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환 의원 “제주도, 손 놓고 있다…元지사, 대구표 의식 양보하는 것 아니냐” 질타

예고도 없이 찾아온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에 대한 요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도세에 밀려 대구에 뺏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홍명환 의원. ⓒ제주의소리
홍명환 의원.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홍명환 의원(이도2동갑, 더불어민주당)은 2월24일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 소관 2021년도 주요업무 보고에서 감염병전문병원 유치 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2016년 실시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방안 연구개발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를 비롯해 인천, 중앙·중부, 영남, 호남 등 5개(3+2) 권역에 감염병전문병원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2017년 호남, 2020년 중부·영남 등 3개 권역의 의료기관을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차례로 지정했다. 정부는 최근 권역선정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이르면 3월쯤 네번째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지역을 선정할 계획이다.

발표된 용역보고서대로라면 올해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경쟁은 제주와 인천 등 2파전으로 압축돼야 하지만 정부가 설립 후보지역을 더 늘리기로 하면서 유치경쟁에 불이 붙은 상태다.

홍명환 의원은 “제주권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에 문제가 없느냐”고 따져 물었고, 임태봉 제주도 보건복지여성국장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권역별 설립계획에서 지자체 단위로 확장해놔서…(어려움이 있다.)”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남은 곳은 인천과 제주뿐이다. 제주에서 신청 의사를 보이는 병원은 있는 것이냐”고 물었고, 임태봉 국장은 “일단 공공병원 중심으로…”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자 홍 의원은 회의장에 배석한 오경생 제주의료원장에게 직접 “혹시 제주의료원은 신청할 의사가 있느냐”고 질문했고, 오 원장은 “당장 시급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제주도가) 따오기만 하면 유치하고 싶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홍 의원이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질병관리청이 권역 선정을 다시 하려는 것 같다. 용역보고서에 제시된 ‘3+2’ 중 남은 게 인천과 제주인데, 이를 다른 곳으로 틀려는 게 아닌가 한다”고 우려하자, 임 국장은 “저는 확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싶다”며 견해를 달리했다.

이에 홍 의원은 “답변이 애매모호하다”고 지적한 뒤 “인천은 유력하고, 나머지 1곳과 관련해 갑자기 ‘대구 유력설’이 나돌고 있다”며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가 대구표를 의식해 대구에 양보하는 것은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5년 전에 계획된 것으로, 인천과 제주만 남았는데 이게 뒤집힐 상황이 될까봐 우려하는 것”이라며 “원희룡 지사께서 감염병 전문병원과 관련해 말 한마디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제주도가 손 놓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임태봉 국장은 “지사께서도 관련 내용을 잘 알고 있다. 정부에 건의서도 제출하는 등 제주에 설립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감염병전문병원은 독립적인 감염병 병동을 운영하며 환자 치료를 전담하는 의료기관으로, 권역 내 환자 배정과 전원 업무도 맡는다. 병원 1곳당 409억원의 국비를 지원받아 음압격리병동(일반 병상 30개·중환자 병상 6개)과 읍압수술실, 교육훈련센터를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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