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재의 낙후된 공항 시설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현 제주공항은 연간 이용객이 200만명인 시절에 만들어진 공항인데, 지금은 연간 이용객이 3000만명을 왔다갔다 한다"며 "터미널의 위치, 유도로나 주기장의 공간 등 개선해야 할 시설이 많다. 국내외 공모를 하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보는데, 제주도나 국토부가 신경써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긴급좌담회는 참석자 개인 방역은 물론, 패널 간 비말 차단을 위한 투명 가림막 설치 등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한 가운데 진행됐다. 모든 과정은 [제주의소리]의 소리TV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보기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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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6시 열린 긴급좌담회는 [제주의소리] 소리TV와 제주의소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 됐다. ⓒ제주의소리

다음은 좌담회 요지.

 제2공항 여론조사 "객관성·합리성 갖췄다"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국장= 5년 넘게 도민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제주 제2공항 건설 논란의 운명을 가를 도민의견 수렴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주도민의 선택은 '제2공항 건설 반대'였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도민 갈등 봉합, 국토부의 정책 결정과 관련한 향후 과제와 전망을 짚어보기 위한 긴급좌담회를 마련했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도민의 뜻이 어떤 것이었는지.

▷강영진 한국갈등해결연구원장=제2공항에 대해 도민 여러분의 다수는 반대한다는 것을 명백히 한 조사였다. 그 밑바닥에는 여러가지 뜻이 있었겠지만, 전체적으로 중앙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한 것이 문제가 됐고, 제주의 환경수용성, 제주의 정체성 등에 대해 도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 지금까지 추진했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제주를 원하는 결과였다고 본다.

▷박찬식 제2공항비상도민회의 상황실장=지난 5년동안 입지 선정의 타당성 문제나 절차적 정당성 문제, 현 공항의 확충 개선방안에 대한 해외 전문가의 검토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든가 하는 여러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도민 여론이 찬성에서 반대로 바뀌게 된 결정적 계기는 이 시점이 과연 제주도가 지금까지와 같은 더 많은 관광객, 더 많은 개발을 수용할 수 있느냐, 앞으로 어떻게 가야하느냐 하는 논의가 겹친 시기였고, 그에 대한 판단이 오늘의 도민 뜻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강원보 성산읍 신산리장=도민들이 난개발과 과잉관광 문제에 대한 피로감, 제주를 지켜내야한다는 사명감, 그런 것들이 많이 작용하지 않았겠나. 그간 반대 활동을 해오면서 애당초 뒤쳐졌던 여론을 끌어올려 뒤집었다. 이제 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관광만이 또는 개발만이 능사는 아니다. 제주의 가치는 잘 보전된 자연 가치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

▷김봉현 국장=강영진 원장은 좌담회 직전 제2공항 여론조사공정관리공동위원회 회의 참여하고 왔다. 상당히 뜨거웠던 것 같다. 회의 분위기를 전해달라.

▷강영진 원장=가장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승인할거냐 하는 문제였다. 우선 위원회에서 볼 때 이번 여론조사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진행된 조사였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런 상황에서 도지사가 도민의견 결과로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국토부에 전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물론 내부 위원들로부터 일부 아쉬운점이나 의문점이 있었지만 그런 점을 확인하느라고 뜨거운 논의가 이뤄졌다. 결국 이번 여론조사가 객관적이고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이뤄진 조사였다는게 최종 결론이다.

 국토부, 여론조사 결과 무시할 수 없을 것

▷김봉현 국장=이제 남은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 '제2공항 건설 반대'에 따른 정부 정책 반영이 있겠고, 둘째는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던 만큼 도민사회 갈등 봉합 방안이 있겠다. 물론 두 가지 문제는 연동되는 문제다. 정부가 어떤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하겠나?

▷박찬식 실장=이미 국토부가 요청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절차에 의한 도민의견 수렴의 결론이 확인됐기 때문에 국토부는 마땅히 즉각적으로 이 결론을 수용해서 정책결정에 충실히 반영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에 반하는, 그것을 무시하는 결정이 이뤄진다면 그 때는 정말 강정 해군기지 사태보다 훨씬 심각한 갈등이 벌어지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포함해 애초에 합의의 주체가 민주당, 국토부, 정부가 책임있게 이행되도록 같이 노력해야 한다.

