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강성의 의원은 11대 의회에서 의원배지를 처음 단 초선이지만 환경도시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 환경도시위원회는 각종 개발 사업에 맞서 제주의 환경적 가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다. 그만큼 막중한 역할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종종 ‘국회 법사위’에 빗대곤 한다.

강성의 위원장은 11대 의회에 입성한 후 환경도시위원회에서 한 우물을 파고 있다. 그런 그에게 원희룡 도정 환경정책에 대한 성적표를 묻자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는 말이 돌아왔다.

환경수용력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전임 도정 탓으로 돌리곤 했던 원희룡 지사를 향해서는 “도정을 이끈 지 7년인데, 전임 도정과 비교해 달라진 게 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양적 관광으로 인해 재정수입이 크게 늘어 호시절을 누렸으면서도 이른바 ‘설거지론’을 앞세워 전임 도정의 책임이라며 발뺌하는데 급급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제주 최대현안인 제2공항과 관련해 원희룡 지사가 도민 여론조사 결과 ‘반대’가 우세했음에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환경수용성을 먼저 갖춘 후에야 제주의 미래를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원희룡 도정 7년 동안 환경보전국장은 6번, 상하수도본부장은 9번이나 바뀐 것과 관련해서는 “하수대란, 쓰레기대란, 상수도 깔따구 유충 사태 등 환경수용력과 관련한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이다. 이는 철학의 문제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1년여 남은 임기 동안 1~2개 문제만이라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도지사가 중심이 돼 T/F를 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달라”는 충고를 건넸다.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제주의소리
강성의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 ⓒ제주의소리

Q. 11대 의회 후반기 환경도시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전반기 2년도 환경도시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어떤 사명감이라도 있는 건가.

전반기 환경도시위원회 활동하면서 제주의 환경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걸 통감했다. 가급적 하나의 문제라도 제대로 해결하면 좋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다. 그러다 보니 후반기에 환경도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겨줬다. 더 열심히 하겠다.

Q. 지난 3월17일, 1차 본회의 때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원희룡 도정의 환경정책을 작정하고 비판했다. 100점 만점에 몇 점 정도 줄 수 있나.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 재선 도지사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만큼 시간이 있었음에도 달라진 게 거의 없다. 원희룡 지사는 전 도정에 대해 비판을 했지만, 그 결과물로 재정수입이 굉장히 좋은 시절을 보냈다. 7년이란 시간과 예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의 환경적인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해결할 의지를 가지지 못한 것은 굉장히 큰 문제다.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아쉽고 한편으로 화가 난다.

Q. 도두하수처리장 시설현대화 사업이 더디게 추진되면서 지금도 비가 올 때면 수질기준을 초과한 방류수가 배출될 때가 많다. 정말 대책이 없는 건가.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제주의소리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제주의소리

하수문제도 그렇고 여러 환경 기초시설 문제도 그렇고 지금 제주는 주민수용성 문제라는 커다란 벽에 부딪혀 있다. 주민수용성 문제는 통상 시설을 유치하고 추진할 때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받고 협약을 하면서 추진한다. 그런데 주민과의 협약은 언제까지 어떤 시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주민들을 위한 지원이 무엇인지 세부적으로 넣어야 한다. 그런데 주민들도 지도자가 바뀌면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하고, 행정도 부서장이 바뀌면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그동안의 역사나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 파악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면서 추진속도가 계속 늦어지는 것 같다. 도두하수처리장의 경우 비가 올 때는 하수도법 상 방류수 수질기준을 맞추기 어렵다. 통상 평상시는 처리시설의 85%까지를 맥시멈으로 본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처리시설의 100% 가까이 있기 때문에 수질기준을 맞추는 것이 기술적으로 굉장히 어렵다. 도두하수처리장 현대화 사업에 속도를 내려면 도지사가 나서서 지역주민들의 협조를 더 적극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 부서장에게만 맡기지 말고 현장에 가서 아주 세밀한 것까지 챙겨야 한다.

