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혐의 가해 교사들 '무릎 사죄'...대부분 2~3세반, 1명은 7세반 교사

 

제주 모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5명은 2~3세반 교사들로 알려졌으나 이들 중 1명은 7세 반 교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의소리] 취재 결과 지난 10일 오후 아동학대 논란이 제기된 도내 모 어린이집은 피해 아동 부모들에게 원장과 문제의 교사들이 직접 사과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만남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이뤄졌다. 

당초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가해 교사들은 채용된 지 1년 안팎으로 2~3세 반을 담당하는 교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이날 피해 아동 부모들에 사과하는 자리에 나온 5명의 교사들 중에는 7세반 담당 교사도 나와 부모들에게 사죄했다. 

ⓒ제주의소리
아동학대 수사가 진행 중인 제주 모 어린이집에서 10일 오후 늦게 피해아동 부모들과 가해 교사 5명의 만남이 이뤄져 아동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들이 부모들에게 무릎 꿇고 사죄했다.  / 이미지=최윤정 기자 ⓒ제주의소리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교사 5명은 이날 피해아동 부모들과의 만남에서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채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되뇌었다. 격앙된 부모들이 잇달아 항의하고 학대 경위를 묻는 질문에도 역시 "죄송하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아동 부모 중 7세반 교사를 알아본 한 엄마가 “저 선생님은 영아 담당이 아니라 7세 반 선생님 아니냐. 7세 반 아동들도 가해가 이뤄진 것이냐”라고 되물었고, 어린이집 측은 “1~3세 통합 시간에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아동 부모들에 따르면 “어떤 시간에 학대한 것이냐” “어떻게 말도 못 하는 아이만 골라서 통합 시간에 애기들만 때린 거냐” “다 영아반 교사라면서 7세 반 교사도 있고,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했길래 죄 없는 애들에게 그럴 수 있냐” “선생님을 믿고 따랐는데 배신당했다” “무릎 꿇고 고개 숙인 모습보려고 온 것 아니다. 대책을 마련하라”고 따지면서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일부 부모는 경찰서에서 본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는 학대 교사와 함께 주변에 5~6명의 교사가 더 있었던 것 봤다면서 “(아동학대를) 방임한 교사들에게도 엄벌을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A원장은 피해아동 부모들에게 “빠른 시일 내에 CCTV도 다 확인하겠다. 부모님들 아픈 마음을 어떻게 헤아리겠나. 사죄드리고 성심성의껏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교사 5명은 고개를 숙인 채 죄송하다는 답만 되풀이하고 구체적 해명이나 아동학대 경위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이번 학대 의혹은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아이의 귀가 빨갛게 부어오른 모습을 확인한 부모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학대 혐의 교사 2명이 입건 됐으며, CCTV 분석 도중 3명의 교사가 추가로 입건됐다. 현재까지 밝혀진 피해 아동만 13명에 이르며, 입건된 교사는 총 5명이다. 학대 피해 아동 중에는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동도 포함됐다.

CCTV에는 교사들이 아동의 배와 머리를 주먹으로 때리거나 몸통을 발로 걷어차는 모습, 앉아있는 아이의 팔을 잡아당겨 다른 곳에 내팽개치는 등의 여러 장면이 포착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