▷김봉현 국장=국토부가 이번 여론조사에 앞서 도민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만큼,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도민의 민심을 바탕으로 국토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하는지?

▷강원보 이장= 당초 이것은 약속이었다. 도민 갈등이 심화되고, 공항 건설에 대한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 속에서 많은 싸움이 있었는데, 도민이 제주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대명제 하에 진행된 사안이다. 국토부도 저희들 만날때마다 '도민이 반대하면 안하겠다'고 했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제주도민의 뜻에 맡기겠다'고 했다. 아무리 좋은 국책사업도 지역주민이 안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 아니냐. 시대가 바뀌었다. 제주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론조사 결정이 받아들여져야 한다.

▷강영진 원장=일단 국토부가 그동안 누누히 강조해 온 것이 있다. 2019년 당정협의회에서 '제주도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도민의견 수렴하면 정책에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했다. 그 외에도 여러건의 공식 합의서에 들어갔던 내용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제2공항 결정에 충실히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볼 때 한가지 국토부에서 고민할 수 있는 지점은 있을 것 같다. 일단 두 업체에서 조사했는데 엠브레인 조사는 찬반이 오차범위 이상으로 차이가 나고, 반대가 과반 의견을 넘었다. 이 결과로도 유의미하다. 다만, 또 하나의 업체인 한국갤럽 조사는 반대가 많긴 했지만 반대 숫자가 과반수 넘지 못했고 표본 오차범위 내였다. 이걸 어떻게 해석할거냐가 고민일 것 같은데, 국토부가 어떤 결론을 내리는게 맞는지 의견을 보탠다면, 주민투표법 상 투표 결과를 확장하는 절차가 있다. 무효표는 배제하고 유효표를 갖고 과반수로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기준을 적용해 한국갤럽 조사의 8.8%가 무효표로 적용하면 반대 51.6%, 48.4%로 나온다. 그래서 반대가 과반수를 넘게 되고, 그 역시 유효한 결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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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 남은 과제와 전망' 긴급좌담회는 지난 19일 제주의소리 긴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각자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패널들. ⓒ제주의소리

  발전-개발 열망하는 찬성 의견도 존중

▷김봉현 국장=2015년 11월 발표된 사전타당성 용역조사에서 제2공항 입지로 선정됐던 성산읍 주민들의 경우엔 더 극명히 찬반으로 나뉘었던 것 같다. 이번 도민 여론조사와 함께 조사된 성산 주민 여론의 경우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을 배 이상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 할까?

▷강원보 이장=저희도 충분히 예상했던 결과고, 아마 제주도정도 다 예상했을 것이다. 굳이 전체 도민 여론조사하는데 성산만 별도로 끼워놓은 것도 의도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사실 지역만 별도로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주민 갈등을 더 유발시키는 요인이 있다. 특히 성산읍에는 행정 단위로 14개 마을이 있는데 제2공항 직접 피해지역인 4개 마을을 제외하면 나머지 10개 마을은 수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찬성이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은 당연히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제2공항이 들어오면 지역주민만의 문제가 아니지 않나. 전체 도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그 지역을 특정한다는 것 자체가 맞지 않다.

▷김봉현 국장=이번 조사에서 동서, 산남북 지역간 또는 동지역과 읍면지역, 혹은 세대 간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거나 하는 등의 눈 여겨 봐야 할 대목이 있을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찬반 의견을 낸 집단의 특성을 무엇보다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
 
▷강영진 원장=산남과 산북간, 동서간, 현재 공항의 위치나 새로 추진하는 공항의 위치에 따라 유불리의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 또 개발을 선호하는 측과 환경을 선호하는 측 간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남여 성별에 관한 의견 차이였다. 제주도 전체를 통틀어서 남성은 찬성이 많았는데 여성은 반대가 많았다. 왜 여성의 다수가 예산을 들여서 공항을 지어주겠다고 하는데도 반대했을까하는 점은 바로 삶의 문제를 일상적으로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환경의 문제를 더 피부로 느끼고 중요성을 실감해서 다수가 반대 의견을 표명하지 않았겠나. 앞으로의 문제는 지역, 세대, 남녀간의 차이가 문제는 아니다. 중요시하는 가치가 좀 다를 뿐이다. 국토부는 도민들의 의사결정을 정책에 반영하더라도 산남 동부지역의 주민들이 바라는 발전, 교통편, 공항이용의 편의성, 이런 것도 존중하고 충족시킬 기회를 찾아가야 한다.

