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지역정가 강도 높은 비판 '제주지사 사퇴론'까지 확산

지난달 19일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지난달 19일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 ⓒ제주의소리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제2공항 강행 의지를 천명한 것에 대해 지역 정가와 시민사회 진영의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상 민의를 전면으로 거스른 결정일뿐 아니라 도민사회 지역감정과 갈등까지 조장한 행태에 대해 '사퇴론'까지 제기되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제주지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돼 제2공항 반대 운동을 주도해 온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 원 지사의 '제2공항 강행' 기자회견에 대해 "민의를 배반하고 비열하고 비굴하게 토건 투기세력에 머리를 조아리는 반 도민적 행태를 저질렀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민의 배반한 반 도민적 행태

도민회의는 "이번 도민여론조사를 진행하며 제주도와 도의회는 제2공항 관련 도민 의견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그에 따라 갈등을 종식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여론조사 이후 갈등을 유발하는 일체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도 했다"며 "민의를 받아들여야 할 도백이 국토부와 짬짜미를 통해 사업 강행을 모의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규탄했다.

도민회의는 "당정협의도, 제주도의회와의 합의도 다 박살내며 모든 것을 휴지조각으로 만들었다. 이는 도민사회를 무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안중에도 없다는 것"이라며 "공식 도민 의견을 거역한 원희룡 지사는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전국 300여개 시민사회단체·정당 등으로 구성된 제주 제2공항 백지화 전국행동도 11일 논평을 통해 "사회적 합의 무시한 원 지사는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몰아세웠다.

전국행동은 "5년 넘게 지속되며 극에 달했던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된 도민여론수렴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제2공항 강행 의지를 밝힌 제주도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주도정이 제2공항으로 촉발된 제주도의 환경수용성 문제와 도민사회의 갈등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청 앞 도로에서 제2공항 건설 반대 운동을 벌였던 도청앞 천막촌사람들은 "도민 결정을 무시하는 원희룡 지사는 퇴진하라"고 촉구했고, 시민정치연대 제주가치도 "제주도민의 합의된 의견을 무시한 원희룡 지사는 사퇴해야 한다"며 사퇴론에 불을 지폈다.

 후안무치 원지사 사퇴 촉구 

각 정당도 제주도정의 결정에 강한 어조의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원 지사의 일방적인 행태는 도민의 대의기관인 제주도의회와의 약속을 저버린 후안무치한 행태이며 여론조사를 무용지물로 만든 '답정너'식 행태"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도당은 "제2공항은 제주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도민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야함은 물론 철저하게 도민의 입장에서 풀어가야 할 숙제"라며 "이러한 중차대한 사안을 최소한의 협의과정을 생략한 채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원 지사의 모습에 정치적 의도가 숨겨진 것은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몇 달간의 협상 끝에 도민화합과 갈등을 종식시키시 위해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제2공항 건설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고, 원 지사는 '여론조사 결과를 가감 없이 국토부에 전달하겠다'고 수 차례 밝혀왔다"며 "며 "민의보다 소신이 중요하다는 원희룡지사는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제주녹색당, 진보당 제주도당 등도 궤를 같이하며 강도 높은 사퇴 요구 행렬에 동참했다.

 경제계 "일자리 창출, 제주 미래 가치" 

반면 제주지역 경제계를 비롯한 제2공항 찬성 단체들은 원 지사의 결정에 적극 환영의 뜻을 표했다. 제주제2공항 건설촉구 범도민연대와 성산읍 청년 희망포럼은 "원희룡 지사의 제2공항 찬성 의견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국토부는 제주도정과 도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을 받아들여 즉시 제2공항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제2공항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주도가 국토부에 요청해 온 숙원사업이었고 원 도지사도 제2공항 추진을 공약으로 도지사에 두 번이나 당선됐으며, 그간 지속적으로 제2공항의 변함없는 추진을 대내외적으로 천명해 왔다"며 "제주도지사의 제2공항 필요성에 대한 입장 발표는 도민과의 약속을 지킨 당연한 결과"라고 평했다.

도내 경제단체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제주지역경제단체협의회와 제주권 공항 인프라확충 범도민 추진협의회’ 등도 "제주의 경제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 제주의 미래 가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제2공항 사업 추진 의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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