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7주년 기획-스마트시티 챌린지 in 제주] (上) 저탄소, 분산, 공유의 새로운 ‘삼다’

제주가 스마트시티를 향한 항해를 본격화한다. 제주는 지난 해 국토교통부 2020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에 선정돼 이번 달 본사업 선정을 위한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 허브와 에너지 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제주형 미래생활도시를 현실로 만든다는 게 핵심이다.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4차 산업혁명 국면에서 제주에 새로운 가능성을 던져주고 있다. 창간 17주년을 맞은 [제주의소리]가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의 핵심과 전망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주] 

저탄소(De-Carbon), 분산(De-Centralization), 공유(De-Struction)가 제주의 새로운 ‘삼다(3DA)’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작년 5월 국토교통부 주관 2020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 사업대상지 중 한 곳으로 선정된 제주가 내세운 핵심가치다. 

시티랩스, GS칼텍스, KT, 진우소프트웨어이노베이션, 메티스정보, 레플러스, KST모빌리티, 그린카, KAIST, 제주대학교, JDC 등 다양한 주체 12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자체와 민간기업, 관련기관, 대학 등이 협업한 것이다.

당시 18개 지자체가 참여한 공모에서 제주는 4개 지자체 안에 선정됐다. 국비 14억 5000만원을 지원받아 이 솔루션의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예비사업을 진행해왔다.

이들은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이동수단과 이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거점인 ‘스마트허브’ , 신재생에너지를 이 거점 연결하고 저장할 ‘에너지 거래 플랫폼’이라는 구상을 내놓았다. 

핵심 중 하나는 스마트 허브다. 현재 이마트 서귀포점과 서귀포시지역 편의점 3곳에는 스마트허브가 마련돼 있다. 이 곳에는 모빌리티 운영 어플인 ‘그리고(Greego)’를 통해 클릭 몇 번으로 간단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스쿠터, 미니전기차인 트위지 대여가 가능하다.

이마트 서귀포점과 버스정류장 사이에 조성된 스마트 허브. '그리고' 앱을 통해 스쿠터, 전동킥보드, 트위지 등을 대여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이마트 서귀포점과 버스정류장 사이에 조성된 스마트 허브. '그리고' 앱을 통해 스쿠터, 전동킥보드, 트위지 등을 대여할 수 있다. ⓒ제주의소리

11월 중순부터 2월말까지 시범운영 기간 동안 1292명이 어플에 가입했고, 총 6045회의 총 이용횟수를 기록했다.

중문관광단지의 한 편의점 주차장에는 관광융합형 허브가 조성돼 있다. 관광단지 밀접한 여러 관광지를 렌터카를 타고 돌아다니는 대신 이 곳에 차를 세운 뒤, 자전거나 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해 이동할 수 있다. 구좌읍 월정리와 인접한 행원리 신재생에너지홍보관에 위치한 스마트허브도 같은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사업이 선정돼 허브가 더 확산되면 도심 내 모빌리티의 이용이 보편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단거리 이동, 주요 대중교통 거점과 관광지 간 연결 수단으로의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앱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실시간 버스 위치 정보도 표시된다. 현재 이마트 서귀포점에 설치된 허브는 버스 정류장 앞에 위치해 있다. 원하는 시간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버스에 내린 뒤 목적지까지는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일이 가능해진 것이다. 자연스레 버스정류장은 모빌리티 환승센터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서귀포시 혁신도시 주유소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허브도 구현됐다. 주유소에 e-모빌리티의 주차, 충전, 대여, 환승이 가능한 거점을 조성한 것이다.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고 각종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대여할 수 있다. 전기차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주유소라는 기존 산업시설을 전환해 신수익 모델을 제시하려 한 시도다.

특히 이 곳에 공급되는 전기는 신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저장한 뒤 연결하는 ESS(Energy Storage System)를 통해 구현된다. 

서귀포시 혁신도시 주유소에 구현된 주유소 전환형 허브. 전기차 확대에 따른 주유소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했다. ⓒ제주의소리
서귀포시 혁신도시 주유소에 구현된 주유소 전환형 허브. 전기차 확대에 따른 주유소의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했다. ⓒ제주의소리

ESS는 전력을 에너지로 바꾸어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한 에너지 저장시스템이다. 잉여전력이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 거래 가능성을 검증한 것이다. 

규제 샌드박스 등을 통해 이 에너지 거래가 가능해지면 편의점, 버스정류소, 주유소가 편리한 이동을 위한 연결고리가 되고 새로운 산업 모델의 거점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작년 12월 23일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예비사업 실증 런칭 이벤트에서 “스마트시티로 가는 디지털 혁신과 탄소중립을 향한 녹색전환은 시대적 과제이자 제주의 숙명”이라며 “청년은 일자리를 찾고 도민은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재생에너지 잉여전력 활용, 이동수단의 소유 개념에서 공유 개념으로 전환, 멀티모델 개념의 그린 모빌리티를 통한 편의성 제공. 이 3개의 카테고리를 토대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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