Q. 제주는 지금 하수대란에 쓰레기대란이다. 제때 처리하지 못한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필리핀에서 발견된 제주 쓰레기로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쓰레기처리,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중요한 건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다. 제주도는 다른 지역에 비해 폐기물 발생량이 거의 두 배 가까이 높다. 어떤 원인에 의해서 이렇게 되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처리비용들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 분리수거, 분리된 재활용품은 자원이 된다고 하지만 수거부터 처리까지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 말하기 좋아 자원이지 다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생산자와 소비자 공동부담 원칙을 세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제주의 가치는 환경에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 쓰레기가 쌓인다는 것은 금방 전국 이슈가 되는 것이다.

Q. 최근에는 강정정수장에서 공급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돼 큰 충격을 줬다. 예전에는 ‘삼다수 같은 수돗물’이라고 할 정도로 수질이 뛰어났는데, 왜 이렇게 된 건가.

먹는물의 수원은 지하수와 용천수 두 가지다. 지금도 강정 용천수 수질은 굉장히 좋다고 한다. 문제는 취수원 주변 환경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데 있다. 또 원수가 워낙 좋다보니 다른 시도에 비해 취수과정이나 여과, 정수 전 과정의 시설물에 대한 투자를 안 했다. 시설이 노후화되면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면 제 기능을 못한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 예산투자와 관리감독이 더 됐어야 했는데 방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한편으로 가장 큰 걱정은 우리가 지하수에 99% 의존하고 있는데 지하수의 수질기준이 악화일로다. 아직까지는 먹는 물 수준을 충족하고는 있지만 우리가 삼다수를 자랑하는 것만큼 먹는물, 수돗물을 자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지하수 오염원에 대한 관리체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제주의소리
제주의소리와 '이슈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강성의 환경도시위원장.ⓒ제주의소리

Q. 결국은 환경수용성의 문제가 아닌가 한다. 제2공항 건설은 가뜩이나 열악한 환경인프라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제주도의 환경관리 역량 측면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2014년부터 원희룡 지사가 도정을 이끌고 있는데, 지난 7년간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환경수용력에 대한 자신감들을 쌓아왔다고 하면 제2공항과 관련해서도 도민들이나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떠한 문제도 해결하고 있지 못하다. 도정이 환경수용력, 환경문제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환경수용력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감당하려는지 걱정스러움이 있다. 도민들은 양적 관광으로 환경수용력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경험을 갖고 있다. 하수 문제, 먹는 물, 쓰레기폐기물 처리 등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런데 더 많은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공항 인프라 확충을 지금 이 시점에 말하는 것에 대해 도민들의 걱정이 많다고 본다.

Q. 환경 관련 부서장 임기가 유독 짧다. 원희룡 도정 출범 후 7년 동안 환경보전국장은 6번, 상하수도본부장은 무려 9번이나 바뀌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저도 깜짝 놀랐다. 현장이 열악해 공무원도 가기 싫어하는 기피부서이긴 하지만 부서장들조차도 1년이 채 안돼 자주 바뀐다는 건 도지사가 문제 해결에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민간단체의 경우도 부서장, 기관장을 세울 때 해당 분야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공직자들이 20~30년 공직생활 자랑할 것이 아니라 부서장이 됐을 경우 해당부서 책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경력 관리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한 인사규정도 마련돼야 한다. 그런 것들을 제대로 갖춰야 부서장들이 현안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원희룡 도정이 수립한 제주미래비전의 핵심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제주다. 마지막으로 원희룡 지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4년 원희룡 지사가 당선될 때 ‘원풍’에 대한 도민들의 열망은 정말 똑똑하고 그동안 정치적인 바탕이 아닌 새로운 제주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도지사 돼 제주의 다양한 현안에 대해 객관적이면서 체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냥 그 자리가 여전히 정치적으로밖에 활용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쉽다. 지금이라도 남은 임기 동안 한두 개 문제만이라도 꼭 풀고 말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도지사가 중심이 돼 T/F를 꾸리고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도정질문 기회가 있다면 이러한 숙제들에 대해 검사하고 싶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