 송재호 "국무총리실 차원 적극적 갈등 해소 필요"

▷김봉현 국장=역설적이지만 찬반 모두 제주의 미래를 위해 제2공항이 필요하다거나, 불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첨예하게 맞섰다. 갈등에 마침표를 찍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은데, 최근 정부를 상대로 국회 정무위에서 제2공항 갈등문제를 지적했던 송재호 국회의원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송재호 의원은 제2공항 여론조사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전화 연결) 

▷송재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제주공항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는 정책사에 변곡점, 이정표를 세운 날이다. 도의회와 제주도가 합의한 사항의 제4항을 보면 '도민의견 수렴 후에 갈등 행위를 유발하는 행위를 해선 안된다'는 조항을 분명히 삽입하고 있다. 어제 여론조사 결과가 도민의견 수렴의 최종 결과인 셈이다. 그 결과 반대가 높게 나온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하고, 그에 반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 조항의 핵심이다. 다만 찬반 모두 제주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고, 찬성을 한 도민들의 저변에 흐르는 발전에 대한 열망도 고려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봉현 국장=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을 상대로 제2공항 갈등 문제에 대해 질의했다. 그 배경은?

▷송재호 의원=제주도 공항 건설을 둘러싼 정부의 입장은 2019년 민주당과 국토부의 당정협의 과정에서 나온 중요한 전제는 '도민 동의'다. 여론조사 결과가 국토부에 전달되면 또 갈등이 예견되는 상황인데, 국토부는 주무부처로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면 이는 국무총리실에서 담당해야 하는 중요한 직무다. 이 부분에 대해 총리실이 적극 나서서 갈등 관리하고 중재해야 할 책임이 있다. 다행히 국무조정실장이 분명히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그런 일을 총리실에서 해야한다고 답변을 줘서 제도적 갈등관리를 위한 발판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본다.

▷김봉현 국장=제2공항의 갈등을 끝내고 제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하는데, 무엇보다 정부와 제주 출신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을 펼칠 계획인지?

▷송재호 의원=갈등관리의 법적 책임이 총리실로 돼있기 때문에 그런 토대를 마련해야겠고, 그걸 끌어낼 수 있는 민주당 중앙당 차원의 제주지원단을 구성해야 한다. 중요한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제주도 국회의원 뿐만 아니라 관련 국회의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한다. 국토부와도 밀접하게 의견을 주고받아 무엇이 진정한 제주발전을 위한 선택인지 차제에 논의가 돼야 한다. 예를 들어 관광객 3~4천만명이 오는게 바람직한지, 그렇게 온다면 기반 수용시설이 가능한지, 총 수요 관리 정책이 있어야 진정한 제주 발전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국토부와 심도 있게 논의하고 의견을 제기해보려 한다.

  여야 정치인, 찬반 갈등 봉합 나서야

▷김봉현 국장=송재호 의원을 비롯한 제주 국회의원들도 지금까지는 찬반이 첨예한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였지만,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출신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갈등 봉합 문제까지 포함해서 국회에 어떤 역할을 주문해야겠나?

▷박찬식 실장=2015년 11월에 제2공항 건설을 통해 공항인프라 확충한다고 발표된 후에 총선이 2번 있었고 지방선거도 있었다. 사실 이 과정에서 현재 집권여당이고 다수당인 민주당에 아쉬운 마음이 들긴 했다. 제2공항 건설이 단순히 인프라 하나가 들어오냐 마냐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전역에 장기적으로 폭발적인 영향을 주는 사업이지 않나. 도민의 삶의 질이나 미래 비전과 긴밀하게 연관된 문제인데 이런 문제에 대해 정책 지도자들이 책임있게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도민 설득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지 않겠나 생각했다. 이제 도민들이 큰 방향을 정해줬다. 다양한 문제들이 수반될 수 밖에 없는데 이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역할이 클 것이다. 제주의 환경수용력이나 지속가능성에 맞는 방향을 잡아나가야 한다.

