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피해 부모 5명 12일 경찰서 피해 진술...원장 A씨도 주의감독 소홀로 경찰 입건

제주 모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진 아동학대 피해 학부모들이 12일 경찰에서 피해 진술했다.
제주 모 어린이집에서 상습적으로 이뤄진 아동학대 피해 부모들이 12일 경찰에서 피해 진술했다.

아동 13명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제주 모 어린이집 교사 5명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피해 아동 부모들이 가해 교사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제주경찰청은 12일 오후 2시쯤 어린이집 학대 피해 아동 부모 5명을 대상으로 피해 진술을 진행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피해 진술에서 부모들은 학대 이전과 달라진 자녀의 행동 등에 대해 진술했다. 

부모들은 피해 진술과 함께 가해 교사에 대한 엄벌을 경찰에 요구했다. 피해 진술은 당초 예정한 시간보다 길어져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날 피해진술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한 부모는 “가해 교사에 대한 엄벌을 요구한다. 학대 피해 학부모끼리 함께 변호사를 선임해 공동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모는 "아이가 밤마다 잠에서 깨어나 울어 성장통을 겪는 줄 알았다. 공격성도 띄고 '따, '따' 하면서 다른 사람을 때리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됐다"며 학대 피해 이후 자녀의 공격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모는 "아이가 바닥이나 벽을 머리로 박는 등 안하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유를 잘 몰랐는데, 오랜 기간 학대를 당한 사실을 알게됐다. 나이가 어려 심리치료도 힘들다고 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피해 아동 나이가 만 3세 이하라서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기 힘들어 부모를 상대로 피해 진술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도내 모 어린이집 교사 5명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중이다. 

교사 5명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3세 이하 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이제 겨우 아장아장 걷기 시작한, 이제 막 돌 지난 2세 전후의 아이들의 머리와 배를 때리고 간식을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앉아있는 아이의 한쪽 팔을 강제로 잡아 끌어 내팽겨치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주경찰청은 어린이집 원장 A씨에 대해서도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12일 입건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동복지법 제74조(양벌규정)에 따르면 어린이집 법인 또는 개인은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업무에 관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경찰은 수개월간 아동학대가 수십차례 이상 이뤄져 원장 A씨가 주의와 감독에 소홀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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