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출가협회, 신춘문예 단막극전 30주년...4월 2일~4일 특별 초청 공연

제주 대표 희곡작가로 손꼽히는 장일홍 작가의 등단 작품 ‘강신무(降神舞)’가 31년 전 초연 무대로 돌아간다.

(사)한국연출가협회는 3월 17일부터 4월 4일까지 ‘30주년 신춘문예 단막극전’을 개최한다. 신춘문예 단막극전은 매년 일간지에서 발표해온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작들을 연속으로 무대화하는 사업이다. ‘대학로의 봄을 여는 첫 연극축제로서 지난 30년 동안 연극의 토대라 할 수 있는 희곡작가 양성의 초석’이라는 평가다.

올해는 지난 17일부터 순서대로 동아일보, 경상일보, 부산일보, 한국일보, 매일신문, 서울신문, 조선일보, (사)한국극작가협회의  '2021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을 공연했다.

더불어 단막극전 30주년을 기념하면서 초청 공연을 마련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장일홍 작가의 ‘강신무’ 공연이다.

제공=한국연출가협회.

장일홍 작가는 199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강신무’로 등단한다. 이후 대한민국 문학상 신인상(1991), 한국희곡문학상(2000), 전통연희 창작희곡 공모 최우수상(2003), 월간문학 동리상(2004) 등을 수상하며 제주를 대표하는 희곡 작가로 자리매김 했다. 

'강신무'는 1990년 3월 서울연출가그룹 주최, 서울연기자그룹 협찬으로 대학로 샘터파랑새극장에서 공연한 바 있다. 인상적인 점은 31년 전 초연 무대를 맡은 심재찬 연출가가 이번 특별초청공연에서도 연출을 담당한다. 

다만, 당시 열연을 펼친 이주실, 윤광희, 심지미, 오보환, 심영민, 박선신 등 배우들은 젊은 배우들로 교체했다. 이번 공연 출연진은 이은샘(탄실 역), 조주경(에미), 채수욱(준오), 이정경(금례), 정연심(고수) 등이다. 조연출은 신승빈이다. 

'강신무'는 민주화 열기가 빗발치던 격정적인 1980년대를 배경으로 고난 끝에 신내림을 받는 한 제주여인의 삶을 그린다. 제주 섬에 뿌리박힌 제주4.3이란 역사도 함께 그려낸다. 

제주도 어느 산간 마을에 에미와 외동딸 탄실이 살고 있다. 세습무인 에미는 자기 딸도 무당이 되어 가업을 잇기를 바라지만 탄실은 이를 거부하고 서울로 올라가 청계천 피복 공장에 취직한다. 어느 날 탄실은 파업을 주동하다 해고된 남자의 집에 놀러갔는데 뜻밖에 목메어 죽은 남자의 시체를 보고 놀란 나머지 시름시름 앓게 된다. 그 후 탄실은 낙향하여 칩거하던 중에 꿈 속에서 자살자의 영혼을 위무해 주는 귀양풀이를 하게 되고 이튿날, 환청으로 질펀한 굿소릴 듣는 순간 신이 내려 신명난 한판 춤을 춤으로써 생명의 절정과 극치에 다다른다.

- ‘강신무’ 줄거리

장일홍 작가는 [제주의소리] 통화에서 “이 작품에서 나오는 제주4.3이나 1980년대 열악한 노동 현장은 지금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아직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다. 4.3의 정신, 그리고 귀족노조 그늘에서 여전히 소외당하는 열악한 많은 노동자들이다. 31년 만에 무대 위에 오르는 ‘강신무’가 이런 역사를 환기시킨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춘문예 단막극전 30주년 행사가 3월 중순부터 시작했는데 마침 ‘강신무’ 공연은 피날레를 장식하면서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4.3과 맞춰 열리게 됐다. 무척 뜻 깊다. 마지막 공연은 직접 보러 갈 예정”이라는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강신무’는 4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알과핵소극장’에서 열린다. 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 토요일은 오후 3시와 6시, 일요일은 오후 3시에 공연한다.

제공=한국연출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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