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 인재 양성, JTU가 이끈다] 김성규 제주관광대 총장, 이유있는 '적극적 혁신'

대학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맞춤형 인재'를 배출해야 하는 숙명을 안게 됐다.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융합 인재 양성은 대학의 생존 이유이기도 하다. 제주를 대표해 관광사관 교육을 책임져 온 제주관광대학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도입해 '제주형 창의·융합' 인재 양성을 선도를 모색하고 있다. 창의적 지역인재 육성에 관심을 기울여 온 <제주의소리>는 제주관광대가 도입하는 다양한 융복합 교육과정과 혁신 프로그램들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4차산업 혁명으로 대표되는 미래산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세계화와 지역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했어요. 창의융합적인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선택해야 했죠."

2020년 취업률 77.1%로 전국 대학 평균 취업률 63.3%, 전문대학 평균 취업률 71.3%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를 얻은 제주관광대학교. 호성적 속에서도 변화를 모색한 이유에 대한 김성규(70) 제주관광대 총장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도태될 수 없다는 이유다.

제주관광대학교는 1993년에 개교하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관광특성화 대학으로 설립돼 28년 동안 꾸준히 한 길을 걸어왔다. 관광도시인 제주의 특성과 맞물려 제주 관광업계 곳곳에 필요한 인재 양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규모 면에서도 큰 성장을 이뤄냈다. 최초 본관인 초운관 한 동으로 시작됐던 캠퍼스의 규모는 이후 진취관, 관광관, 미래관, 보건의료관, 컨벤션홀 등의 건물이 들어섰고, 도서관, 기숙사, 야외공연장 등의 부대시설까지 두루 갖추게 됐다.

개교 당시 6개 학과가 운영됐던 것이 현재에 이르러서는 5개 계열의 24개 학과로 급성장했다. 2년제 전문학사 과정을 넘어 4년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전공심화과정까지 운영되고 있다. 간호학과를 중심으로 치위생과, 치기공과 등 의료관광까지 융복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그 중심에는 2004년 총장에 부임해 17년간 학교를 운영해 온 김성규 총장의 리더십이 있었다.

김 총장은 "학생들이 사회에서 그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주안점을 뒀다. 학교 안에서 필요한 교육이 아닌, 실질적으로 산업에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산업체와 공동으로 교육을 진행했고, 실제 교육과정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산업체와 함께 해왔다"고 말했다.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관광계통의 인재를 키우기 위해 호텔이나 유명 여행사의 임직원들을 직접 교수로 초빙해 교육을 진행토록 했고, 유력 항공사 등과도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김 총장은 이 협력사들을 '가족회사'라고 불렀다. 학교의 발전에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설명이다.

LINC+, 사회맞춤형 인재양성 프로그램 등 정부에서 주관하는 굵직한 사업들을 놓치지 않고 유지해 온 것도 그간의 성과가 반영된 결과였다. 김 총장은 "전국적으로도 관광 계열쪽으로는 독보적이지 않았나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전에는 관광도 단순했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체험관광, 가족관광, 친환경관광, 웰니스관광 등 분야가 세분화됐고, 4차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관광이 나아가야 할 길이 다변화되고 있다"며 "정규교육을 통해 충족시킬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도 비교과 형태로 접목시키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는 교수진, 교직원 등의 전폭적인 신뢰와 헌신이 뒷받침 돼야 했다. 김 총장은 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화를 묻자 일말의 고민 없이 '구성원의 헌신'을 꼽았다.

김 총장은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가장 고심했던 것은 우리가 성장 기조로 가야할지, 교직원의 복지를 우선으로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딜레마가 있었다. 같이 의논하는 과정에서 교직원들이 굉장히 양보를 많이 해줬다"며 "복지보다는 학교의 성장을 우선하자라는 합의가 이뤄졌고 외연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 총장은 "내부 구성원들이 '나를 희생하고 학교 발전을 우선시하겠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던 부분이다. 지금도 학교 발전을 위해 함께해 준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용기를 얻고 있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김성규 제주관광대학교 총장. ⓒ제주의소리

비전과 방향성이 명확했다는 점도 학교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제주관광대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인 '글로컬(Glocal)' 인재양성이다.

해외취업을 위해 10여년 전부터 꾸준히 노크를 해왔던 제주관광대는 2010년대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정규 교과와 별개로 글로벌인재교육원에서 어학 공부를 익히도록 하고, 해외 자격시험 등의 기반을 미리 닦아둔 결과였다. 

현지 산업체와의 연계를 통해 필요로 하는 직무능력을 기르도록 교육한 것도 주효했다. 제주관광대 출신 학생들은 호주, 뉴질랜드, 필리핀 등의 국가에서 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 총장은 "우리 한국 사람들이 손재주도 좋고 성실하기도 하니까, 현지에서 많이 좋아한다. 학생들을 보내놓고 궁금해서 한번씩 방문하면 그 곳에서도 적응력이 굉장히 뛰어나 일도 열심히 잘한다고 호평이 자자하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글로컬 인재를 위해서는 '제주다움'을 교육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했다.

김 총장은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는 것은 화려한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다. 제주어를 들으며 제주 향토음식을 먹고싶어하는 것이지 프랑스 요리를 먹으러 오는 것은 아니지 않나"라며 "우리 학생들이 어디를 가더라도 제주다움을 알고, 그에 추가되는 서비스를 접목시키는 것이 필요했다"고 교육의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 타 지역에서 제주관광대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이 같은 교육 방침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학령인구 절벽이라는 전국적인 위기 속의 지방 대학이 살아갈 길을 모색하는 방법이다.

김 총장은 "학생 수가 줄어들 것을 미리 예측했기 때문에 해외 유학생 유치에 더 중점을 뒀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큰 제약이 있었지만, 학교 인지도를 상당히 끌어올렸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우리는 평생교육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학령인구에만 기댄다면 학생 수의 반도 못 채울 수 있지만, 만학도나 재직자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복안을 제시했다.

그는 "과감한 변화에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설 투자가 맞는지에 대한 내부 고민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럴때 더 혁신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침체될 것이라는 구성원 간의 합의가 있었고, 결정에 이르렀다. 더 적극적으로 미래산업에 걸맞는 인재 양성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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