당장 환경보전기여금 제도가 제주도에서 이미 제안됐는데 국회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이런 점 적극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또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 과연 이렇게 늘어난 양적 팽창의 효과를 누가 받는지 돌아봐야 한다. 결국 소수의 관광자본이나 토건세력, 면세점 등이 받고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이다. 환경기여금 제도가 도입된다면 그 세입은 지역 환경을 가꾸고, 일자리도 만들면서 실질적으로 도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하게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 등 수용할 수 있는 방향의 제도나 정책을 개발하고 정부를 설득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김봉현 국장=마을 내 혹은 성산읍 지역 내에서 찬반 주민 간 매우 불편한 상황도 이어졌을 텐데, 강정 해군기지 건설과정에서도 이미 겪은 문제지만 정부의 일방적 국책사업 추진으로 의좋게 살아온 주민들 간 심각한 반목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갈등해소를 위해 제주도와 도의회에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게 있는지.

▷강원보 이장=사실 갈등이라는게 물론 공항이 들어오는데 따른 유불리, 수혜지역과 피해지역 간 차이가 있지만, 그런 갈등이 정보를 잘못 전달해서 발생하는 문제도 많았다. 성산읍 현장에서는 공항이 발표되자마자 공항지원확충단이 만들어졌다. 당시 제2공항 계획이 확정된 것도 아니었는데, 마치 공항이 다 성사된 것처럼 했고, 지역 사무실에서 도민들을 만날 때도 보상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게 피해 주민들에게는 상당히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이런 문제로 인해 마을 안에서도 반대하는 주민과 찬성하는 주민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찬성하는 마을 지역 쪽에 가면 괴리감 같은게 있었다. 나중에 제2공항 찬성 단체가 만들어지면서 집회를 할 때는 적개심까지 띄게 됐는데, 이런 부분은 충분히 행정에서 방지할 수 있었다. 되돌아보면 이장협의회나 관변단체 이용해서 반대측에 교묘히 대응해 왔던게 갈등의 시초였다. 사실 제2공항 문제는 주민 간의 갈등이 아닌 국토부와 피해지역 주민과의 갈등이었다. 지난 5년간 반대하는 마을은 반대하느라 피해를 봤고 다른 마을들도 재산권 행사를 못해 피해를 봤다. 그런 갈등이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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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민은 제2공항 반대를 선택했다, 남은 과제와 전망' 긴급좌담회는 지난 19일 제주의소리 긴이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찬반 갈등 경험, 값진 제주발전 원동력

▷김봉현 국장=결국 성산 제2공항의 갈등문제는 해군기지 건설 갈등을 10여년 넘게 겪은 강정에서 얻어야 할 교훈이 많다. 이번 여론조사가 강정과 다른 점이라면 도민의 자기결정권, 혹은 숙의형 공론 과정 측면에서 주는 상징성이 있을 것 같다. 사회 내, 집단 내, 지역 내 갈등은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현상으로 보여진다. 이번 갈등이 오히려 제주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는 없을까.

▷강영진 원장=이번 제2공항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만들어낸 결과는 여러 면에서 굉장히 큰 의미를 갖는다. 제주의 역사를 보면 제주는 탐라국 이래 항상 한반도 육지부의 공격 수탈 침략의 대상이었다. 근대 정권 들어선 이후에도 국책사업을 이유로 특별자치도 등 다양한 정책으로 인해 늘 도민들은 대상화됐고, 그에 대한 피해의식이 쌓여 왔다. 강정 해군기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군기지 문제는 여전히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대한민국 최장기간 갈등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이번 제2공항은 처음으로 도민들이 숙의 과정을 거쳐 의견수렴 과정, 여론조사 과정을 만들어내고 도민들의 다수 의견도 확인했다. 우리 삶의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우리가 결정하고, 고민하고, 염려하고, 싸우고, 토론하고, 찬반의견이 나뉘면서 결국 변화를 만들어내고, 정말 부당한 것은 저지시켰다. 이 같은 도민의 확신은 무형의 자산으로 남아 대단히 큰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 같다.

