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본부 부장 출신 양병우 의원, 강정정수장 깔따구 유충 사태 해법 제시 ‘눈길’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병우 의원(대정읍, 무소속). ⓒ제주의소리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병우 의원(대정읍, 무소속). ⓒ제주의소리

강정정수장 ‘깔따구 유충’ 사건을 도두하수처리장 ‘하수대란’보다 더 심각한 ‘음용수 대란’으로 규정, 예비비를 투입해 개선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양병우 의원(대정읍, 무소속)은 22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소관 2021년도 주요업무보고에서 최근 발생한 강정정수장 ‘깔따구 유충’ 사건을 도마에 올렸다.

양 의원은 서귀포시 환경도시건설국장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하수부장을 역임한 이 분야 전문가다.

양 의원은 “이번 강정정수장 깔따구 유충 사건은 대한민국 국민이 다 알 정도로 매우 큰 사건이다. 예비비를 투입해서라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삼다수와 강정천 용천수의 수질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진 뒤 안우진 상하수도본부장이 “동일하다고 본다”고 답변하자 “다를 게 없다. 관리방법과 이름만 다를 뿐”이라며 강정천(원수) 수질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강정천은 원수가 워낙 좋기 때문에, 원수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그런데 지금 전체사업비 400억원이 투입되는 고도 처리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는 굉장히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양 의원은 “지금 강정정수장에서 수돗물 1만톤이 공급되고 있는데, 과연 서귀포시민들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먹고 있다고 보느냐, 아니면 어쩔 수 없이 먹고 있다고 보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이는 예비비를 투입해야 할 정도의 ‘대란’으로 봐야 한다. 앞으로 국비를 절충하면서 (느긋하게) 진행해도 될 일이 아니”라며 “도두하수처리장이 ‘하수대란’이었다면 강정은 ‘음용수 대란’이다. 도두처리장에 예비비가 100억 넘게 투입됐는데, 먹는물 관리를 위해 이에 못지않게 예비비가 우선 투입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양 의원은 “서귀포시민들이 가만히 있어서, (도두동 주민들처럼) 상복을 안 입으니까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냐”며 거듭해서 예비비 투입을 촉구한다.

양 의원은 또 강정정수장 수질개선과 관련해 갯벌 위에 위치한 ‘취수탑’에서의 원수확보에 문제점이 있다고 분석한 뒤 정수장 주변 도유지 등을 활용해 원수 확보공간을 기존 갯벌에서 벗어나도록 조치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허법률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저 역시 강정정수장 물을 먹고 사는 지역주민이다. 심각한 문제이고, 불안의 문제라고 본다”며 문제의 심각성에 동조한 뒤 “단기적으로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재정을 우선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에서는 지난해 10월 강정정수장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데 이어 지난 2월25일에도 서귀포 보목동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돼 도민사회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이에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는 강정정수장에 유충을 걸러낼 수 있는 정밀 여과장치 설치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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