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스물 한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바다 속에서 뛰쳐나온 화산 용암이 주위를 돌고 있는 해류와 바람 유체(流體)의 기압(氣壓), 온도, 습도 등이 만들어낸 유체역학(流體力學)의 전형적인 타원형(楕圓形E, lliptic Type) 모델로 수평축 동서방향으로 20도가 기울어진 등고선(等高線, Contour Line)의 섬, 제주.

제주 주위를 돌고 있는 해류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가 쿠로시오(黑潮海流, Kuroshio Current) 해류의 지류로 일본 규슈 서쪽을 흐르는 쓰시마 해류에서 갈라진 일분파로 제주남서쪽을 스쳐 황해로 흐른다.  대체로 황해의 중앙을 북상, 가을과 겨울에는 북서계절풍에 밀려 북상이 힘이 약해진다. 

다음이 제주 해류. 제주 해류는 계절풍에 따라 남류(南流)한다. 북쪽대륙에서 주기적으로 내려오는 고기압이 동남쪽으로 팽창, 전형적으로 기압 분포가 서고동저(西高東低), 따라서 실제 지형은 반대로 성산포가 높고 모슬포가 낮은 동고서저(東高西低)다. 서로 꼭 같지 않은 부등력(不等力) 해류의 북상남하(北上南下)와 서고동저의 기압(氣壓) 등이 이유로 제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울어진 타원형에다 등고선 섬으로 추정된다. 

이 부분이 제주의 외형적 기후영향이고, 제주 내의 지형적 요인을 보면, 한라산 백록담은 둘레 약 3km, 동서 길이 600m, 남북 길이 500m 인 화구지형(火口地形)이다. 동쪽은 현무암질 용암류가 화산 쇄설층을 덮고 있고 북·서·남쪽은 조면암 용암돔으로 이뤄진 특이한 구성지질(Lipid Bilayer)을 나타낸다. 한라산을 정점으로 동·서 사면(斜面)은 3~5도의 완만한 경사도(傾斜度), 남·북 사면은 동서보다 급한 경사(傾斜)로 5~10도로 가파르고 험준하다. 탱크의 Torsion Bar(비틂 쇠막대)는 탱크가 요철(凹凸) 지형을 지나가도 탱크의 균형을 잡아주듯, 한라산 타원의 장축(長軸)인 성산포-모슬포 쇄설(碎屑)층과 단축(短軸) 제주시~서귀포 방향의 조면암 용암동의 균형축(均衡軸) 역할을 하고 있다. 즉, 비틀림 탄성(彈性)을 이용 하여 균형의 완충 작용을 하는 스프링 같은 축(軸)이다.

그러면 왜 타원형 제주섬이 수평축에서 20도 기울어져 있을까. 그 원인이 한라산 지질 원형이 동일체의 화산 현무암이지만, 동쪽은 화산쇄설(碎屑)층이고 북·서·남쪽이 점성이 비교적 높은 조면암 용암동에다 경사도가 각각 3~5도와 5~10도인 상이한 지형적 차이가 있다. 

유체역학에서 보면 한 몸의 물체 양쪽으로 반대 방향의 힘을 받으면, 이 힘에 대응해 내력(耐力)이 생긴다. 위로 튀어 오르는 전단응력(剪斷應力, Shear Stress)이 생기면서 공간으로 분출된 것이 한라산이다. 경사도와 전단응력 등이 상관 관계로 제주는 수평축에서 서·동 방향으로 약 20도가 기울어졌다. 신(神)의 한 수(數)다. 

비행기 몸체의 머리 부분, 제주의 초가집 지붕의 기울기도 약 20도, 바람 유체가 최적으로 흐르는 기울기인 셈이다. 제주 지형 등고선의 분포 형태는 섬의 형상처럼 한라산을 중심으로 타원형, 해발 200m 이하는 해안지대, 200~600m는 중산간지대, 600m 이상은 고산지대이다. 바람은 등고선을 돌고 돌면서 한라산을 오르고 내린다. 한라산 등정 코스는 동서남북 네 가지, 제주섬의 장축인 동쪽 성산포 방향이 성판악과 서쪽 모슬포 방향의 윗세오름, 단축인 남쪽인 서귀포 돈네코 방향과 북쪽 제주시 방향이 관음사 코스가 있다. 장축코스는 길고 단축코스는 급박(急迫)하다.

