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60) public sentiment 민심

public sentiment [pʌ́blik séntǝmǝnt] n. 민심(民心)
민심, 홈불로 거느리지 말아사
(민심, 함부로 운운하지 말아야)

public에서의 publ(popul)-은 “사람들(=people)”을 뜻한다. 이 publ(popul)-에서 나온 낱말로는 publish “출판하다”, republic “공화국”, popular “인기 있는”, population “인구” 등이 있다. 그리고 sentiment에서의 sent(sens)-는 “느끼다(=to feel)”를 뜻한다. 이 sent(sens)-에서 나온 낱말로는 consent “동의하다”, sensibility “감수성(感受性)”, consensus “합의” 등이 있다. public sentiment “민심”은 말 그대로 “사람들의 생각이나 정서(情緖)”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통치권 입장에서 바라보는 “대중(大衆)들의 심리적 정서”를 말하며, 그런 점에서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 했던 것이다.

‘민심’은 종종 ‘바다’에 비유(comparison)된다.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는 듯하다. 첫째는 그 바다가 변화무쌍(ever-changing)하다는 점이다. 민심의 바다는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데, 평소 잠잠하던(calm) 바다에서도 순식간에 큰 풍랑(high wind and waves)이 일어나는 등 변화가 심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민심의 바다’는 ‘정치는 생물(organism)’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a thread of connection)한다. 둘째는 그 바다가 냉혹(cold-blooded)하다는 점이다. 민심의 바다는 권력(political power)이라는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일순간 무자비할 정도로 냉혹하게 그 배를 침몰(sink)시켜버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그 바다가 항상 깊다는 점이다. 민심의 바다는 그처럼 깊기 때문에 정확히(exactly) 헤아리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기야 가까이 있는 한 사람 마음도 제대로 알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민심을 읽는 게 어찌 쉬울 수 있겠는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민심을 함부로 운운하는 태도, 특히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맞추어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민심을 운운하는 태도는 겸손(humility)이 아니라 오만(arrogance)이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이런 ‘민심의 바다’라는 비유와는 별도로 ‘민심무상(民心無常)’이란 말도 있다. 이는 민심이 정치의 득실(gains and losses)에 따라서 선하게도 되고, 악하게도 됨을 이른다. 민심은 일정치 않아서(not fixed) 군주가 선정(good government)을 베풀면 사모(affection)하고 악정(bad government)을 하면 앙심(grudge)을 품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민심이 항상 정의(justice)인 것은 아니란 사실이 함축(implication)되어 있다. 민중이 일제히 법을 부정하고, 국가 기관이 대중의 요구를 법보다 더 중시하다보면 무정부(anarchy) 국가가 될 수도 있고, 민심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견(minority opinion)이 크게 탄압(suppression)당할 수도 있으며. 민중의 주류(mainstream)가 잘못 형성되다보면 마녀사냥(witch-hunt)도 일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정치인들이란 자신의 정치적 소신(political belief)과 민심의 바다(sea of public sentiment) 사이에서 외줄타기(tightrope walking)를 하는 사람들인 셈이다. 그러기에 정치인들은 적어도, 해신제(海神祭)를 드리고 출항하는 어부들처럼 ‘민심’이라는 바다 앞에선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 어떻든 항상 겸손해야 한다. 민심을 함부로 운운하는 태도, 특히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맞추어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민심을 운운하는 태도는 겸손(humility)이 아니라 오만(arrogance)이다. 민심의 바다는 그런 오만을 보았을 때, 이내 급변하면서 냉혹하게 심판을 가한다. 그래서 요즘처럼 민심이 들끓을 때에는 더 깊고 변덕스러운 민심을 읽어내야만 하는 숙제가 그들에게 내려지는 것이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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