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7개 준공영제 운송업체 모두 80~90점대 높은 점수 획득

제주도 관광불편민원접수에 접수된 버스 관련 다양한 민원들.
제주도 관광불편민원접수에 접수된 버스 관련 다양한 민원들.

올해 처음으로 공개된 제주 버스 준공영제 서비스 점수 등이 논란이다.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보다 평가 점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도는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과 ‘제주특별자치도 버스 준공영제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내 7개 준공영제 버스 운송사업자에 대한 점수를 최근 공개했다. 

제주도로부터 용역을 받은 한국산업정책연구원은 경영 부문 30%, 서비스 부문 70%로 책정한 뒤 가·감점을 적용해 지난해 제주 버스 준공영제에 대해 평가했다. 

평가 결과 제주여객이 91.3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그 뒤로 ▲극동여객 91.24점 ▲삼화여객 89.95점 ▲금남여객 89.54점 ▲동진여객 87.98점 ▲삼영교통 87.27점 ▲동서교통 84.57점 등으로 7개 회사 모두 80~90점대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17년 제주도 버스 준공영제 시행 이후 운송사업자에 대한 점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는 2018년부터 시행됐으나 점수는 비공개돼 왔다. 제주도의회 등에서 평가 점수를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지난해 12월23일 제390회 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버스준공영제 조례’ 일부개정안이 가결돼 공포됐다. 

이에 따라 각 운송사업자의 종합점수와 등수는 공개됐으나, 각 항목별 세부 점수는 비공개로 처리됐다. ‘대중교통 이용촉진법’에 따라 세부점수는 공개하지 않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도내 버스 준공영제 운송업체는 총 7곳으로, 733대의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수송 분담률은 14.7%로 저조하다. 승용차(54.4%)의 1/3도 안되며, 도보·자전거·기타(24.1%)보다도 낮다. 지난해 7개 준공영제 운송업체에 지원된 예산만 1002억원(복권기금 250억원 포함)에 달한다. 

이번 평가 점수에 대해 도민 사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중교통 이용객들이 체감하는 서비스 질에 비해 점수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제주도 신문고 ‘관광불편민원접수’뿐만 아니라 제주·서귀포시의 신문고 등에서 제주 버스와 관련돼 접수되는 민원도 많다.  

지난해 제주시 인터넷신문고와 시장에게 바란다 등 온라인 민원창구로 접수된 민원 1285건 중 21.6%에 달하는 277건이 교통과 관련된 민원인데, 교통 관련 민원의 대부분은 대중교통(버스)와 관련된 민원이다.  

민원도 버스 운전자의 난폭운전을 비롯해 출·도착 시간 미준수, 무정차, 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지침 위반 등 종류도 다양하다.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는 A씨(60)는 “매일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서 버스를 타지만, 버스 시간이 맞은 적은 거의 없다. 또 급발진, 급정거, 운전 중 통화 등 모습을 거의 매일 본다. 제주 버스 체계의 점수는 70점도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버스 이용해 출퇴근하는 B씨는 “경영 등 점수는 모르겠으나, 서비스 점수는 높게 주고 싶지 않다. 친절한 운전자도 있지만, 불친절한 운전자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출발하는 운전자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도의회에서 조례 개정이 논의될 때도 다양한 얘기가 나왔지만, 종합점수와 순위 정도만 공개키로 했다.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지자체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가는 입찰 방식으로 용역을 맡겨 진행한다. 평가는 용역 업체가 맡아 진행했고, 우리(제주도)는 결과만 받았을 뿐”이라며 “대중교통과 관련된 불편 해소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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