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한라체육관에 설치된 초저온 냉동고.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 설치된 초저온 냉동고.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코로나19 백신 보관용 초저온 냉동고가 제주에 설치된 가운데, 고장이나 정전 등 긴급상황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9일 초저온 냉동고 1대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 설치했다. 

75~80도에서 보관해야하는 화이자 백신 보관을 위해 설치된 냉동고는 730ℓ 크기다. 가격은 1500만원 수준이며, 화이자 백신 150개 트레이 보관이 가능하다. 

트레이 1개에 백신 195병을 보관할 수 있고, 백신 1병이 5회 접종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14만6250명분의 접종 분량을 보관할 수 있다. 

제주도는 오는 3월께 초저온 냉동고 1대를 추가 조달해 서귀포시에 설치,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각각 1대의 초저온 냉동고를 구비할 계획이다. 

다만, 양 행정시에 단 1대의 초저온 냉동고만 구비될 경우 고장 등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이 힘들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냉동고가 작동하지 않으면 보관된 백신 모두 백신으로서 기능을 잃기 때문이다. 

1개의 고압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다른 시설과 달리 한라체육관에는 2개의 고압선으로 전력이 공급된다. 정전이 발생하면 다른 고압선에 의해 전력 공급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또 고압선 2개 모두에서 전력이 끊기더라도 설치된 비상 발전기가 가동된다.

제주도는 현재 무정전 전원 장치(UPS)도 구매중이다. UPS를 설치하면 비상발전기마저 가동을 멈춰도 초저온 냉동고에 전력 공급이 가능해진다. 

삼중으로 비상 전력 공급이 가능해 정전으로 인한 초저온 냉동고 작동 중지 우려는 크게 줄지만, 전력과 관계없이 ‘먹통’ 됐을 경우가 문제다. 먹통이 되면 급히 다른 초저온 냉동고로 옮겨 보관해야 하는데, 현재 제주시 1대뿐인 상황에선 다른 대안이 없다. 

오는 3월 서귀포시에 도입되더라도 제주시와 각각 1대뿐이라 긴급상황에 대비하기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초저온 냉동고는 국비를 통해 구비됐다. 내부적으로 냉동고가 먹통이 됐을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에 하나 냉동고가 고장나면 화이자 백신 유통을 위해 초저온 냉동 시설을 갖춘 유통업체에 도움을 구하는 방법도 고려중이다. 또 지방비를 투입해 추가 냉동고 구매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저온 냉동고 고장으로 백신을 잃는 등 도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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