또 하나를 짚어보면 제2공항 건설에 찬성했던 분들의 희망사항을 충족시켜야 할 것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경제발전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가 대단하다고 보는게 정부의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제2공항 총 사업비가 5조1800억원이었다. 제주도의 1년 예산 5조8000억원이다. 거의 제주의 1년 예산을 도민들이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보통의 사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른 지역은 어떻게든 예산을 따내려고 하는데, 우리는 도민들이 거부한 것이다. 여기서 제주의 진정한 발전 동력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게 제주의 당당한 자기결정권이 만들어 간 자산이라고 본다.

▷김봉현 국장=이번 갈등을 보면 사회집단 내 갈등 현상이 제주만의 특별한 현상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이러한 사회적 갈등이 발전의 원동력이 될만한 사례가 있는지.

▷강영진 원장=갈등은 사회의 보편적인 현상으로, 분명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가장 가까운 예로, 흔히 우리 속담에 진리가 담겨있다고 하지 않나.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이 있다. 비가 오고 갈등을 겪은 후 관계가 더 돈독해지고 단단해진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다. 갈등이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수 있을텐데 그 분들이 서로 미워서 싸운게 아니라 중요하게 여긴 것이 달랐을 뿐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무얼 중요하게 여기는지 드러났고, 기존 개발 발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제주도민만이 아니라 온 국민이 중시하는 제주만의 아름다운 환경, 평화적인 가치, 정부의 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투명성, 정당성, 시민참여, 이런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보여주고 끝내 이뤄낸 것이 제2공항 갈등 과정이었다고 본다. 유사한 예가 2000년대 초 정부에서 국책사업으로 추진했던 부안 방폐장 건설 사업이다.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이 욕을 먹더라도 추진하겠다고 했던 사업인데, 결국 주민들이 거부해서 백지화하고 물러났다. 당시에는 제2의 항쟁, 내란, 민란이란 단어가 나올 정도로 분위기가 굉장히 험악했는데, 제2공항의 경우 5년간 폭력적인 투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은 주목할 지점이다. 앞으로 평화적인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 가치관 변화를 만들어내면서 공동의 선을 이뤄내는 과정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식 실장=갈등이 소모적으로 끝나느냐, 생산적으로 이어지느냐는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2016년 제주미래비전이란게 발표됐다. 저는 당시 서울에 있으면서 서울도민회에서 열린 설명회에 참석했다. 연구원에서 직접 와서 설명을 했는데, 회의하는데 와서 '이렇게 하겠습니다' 하는게 끝이었다. 사실 제주의 미래비전을 세운다고 한다면 '제주가 이렇게 가는게 맞냐' 싸우면서 그 의견이 모아져 도민의 뜻으로 결집돼야 하는 것 아니냐. 연구원들이 앉아서 써내려가는 것이 미래비전이 될 수 없다. 제2공항도 친구들끼리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제주가 이렇게 가는게 맞는지, 이런 대화가 제2공항이라는 매개 속에서 이뤄졌다고 본다.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걸 체계화 시킨,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 여러 사례를 통해 앞으로 도민들이 선택하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연결됐으면 한다.

 '제2공항 반대' 민심과 공항인프라 확충 논의는 별개

▷김봉현 국장=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제2공항 반대'라는 도민의사다. 현 제2공항에 대한 반대 의사이고, 궁극적으로 공항인프라 확충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아니었다. 찬성 의견이 팽팽했던 것은 공항인프라 확충에는 동의하는 도민들이 다수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판단할 수 있다. 향후 공항인프라 확충 논의가 어떻게 진행돼야 할지.

▷강원보 이장=시작은 '공항 인프라 확충 방안을 어떻게 하는게 좋은가'였다. '제2공항을 짓지 말자'는 결론과 '현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하지 말자'는 의견은 다른 얘기다. 제2공항을 짓지 않는 대신 공항 인프라 확충하는 방안으로 가야 한다. 그게 우리가 주장하는 합리적 대안이다. 국토부나 정부에서도 제2공항을 건설하지 않는다고 '제주도에 안줘. 안해' 이럴 것이 아니고, 대안에 맞게끔 투자하고 지원해줘야 한다. 도정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를 내야 한다.

