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58) spring 봄

spring [spriŋ] n. 봄(春) 
‘봄’을 튼내며 
(‘봄’을 떠올리며)

Spring! spring은 맥락(context)에 따라 여러 가지(various) 뜻(meaning)으로 쓰인다. ‘bloom in (the) spring’에서는 ‘봄(春)’이란 뜻으로, ‘in the spring of life’에서는 ‘성장기(成長期)’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리고 ‘the spring of Western civilization’에서는 ‘기원(起源)’이란 뜻으로, ‘mineral springs’에서는 ‘샘(泉)’이란 뜻으로 쓰이며, ‘no spring left in this rubber band’에서는 ‘탄력(彈力)’이란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 spring이 어떤 뜻으로 쓰이든 일관되는(consistent) 의미는 ‘튀어 오름(=leap)’이다. 그러한 어원적(etymological) 의미에 근거하여 ‘봄’, ‘샘’, ‘근원/발생’, ‘용수철’ 등과 같은 뜻으로 분화(分化)되어 쓰이는 것이다.

아파트 사이 사이 / 빈 틈으로 / 꽃샘 분다
아파트 속마다 / 사람 몸속에 / 꽃눈 튼다
갇힌 삶에도 / 봄 오는 것은 / 빈 틈 때문
사람은 틈 / 새 일은 늘 / 틈에서 벌어진다

- 김지하의 ‘틈’ -

ⓒ제주의소리
봄은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의 계절이고, 열림의 계절이다. 봄은 봄이 왔다고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 그런 봄을 닮아서, 기지개를 켜는 봄이지만 호들갑을 떨지 않는 봄이었으면 좋겠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봄은 환기(換氣: ventilation)의 계절이다. 봄이 되면 겨우내 닫아 놓았던 문(door)을 열어야 한다. 문을 열면 신선한 공기(fresh air)와 더불어 잡다한(miscellaneous) 먼지(dust)도 들어오지만 그래도 열어야만 한다, 여는 김에 마음의 문도 열어야 한다. 그 문을 열면 듣고 싶은 말(what I want to hear)과 더불어 듣고 싶지 않은 말도 듣게 되지만 그래도 열어야만 한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이, 상처와 고통을 겪지 않으면서 성장(growth)하는 사람도 없지 않은가. 겨울이 오면 문을 닫듯이, 봄이 왔으니 문을 여는 것이다. 자연(自然)스럽게. 기왕 문을 연다면 활짝(wide) 열었으면 좋겠다.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서 못 일어날 것 같다가도 잠시 쉬고 나서 다시 움직이면 새 힘을 얻는 것처럼 겨울 뒤에 오는 봄은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의 계절이다. ‘잠에서 깨어나세요’ ‘일어나 움직이세요’라고 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소녀처럼 살짝 다가와서 겨울잠속에 안주하려는 나를 흔들어댄다.

- 이해인의 「꽃삽」 중에서 -   

봄은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의 계절(season)이고, 열림(opening)의 계절이다. 아마도 새로운 문을 열기 위해 깨어나고 일어나 움직이는 것이리라. 드디어 지난 2월말부터 코로나 접종(vaccination)이 시작되었다. 어떤 접종에든 어느 정도의 부작용(side effects)은 따르게 마련이니, 이제 그만 그에 대한 논쟁(debate)은 접고 국민 모두를 위해 국민 모두가 함께 접종에 임하여 하루빨리 집단면역(herd immunity)을 형성해야 할 것이다. 또 올봄엔 코로나 팬데믹(pandemic)의 와중에서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by-election)가 있다. 불미스러운 성추행(sex harassment) 사건으로 인해 치루는 선거이니만큼 여야(ruling-opposition parties)가 사생결단(life-and-death struggle)을 거는 선거가 아니라, 부끄러움(shame)을 알고 국민에게 자숙(self-reflection)하는 선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봄은 봄이 왔다고 소란(disturbance)을 피우지 않는다. 그런 봄을 닮아서, 기지개(stretch)를 켜는 봄이지만 호들갑(great fuss)을 떨지 않는 봄이었으면 좋겠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김재원 교수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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