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필수노동자의 휴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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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의 노동세상] (47) 코로나19와 필수노동자의 등장

이제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경험해보지 못한 전염병의 시대에서 ‘살아지고’ 있는 것이 말이다. 제주에서는 오늘도 매일 한 자리수의 확진자가 증가했음을 확인하며 안타까움과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주변의 누가 밀접 접촉으로 격리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이제 크게 놀라지도 않는 것 같다. 어쩌면 작년의 오늘에 비하면 코로나19 속에서 잘 ‘살아지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제주지역에서 사라진 1만개 일자리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거취는 확인되고 있지 않고,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이 없으면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서 어떻게든 살아 내고 있을 서로의 어깨를 다독이고 싶은 요즘이다. 

택배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쿠팡에서 40대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은 지 일주일도 안 된 시점인데 말이다. 의료시설‧요양시설 등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노동 강도도 강화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새로이 필수노동자란 개념이 부상됐다. 필수노동자란 전염병 등 재난위기 상황에서도 직접 대면 업무를 해야 하는 위치의 노동자를 말한다. 예컨대 의료, 돌봄, 배달 업무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 2월 26일 제주 노인요양병원 정효원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필수노동자의 범위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주도에서도 지난 12월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다. 도 조례에서 규정하는 필수노동자는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도 도민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될 필요가 있는 업종’을 말한다. 현재는 도내 필수노동자의 실태 조사와 함께 구체적인 범위를 결정하고 있는 단계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2월 정부에서 발표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대책’안에 따르면 필수업무의 정의를 ‘재난이 발생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보호, 사회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될 필요가 있는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의 상황에서 생명, 신체의 보호와 직결되는 보건‧의료, 돌봄서비스, 비대면 사회의 안정적인 유지를 위한 택배‧배송, 환경미화, 콜센터 업무,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중교통 등 여객 운송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범위를 설정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서 재난 상황이 아니더라도 노동자의 노동은 필수적이다. 타인의 노동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한 점에서 필수노동자라는 개념을 따로 두는 것에 대한 애매함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시기에 감염 및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과로와 저임금 등 취약한 근무여건에 놓여있어 지원 대책이 필요한 경우를 특별히 구분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특히, 코로나19시기의 대표적인 필수 노동으로 대두되고 있는 택배‧배달기사 및 돌봄 노동자의 경우 상당수는 전형적인 근로계약이 아닌 특수고용 이나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고용관계를 맺고 있어 기존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는 점도 ‘필수노동자’를 별도로 구분하게 된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필수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확대 적용의 필요  

정부에서는 필수노동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들이 중단 없는 필수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당 노동자 직종에 대한 위생시설 확충, 건강 진단 실시와 과로‧근골격계 질환 등에 대한 심층 진단 등 건강관리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필수업무 수요가 증가함에 따른 인력 확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한다. 방과 후 강사, 재가 돌봄 종사자 등 코로나19로 인하여 소득이 급감한 노동자에게 작지만 생계 지원 대책을 마련해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정부에서 제시하는 다양한 방안을 보면 그간 노동관계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 필수노동자에 대한 노동시간 제한과 안전보건강화를 법제화 할 필요성이 더욱 강조돼야 할 근거로 보인다. 

드디어 한국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반가운 소식이다. 의료‧돌봄 영역의 필수노동자는 우선 대상자로서 접종을 받고 있다. 하지만 백신접종 이후에 고열‧근육통 등 발생한 후유증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는 현실이다. 의료‧돌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백신 접종 후 유급휴가를 보장할 것을 요구했고, 동시에 이는 필수노동자의 문제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전 국민에게 백신이 접종되는 경우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이와 관련한 ‘백신휴가’의 논의를 본격화 했다고 한다. 필수노동자에게 보장되는 휴식의 권리가 모든 노동자에게 확대될 필요성이 있다. 

코로나19 시대 필수노동자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필수노동자의 논의를 넘어 이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노동자의 노동의 가치에 대한 논의까지 이어질 수 있길 바래본다.

# 김경희

‘평화의 섬 제주’는 일하는 노동자가 평화로울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서, 노동자의 인권과 권리보장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공인노무사이며 민주노총제주본부 법규국장으로 도민 대상 노동 상담을 하며 법률교육 및 청소년노동인권교육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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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근 2021-03-19 12:19:06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늘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꿈꿔야 합니다. 필수노동자라고 하여도 다 같은 것이 아닙니다. 특히 의료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은 많은 부분 노동자로서의 권한을 보장 받지 못 하고 있습니다. 다른 일들, 예를 들면 택배라든가 공공교통에 종사하고 계신 분들은 급하게 인원을 줄일 수도 있고, 시간을 지체할 수도 있으나, 의료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이 빠지면 그 사람을 대신할 누군가가 꼭 필요하고, 또 대신할 사람의 능력이 문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의사들이나 간호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간병사들조차 갑자기 한 사람이 빠지면 그 일을 대신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리고 많은 질환들은 충뷴한 시간 기다리지 못 하고 곧바로 처리해야 합니다.
220.***.***.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