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제주도민 반대 뜻 존중...국토부는 사업 백지화해야”

 

정의당 당대표를 역임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상정 의원이 제주도민의 제2공항 사업 ‘반대’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향해 “도지사가 도민의 의사를 실현하려 한다면 토론회에 응하겠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심 전 대표는 15일 오후 1시부터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의 제2공항 ‘반대’ 의견은 무분별한 개발과 쓰레기만 가득 찬 지난 20여년간의 토건 위주의 제주도정에 대한 냉엄한 심판”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15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의 제주 제2공항 반대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국토부에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가 15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의 제주 제2공항 반대 의견을 존중한다면서 국토부에 사업 백지화를 촉구했다.

심 전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자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가졌던 제2공한 찬성 단체를 중심으로 제주도의회 앞에서 맞불 집회가 진행됐다. 또 몇몇은 심 의원 기자회견장 주변에서 “제주에서 떠나라”를 시작으로 “꺼져라” “XX년” 등의 욕설까지 내뱉기도 했다. 

심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강원보 제2공항반대성산읍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처럼 제2공항 관련 땅 투기 문제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식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도민회의) 상황실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꾸 생각난다.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에게 불리한 얘기를 다 가짜뉴스라고 한다. 누가 가짜뉴스를 만들고 있는가”라며 원 지사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유했다. 

심상정 의원이 기자회견이 진행되자 제주도의회 앞에서 제2공항 찬성 단체의 맞불 집회가 이뤄지고 있다. 

심 전 대표는 “제주에 올 때마다 면목이 없었는데, 제주4.3특별법이 전면 개정돼 조금이나마 면목이 선다. 늦은 특별법 통과이니만큼 배·보상과 명예회복 등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제가 제주에 온 것은 제2공항 건설 찬·반 토론을 위한 것이 아니다. ‘토론의 시간’은 끝났다. 이미 도민의 최종 의사가 확인된 만큼 그 뜻을 받드는 것이 저와 정의당의 책임”이라며 자신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 원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심 전 대표는 “도민의 민의를 존중하고 실현에 앞장서야할 원 지사가 민의를 거스르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도 자신의 책임을 요리조리 회피하고 있다. 제2공항을 둘러싼 논의는 10여년간 계속됐고, 갈등은 증폭됐다. 갈등의 해법으로 도민의 뜻을 물어 최종 결정하기로 한 것은 특별자치도다운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심 전 대표는 “도지사, 국토부, 정치권도 결정에 동의해 도민의 뜻을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도민의 민의가 최종 확인된 것”이라며 “그럼에도 중앙정부와 제주도, 도의회가 합의하고 도민에게 약속한 갈등 해결을 위한 절차조차 부정한다면 도민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심상정 의원(정의당 전 대표)이 도민 갈등해소를 위해 실시한 제2공항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도민의 반대 의견을 존중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 “합의된 절차에 따라 확인된 민의를 외면한다면 갈등과 반목의 제주만 남을 것”이라며 “피해는 찬·반 입장을 가진 사람을 포함해 도민 전체에게 돌아간다. 원 지사는 이제라도 도민의 편으로 돌아와야 한다. 갈등과 혼란을 종식할 책임은 도지사에게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심 전 대표는 “도민의 뜻을 받들어 제2공항 갈등을 매듭지어야 할 부처는 국토부다. 국토부장관은 제주도의 뜻을 요청하거나 여론조사 결과를 환경부에 넘기겠다는 등 남의 일처럼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있다. 여론조사를 왜 했는지 도민들이 분노하는 것이 당연하다. 약속대로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대안 마련과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심 전 대표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중앙·지방정부를 가리지 않고 대형 SOC 사업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있다. 제주 역시 예외가 아니”라며 “제2공항 예정 부지 발표 전 성산 일대 토지거래가 급증했다. 대부분 서울 등 다른 지역 거주자다. 원 지사와 국토부는 제2공항 부지와 인근 지역의 투기 의혹부터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정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한 남성이 심상정 의원을 향해 "제주를 떠나라"고 소리치고 있다. 

그는 “그렇지 않고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하면 투기세력과 결탁했다는 의구심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제2공항 건설 반대를 결정한 도민의 결정을 존중한다. 무분별한 개발과 쓰레기만 가득 차 지난 20여년간의 토건 위주의 제주도정에 대한 냉엄한 심판”이라고 도민의 제2공항 반대 의견을 존중했다. 

심 의원은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지키는 ‘제주다움’이야 말로 도민의 염원이자 정의당의 꿈이다. 저와 정의당은 도민과 함께 생명의 섬, 평화의 섬 제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원 지사의 공개토론 제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질의에 심 의원은 “민주적 절차로 합의된 민의가 확인됐는데, 도민의 뜻을 따라야할 도지사가 사업 강행을 선언해 경악스럽다. 갈등과 혼란을 종식시켜야 한다. 원 지사가 주민의 최종 의사를 실현하려 한다면 토론에 응하겠다”고 원 지사를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심 의원은 성산읍 신산 주민과의 면담과 제주4.3평화공원 참배를 위해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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