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조천읍에 건설 추진 중인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곶자왈사람들과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25일 공동 성명을 내고 “곶자왈을 파괴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을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50여 곳이 넘는 세계적 희귀종 제주고사리삼 자생지인 사업지는 생태 자연도 1등급인 우수한 곶자왈로 보전돼야 한다. 곶자왈을 파괴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은 반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천읍 선흘리에 추진 중인 제주자연체험파크는 2015년부터 시작된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이 반려되자 사업자 측이 숙박시설을 포함한 가족형 자연테마파크로 변경한 사업이다. 

이들 단체는 “사업계획을 변경해도 곶자왈을 밀어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사업부지는 동백동산을 포함한 선흘곶자왈과 이어진다”며 “사업자가 곶자왈 지역은 전 구간 원형보전녹지로 계획했다고 제시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제주도의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용역 중간보고’에 따르면 사업지구 전 구역은 곶자왈 경계지역에 포함되며, 사업예정지 안 곶자왈 경계는 잘못된 자료를 제시하고 곶자왈 전 구간을 원형보전녹지로 계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중간보고 결과 곶자왈 경계를 반영하면 사업부지는 선흘리와 김녕리 사이 위치한 중심 곶자왈”이라며 “사파리월드에서 자연체험파크로 이름만 바뀐 곶자왈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개발사업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흘곶자왈은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적 희귀종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한다. 사업자가 제출한 평가서에도 사업부지 전역이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거나 서식할 수 있는 생태 환경을 갖춘 자생지 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뿐만 아니라 희귀식물인 금새우난초,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새우난초 등 10여 종이 확인된다. 이 중 백서향과 나도고사리삼은 희귀식물 중 위기종으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른 생태계 2등급 기준 식물상 요소로 평가 시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자는 서식지 원형보전과 이식 관리를 제시했지만, 사업에 따라 침수지형에 영향을 줄 경우 제주고사리삼 서식 환경 변화에 따라 서식지가 사라질 수 있다”면서 “백서향 역시 대체로 물빠짐이 좋은 곶자왈에서 확인된다. 식물을 옮기고 서식지는 파괴돼도 문제 없다는 오류를 더 이상 범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지어 나도고사리삼은 사업 영향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자료가 부실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사업으로 인한 영향예측과 보전계획이 제대로 됐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단체는 “곶자왈 훼손 등 환경 훼손 논란이 큰 사업이기에 환경적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한국정책평가연구원조차 ‘심각한 환경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돼 개발사업의 입지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업부지는 우수한 곶자왈이지만 현행 등급상 대부분 가치가 반영되지 못했다. 제주도에서 GIS 재정비 용역을 추진 중”이라며 “26일 개최되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이 사업은 반드시 반려돼야 한다. 심의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전문] 곶자왈을 파괴하는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은 반려되어야 한다

50곳이 넘는 세계적 희귀종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확인
사업지는 생태자연도 1등급인 우수한 곶자왈로 보전돼야

오는 2월 26일 제주자연체험파크 조성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열린다. 제주자연체험파크는 곶자왈 훼손 논란을 일으키며 2015년부터 시작된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을 숙박시설을 포함한 가족형 자연테마파크로 변경,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계획이 일부 변경됐지만 곶자왈을 밀어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사업부지는 동백동산을 포함한 선흘곶자왈과 이어진 곶자왈이다. 사업자는 “사업지구 내 곶자왈 지역(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용역, 제주특별자치도 중간 결과)은 전 구간 원형보전녹지로 계획하였다”고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2018년 11월 제주도의 ‘곶자왈지대 실태조사 및 보전관리방안 수립용역 중간보고’에 의하면 사업지구의 전 구역이 곶자왈 경계지역 안에 포함되고 있다. 사업예정지 내 곶자왈 경계는 잘못된 자료를 제시하고 있으며, 곶자왈 지역 전 구간을 원형보전녹지로 계획하지 않았다. 중간보고 결과의 곶자왈 경계를 반영하면 사업부지는 선흘리와 김녕리 사이에 위치한 중심부 곶자왈이다. 사업자의 설명대로라면 사업이 어렵다. 사업은 철회돼야 하는 것이다. 사파리월드에서 자연체험파크로 이름만 바뀐, 결국 곶자왈을 파괴하는 또 하나의 개발사업일 뿐이다.