▷박찬식 실장=관광객을 더 늘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재의 낙후된 제주공항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하다. 현 제주공항은 연간 이용객이 200만명인 시절에 만들어진 공항이다. 대표적으로 터미널 문제가 있다. 터미널이 활주로와 너무 가깝다. 공항이 지어질 당시에는 비행기가 몇 대 안다녔으니 상관없는데, 지금은 연간 이용객이 3천만명이 왔다갔다 한다. 그러다보니 중간 계류장이나 비행기가 내려서 왔다갔다하는 유도로나 비행기 세워놓는 주기장 시설 등이 너무 비좁다. 연간 3천망명 이용하는 공항에서 바로 탑승객으로 타고 내리는 곳이 50~60개는 돼야 하는데, 12개밖에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다보니 비행기를 타고 내릴 때 버스 타고 왔다갔다 해야하는 것이고, 지상 혼잡은 더 심해진다. 이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터미널 위치를 옮기고 공간을 여유있게 만들기만 해도 현재 활주로에서도 충분히 200~300만명을 더 여유있게 수용할 수 있다. 국내외 공모를 하면 굉장히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것으로 본다. 

▷강영진 원장=오래전에 이 논의가 시작됐을 때 현 원희룡 도지사가 했던 말을 다시 상기하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정리할 수 잇을 것 같다. 2014년 10월 20일. 정부의 방침이 시작된 제2공항 타당성 검토용역이 발주된 바로 다음날이었고, 제2공항 갈등의 시작점이었다. 그때 원 지사가 담화문 발표한게 있다. 제목이 '제주공항의 미래에 대한 결정은 최종적으로 제주도민에게 달려있다'였다. 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은 도민들이 주장한게 아니라 도지사가 먼저 사안의 중요한 원칙으로 제시했던 것이고, 그 흐름대로 온 것이다. 당시 도지사는 기존공항 확장, 제2공항 신설 등 어느 것이 합리적인지 도민들의 의견을 모아 국토부의 용역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앞으로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은 도민들의 공통적인 의사일 수 있다. 이번 도민의견 수렴 과정에서 많은 토론회가 있었고, 기존공항 확충 가능성에 대한 토론도 그 연장선에 있었다. 그런 수 많은 논의 결과 새로 공항을 지을게 아니라 기존공항 인프라를 확충해 도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게 좋겠다는게 결론이다.

  도민 뜻은 생명평화 존중, 제주다움 정체성 유지

▷김봉현 국장=마지막으로 도민 의사가 확인된 만큼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강영진 원장=저도 고향이 제주지만 대학 이후 서울로 유학가서 지내면서 먼 발치에서 고향의 문제를 바라보고,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응원도 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정말 제주도민들이 진정성있고, 지혜롭고, 생명평화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제2공항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그랬던 것 같다. 앞으로도 마무리가 돼야겠지만 이 문제가 정리된 이후에 제2단계로 넘어갈 때도 도민들이 이번에 보내주신 지혜, 생명평화에 대한 존중, 제주다운 정체성 지켜가면서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박찬식 실장=반대가 많은 것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찬성한 분도 상당히 많았다. 여러가지 생각이 있었을텐데 무엇보다 워낙 경제도 어렵고, 제주시에만 집중된 발전이 균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갈등이 단순히 갈등으로만 끝나지 않고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지, 다양한 가치와 지향과 요구를 수용하면서 제주가 나갈 수 있는 방향을 다함께 고민하고 모아나가는 과정으로 승화되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강원보 이장=제주도의 주인인 제주도민이 난개발 시설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터전에서 미래를 가꾸며 살 수 있는데, 제주는 지금 주인이 바뀌고 있다. 새로운 주인은 투기 자본이다. 투기 자본으로 무장한 그들의 침략을 받고 있다. 도민들이 이번 제주를 지키는 결정을 해주신 것이다. 그 점 도민들께 감사드리고, 도민들과 함께 제주를 지켜나가는 일들을 같이 하고 싶다. / 정리 = 박성우 기자, 대담 워딩 = 박성우·김찬우 기자, 영상 라이브 중계 = 오영훈·김제남PD, 한재근 수습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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