한라산 높이는 등고선에 따른 해발 위에 봉우리가 있다. 높이를 구할 때는 해발 등고선 밑에 오름의 반(半)이 있다. 중성대(中性帶)가 해발이 된다. 안덕면 서광서리(해발 140m) 마을 위에 있는 오설록 녹차밭의 남송악은 해발 339m이다. 남송악 오름 밑은 해발 170m 고지로 여기에 두 배를 곱하면 남송이 오름 높이가 나온다

서귀포 신시가지 고군산은 해발 380m인데 신시가지는 해발 190m로 신시가지 해발의 두 배가 고군산 높이가 된다. 중문 색달동 우보악은 300m, 색달동은 150m, 색달동 해발의 두 배가 우보악 높이다. 모든 오름은 자기가 있는 오름 밑자락의 해발에 약 두 배를 곱하는 데, 조천면 교래리(해발 420m 고지)에 있는 물오름(838m)경우에도 두 배 더한다.  한라산 1950m는 성판악 750m에 진달래밭 1500m까지 직선 고도 300m를 더하고, 진달래밭 1500m에서 한라산 정상1950m 차이가 450m인데 이것이 두 배인 900m를 더해주면 1950m이다. 진달래밭에서 본 한라산 정상도 오름이기 때문이다. 

한라산 밑자락은 성판악이다. 이를 간단히 수식으로 보이면, 1.5×200×(1+2.5+3)=1950m이다. 첫 항 1.5(삼각수)는 밭담 높이, 300m는 성판악(750m)에서 진달래밭(1500m)까지 급경사 높이, 900m는 진달래밭에서 한라산 정상의 차이가 450m인 Mirror(마그마의 지하깊이)를 취해 두 배다. 성산포 방향이 성판악 등반 코스는 9.6km로 기울기 고도가 완만하다. 쉽게 설명하면, 해발 1000m인 영실 탐방로의 경우, 지하 마그마 Mirror 1000m를 더하면 2000m이며 따라서 1950m 한라산 높이가 나온다. 한라산 1950미터는 관음사로 정상 등반인 경우, 관음사 620미터에다 관음사에서 삼각봉 대피소 1500미터까지 직선 고도 430미터를 더하고 삼각봉 대피소 1500미터에서 한라산 정상 1950미터 차이가 450미터의 두배인 900미터를 더해주면 1950미터이다. 삼각봉 대피소에서 본 한라산 정상도 오름이기 때문이다.

베르누이 유체관(왼쪽), 베르누이 Stack Effect 정리에 의한 한라산 높이. 사진=이문호.
베르누이 Stack Effect 정리에 의한 한라산 높이. 사진=이문호.

직관적으로 한라산 높이를 구하면, 한라산 정상부 백록담 서쪽 부분은 지금으로부터 약 3만7000년 전에 상대적으로 점성(粘性, Viscosity)이 큰 용암이 분출함으로써 형성된 급경사의 용암돔이다. 이후 약 2만 년 전에 새롭게 현무암질 Magma가 분출하면서 백록담 동쪽 부분이 형성돼 지금의 백록담 분화구가 만들어졌다.

왜 삼성(三星)은 '제주도 모형의 타원체의 모델에다 한라산 대신에 삼성'을 회사 Logo로 쓰고 있을까?. 제주는 바다 위에 떠있는 하나의 배(Ship) 모양이다. Flexible 하게 바다와 세상을 건널 수 있는 유선형 배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ps. 많은 토론을 해준 숭실사이버대학의 김정수 교수님, 제주도개발공사의 고기원 박사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본 논고는 Springer2020 저널에 게재됐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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