선흘곶자왈은 전 세계적으로 이 지역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세계적 희귀종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한다. 사업자가 제출한 평가서에 의하면 제주고사리삼의 자생지가 사업부지 내에 42개 지역 66지점과 사업부지 가장자리에 11개 지역 28개 지점에서 확인되고 있다. 제주고사리삼의 자생지가 53곳에서 90개가 넘는 지점이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사업지구 내 제주고사리삼 잠재지역으로 63곳이 확인되고 있다. 사업부지 전역이 제주고사리삼이 서식하고 있거나 서식할 수 있는 생태적 환경을 갖춘, 제주고사리삼 자생지임이 드러났다.

뿐만 아니다. ‘수목원·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희귀식물인 금새우난초, 백서향, 나도고사리삼, 새우난초, 백량금 등 10여 종도 확인되고 있다. 이 중 백서향과 나도고사리삼은 희귀식물 중 위기종으로 ‘제주도 보전지역 관리에 관한 조례’에 따른 생태계 2등급 기준 식물상 요소로 평가시 고려돼야 할 종이다. 평가서에 의하면 백서향은 사업부지 전역에 걸친 230개 지점에서 2000개체 이상이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부지는 생태적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하지만 사업자는 제주고사리삼 서식지는 원형보전하고 백서향과 나도고사리삼은 공사시행 전 전문가의 자문을 받고 이식해 관리하겠다는 보전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제주고사리삼이 주로 서식하는 환경은 침수지형(건습지)이다. 최근 제주도의 습지 환경이 많이 사라지고 있으며, 습지였다가 수량이 줄어 습지로서의 기능이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 본 사업으로 인해 침수지형에 영향을 미쳐 제주고사리삼 서식 환경의 변화 및 서식지가 사라질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백서향 역시 자생지가 보전되지 못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백서향은 물빠짐이 좋은 반음지 환경에 주로 서식한다. 물빠짐이 좋은 투수성 구조의 곶자왈이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에 대체로 곶자왈에서 확인된다. 이식은 서식지의 환경적 가치를 무시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식물종은 가치를 높이 평가해 옮기고, 서식지는 파괴돼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오류를 더 이상 범하지 말아야 한다. 심지어 나도고사리삼은 사업부지 내 서식현황 및 사업으로 인한 영향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자료가 부실하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 사업으로 인한 영향예측과 이에 대한 보전계획이 제대로 돼 있는지 검토돼야 할 것이다.

2020년 1월 환경부는 사업부지의 생태자연도를 대부분 1등급 권역으로 상향해 고시했다. 생태자연도는 자연환경보전법(제 34조)에 근거하여 만든 지도로 토지이용 및 개발계획의 수립이나 시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부장관이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1등급 권역은 멸종위기야생동물의 주된 서식지·도래지 및 주요 생태축,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보전가치가 큰 생물자원이 분포하는 등 보전이 필요한 지역이다. 환경부에서도 사업부지의 생태적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사업자는 고시일 이전에 제출된 환경영향평가서등(준비서 포함)은 종전의 고시에 따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곶자왈 훼손 등 환경훼손 논란이 큰 사업이기에 더욱더 환경적 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본 사업에 대해 한국정책평가연구원에서 조차 “환경영향평가 초안의 개발규모(991,072㎡)를 금회 774,480㎡으로 크게 축소하였으나, 여전히 다수의 법정보호종 서식지와 자연습지를 포함하여 곶자왈 및 주변지역의 대규모 훼손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개발을 계획하고 있어, 동백동산 습지보호지역과 선흘곶자왈 지역의 지하수 함양 및 자연습지의 지속가능한 보전과 멸종위기종 서식지 및 곶자왈의 온전한 보전에 있어 심각한 환경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회 개발사업의 입지 타당성을 재검토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업부지는 제주고사리삼, 백서향 등 생태계 1, 2등급 기준 요소가 전역에 골고루 분포해 있는 생태적으로 우수한 곶자왈이다. 하지만 현행 등급상 사업부지의 대부분이 4-2등급으로 생태적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상태다. 현재 제주도에서 GIS재정비를 위한 용역이 추진 중에 있다. 곶자왈 경계설정 및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용역도 올해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부지에 대한 용역 결과 도출 전이며 절차는 중단돼야 한다. 26일 개최되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에서 이 사업은 반드시 반려돼야 한다.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바란다.

2021년 2월 25일

(사)곶자왈사람들 / (사)제주참여환경연대 / 제주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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