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 73주년을 맞아 4.3수형생존인 재심 재판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기원하고 남은 4.3과제 해결을 다짐하는 ‘4.3해원방사탑제’가 봉행됐다. 

제주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대표 양동윤)는 1일 오전 10시 제주시 신산공원에 있는 4.3해원방사탑에서 ‘완전한 4.3해결과 4.3 73주년 기념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4.3해원방사탑제’를 봉행했다.

이날 4.3해원방사탑제는 양동윤 4.3도민연대를 비롯해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과 양정심 제주4.3평화재단 조사연구실장, 강성민·강철남·김용범 제주도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와 같이 코로나19 여파로 최소 인원만 참여한 채 봉행 됐으며, 4.3영령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양동윤 대표의 경과보고와 제례가 진행됐다. 

도민연대는 제문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4.3특별법 제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추념일 참석 등 경과를 되짚었다.

이어 “완전한 4.3해결의 핵심은 진상규명이다. 이번 4.3특별법 전면개정 과정에서 4.3진상조사단 설치 조항 통과를 위해 온힘을 다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4.3진상규명 사업이 4.3평화재단에서 수행하는 것으로 개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일반재판과 군사재판으로 600명이 넘게 수감된 목포형무소를 순례했다. 탈옥사건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많은 수감자는 지금도 4.3행방불명인으로 남았다”라며 “순례 자료집에 실린 목포형무소 탈옥수 명단을 보고 걸려온 전화에서 울음을 토해낸 희생자 아드님을 볼 면목이 없다”고 했다. 

도민연대는 “단 1%의 가능성도 없다던 4.3수형생존인 재심 재판에서 당당히 무죄를 선고받고 후손들이 재심에 나서고 있다”며 “73년 전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듯하게 모실 역사적 4.3재심 재판들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잘 보살펴달라”고 빌었다. 

이어 “희생사실을 밝힐 4.3진상조사단 설치조항을 외면한 개정된 4.3특별법 내용을 고하는 저희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다”라면서도 “완전한 4.3해결의 길, 이 길만이 살아남은 자와 후손들이 지켜야 할 도리라고 굳게 믿으며 최선을 다해 남은 4.3과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모든 사람이 어렵다. 하루속히 이 사태가 진정될 수 있도록 보살펴달라. 어려운 시기지만 4.3과제 해결을 위해 매진하는 모든 분께 굳센 용기와 힘을 달라”고 했다. 

양 대표는 경과보고에서 “끈질긴 도민의 노력과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2000년 1월 4.3특별법이 제정됐고, 2003년 4.3진상조사보고서 발간에 이어 대통령은 국가공권력으로 희생된 4.3유족과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했다. 2008년 4.3평화재단이 설립됐고 2013년 4.3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4.3문학상이 제정됐다”라고 그간 경과를 되짚었다. 

이어 “정부는 지난 3월 23일, 21대 국회에서 여야합의로 통과시킨 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을 공표했다. 4.3희생자에 대한 용역을 거쳐 위자료를 지급하고 군사재판 무효화 주장은 국가가 일괄 재심 조치하는 법으로 개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3문제해결의 핵심 과제인 4.3진상규명사업이 외면됐다며 4.3진상조사단이 설치되지 않고 종전처럼 4.3평화재단이 수행하게 됐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 최근 4.3특별법이 규정한 4.3위원회 논의 없이 옛 주정공장 터를 유적지로 조성하겠다는 제주도의 계획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양 대표는 “4.3진상조사단 설치조항은 21대 국회에 제출됐지만, 여당과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종전 그대로 개정했다”라며 “제주도 역시 옛 주정공장 유적지 조성과 관련해 도민 의견을 듣는 공청회나 토론회 등 과정 없이 일방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4.3해원방사탑은 4.3 50주년을 맞은 1998년 4월 3일, 4.3기념문화학술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제주도민들이 하나씩 모은 돌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건립됐다. 해원방사탑이 건립된 후에는 4월 1일에 맞춰 제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