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지사,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제주 방문 소식에 공개토론 제안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와에게 제2공항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한 가운데, 정의당 제주도당이 “원희룡 제주지사는 중앙정치에 기웃거리지 말고, 제주도민과 먼저 소통하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심 전 대표는 오는 15일 제주에 입도해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 반대 의견을 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인 심 전 대표는 원 지사와의 개인적인 만남 없이 제2공항 관련 단체와 만난 뒤 제주를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와의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원 지사는 “심 전 대표가 제2공항 반대를 위해 제주에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주 방문은 언제나 환영하지만, 일분의 얘기만으로 도민을 선동하질 않길 바란다”며 “제2공항은 제주의 30년 숙원사업이며,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할 국책 과제”라고 제2공항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공항 예정지의 일방적 입장만 듣고 가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공개적인 1대1 토론을 하자. 편을 갈라 국민을 선동하는 악습을 극복해야 한다. 심 전 대표의 토론 수용을 기대한다”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원 지사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은 의견을 올리자 정의당 제주도당은 “도민과 먼저 소통하라”고 비판했다. 

도당은 “원 지사의 몰상식과 무례함에 경악한다. 제2공항 백지화를 요구하기 위해 제주를 찾는 심 전 대표에게 공개 토론회를 제한하면서 ‘일부의 얘기만으로 도민을 선동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무수한 토론을 거쳐 도민이 최종적으로 결정한 ‘반대’ 의견을 일부 얘기로 치부하는 것에 대해 아연실색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당은 “도민 의견 수렴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찬성단체 대표만 만나고, 반대대책위 면담을 거부한 도지사가 진정 제주도지사인지, 제2공항 찬성단체 대표인지 도민들은 의아스럽다”며 “공당의 의원이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이 도민 의견을 듣는 것은 고유한 의정 활동”이라고 반박했다. 

도당은 “‘편 가르기’, ‘선동’, ‘악습’이라는 표현까지 쓰면서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도민 소통을 중요시 한다면 도민의 반대 의견을 묵살해 ‘제2공항은 국책사업이라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토부와 원 지사가 도민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도민의 뜻을 듣기 위해 제주를 방문하는 심 전 대표를 폄훼하는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며 “원 지사는 대권에 눈이 멀어 틈만 나면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며, 반짝 이벤트에 고심하지 말고, 도민과 먼저 소통하라. 아직 늦지 않았다. 도민에게 사과한 뒤 제2공항 반대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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