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원장 친손녀-외손녀도 학대...10여명 피해아동 대부분 말 못하는 유아들

제주도내 한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아동학대가 이뤄져 경찰이 교사 2명을 입건한 가운데, 해당 어린이집의 원장의 친손녀·외손녀도 피해 아동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외손녀의 엄마이자 원장의 딸도 해당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중이었지만 자신의 딸이 동료 교사로부터 학대를 받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5일 어린이집 원아 10여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교사 2명을 입건했다. 

[제주의소리]가 6일 다양한 경로로 취재한 결과 10여명의 피해 아동 중에는 어린이집 원장 A씨의 친손녀·외손녀도 포함됐다. 

1991년 설립된 해당 어린이집은 제주에서 규모가 큰 어린이집에 속한다. 원장 A씨의 경우 보건복지부의 아동 학대 예방 매뉴얼 제작 과정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딸 B씨도 해당 어린이집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으며, B씨의 딸(외손녀)도 아동학대 피해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A씨 아들의 딸(친손녀)도 아동학대 피해를 당했다.

입건된 교사들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2~3세반을 맡고 있다. 2~3세반 전담 교사는 총 4명이며, 보조교사도 2명이 있어 최대 6명이 2~3세반을 돌봤다. 

학대 의심 정황 대부분은 2~3세반에서 이뤄졌으며, 바닥에 있는 아이의 한쪽 손을 질질 끌거나 손으로 머리를 때리는 등 행위가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학대로 의심되는 행위는 원아들이 하원이 이뤄지는 오후 시간대 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학대 피해 아동의 엄마이자 원장 A씨의 며느리인 C씨는 이날 [제주의소리]와 전화에서 “CCTV에 학대를 당한 아이가 뒤돌아서 혼자 울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고 말한 뒤 복받친듯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2~3세반에서 주로 학대가 이뤄졌다. 학부모와 다른 교사 등 사람들의 눈을 피해 계속 학대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소름 끼친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장 A씨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한다. 관리자로서 역할을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과 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A원장은 “매달 소속 교사들을 상대로 아동학대 예방 교육을 진행했고, 관련 체크리스트도 진행해 왔다. 심리치료 등을 통해 교사들의 보육 의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이런 상황이 발생돼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당초 A원장은 사과문에서 자신의 손주들도 아동학대 피해를 당했다고 밝혀 손자ㆍ손녀가 해당 어린이집 원생으로 알려졌으나, 피해아동은 원장의 친손녀ㆍ외손녀인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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