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긴급성명 “압도적 다수 도민 뜻 깔아뭉개는 도지사 필요 없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0일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제2공항 강행 의지를 천명한 것과 관련해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긴급 성명을 통해 “공식 도민 의견을 거역한 원희룡 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도민회의는 “기어코 원 지사가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넜다. 민의를 배반하고 비열하고 비굴하게 토건 투기세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반 도민적 행태를 저질렀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이어 “이번 도민여론조사를 진행하며 도와 도의회는 제2공항 관련 도민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그에 따라 갈등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다”며 “여론조사 이후 갈등을 유발하는 일체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대로 결론지어진 여론조사 결과를 국토부에 전달하는 것으로 원 지사의 역할을 끝났다”라며 “당정협의에 따른 공정한 여론조사를 통해 수렴된 도민 제2공항 반대 의견을 국토부가 받아들여 사업을 백지화 하면 되는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도민회의는 “9일 국토부 항공실장이 도 행정부지사를 면담하더니 결국 오늘 제주도가 제2공항 강행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한 것”이라며 “민의를 받아들여야 할 도백이 국토부와 짬짜미를 통해 사업 강행을 모의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당정협의도, 제주도의회와의 합의도 다 박살내며 모든 것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이는 도민사회를 무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라면서 “도지사의 자질은 물론 자격조차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한 꼴”이라고 직격했다. 

또 “도민 민의를 거스르며 제2공항을 강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제2공항 부지에 투기라도 했거나 투기세력과 불로소득을 나눠 먹기로 약속한 것인가”라고 되물으며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무리하게 사업을 강행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항공시장이 쪼그라들었고, 현 공항을 활용하면 미래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있다는 근거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강행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제주에 유치하겠다면서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공항을 짓겠다고 하면 국민과 전 세계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KBS제주방송총국이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 이틀간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사진=KBS제주방송총국 화면 갈무리. 제공=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KBS제주방송총국이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 이틀간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사진=KBS제주방송총국 화면 갈무리. 제공=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

이어 KBS제주방송총국이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7일 이틀간 제주지역 만 18세 이상 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제2공항 건설 관련 국토부와 제주도의 사업추진 방향’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비판을 이었다. 

여론조사 결과 국토부의 제2공항 사업추진 방향을 묻는 질문에는 ‘전체 도민 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가 64.5%, ‘성산 주민 조사 결과에 따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가 28.2%로 조사됐다. 

또 ‘제주도의 제2공항 사업추진 방향에 대한 답변으로는 ’전체 도민 뜻에 따라 반대 의견을 내야 한다‘가 51.1%, ’의견을 내지 말고 정부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가 28.2%, ’성산 주민 뜻에 따라 찬성 의견을 내야 한다‘가 14.5%로 나타났다. 

도민회의는 “원 지사는 80% 도민 뜻을 거슬러 추진 의견을 냈다. 도민을 대표해야 할 지사가 도민 뜻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묵과할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며 “도민 뜻을 대변하지 않는 도지사는 제주도에 필요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정치적 생명을 건 도발을 도민사회에 감행한 만큼 정치적 책임을 지고 지사직에서 물러나라”며 “만약 지사직을 유지하며 도민사회 명예와 존엄을 먹칠한다면 원희룡 씨의 정치 인생 마지막은 도민의 강력한 저항에 따른 비참한 말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국토부도 밝혔듯 도지사 의견이 법적 구속력이 없는 만큼 당정협의와 도민여론조사 합의 정신에 입각해 정부 부처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제2공항 백지화를 선언하라”며 도민 다수가 제2공항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는 만큼 도민 뜻을 헤아려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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