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와 여수 180km 축소 노란색 리본 조형물...'잊지 않고 기억하겠다' 연대와 공유

세화중학교에 설치된 4.3성과 추모관
세화중학교내 4.3성 앞에 설치된 추모관 앞에 대형 동백꽃과 18m의 노란색 리본 조형물을  제작했다. 18m 노란색 리본은 당시 이승만 정부의 제주4.3 진압 명령에 '동족을 학살할 수 없다'고 거부한 여수 주둔 14연대 병사들을 추모하고 연대하는 의미로 제주와 여수간의 거리 180km를 축소한 조형물이다.   

세화중학교가 제주4·3 73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의 완전한 해결과 평화인권 교육을 위해 세화중학교 학생자치회 주관으로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 평화로 잇다’라는 주제를 내걸고 학교내 세화4·3성 앞에 추모관을 설치,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추모관은 제주4·3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학생들이 평화와 인권의 감수성을 높이고, 여수에 주둔한 제14연대 병사들이 동족을 학살 수 없다는 명분으로 4·3 진압명령을 거부하면서 발생한 여순 10·19 해결에 도움을 주는 연대와 공유의 융합형 추모관이다.

세화4·3성 앞에 설치된 추모관의 조형물로는 제주에서 여수까지의 거리 180㎞를 축소한 18m로 ‘잊지않고 기억하겠다’는 연대와 공유의 의미를 담은 18m 노란색 리본을 제작했다. 또한 4·3의 영혼들이 붉은 동백꽃처럼 차가운 땅으로 소리없이 쓰러져간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들의 피를 담은 지름 120㎝의 동백꽃을 제작하여 설치했다.

추모관이 설치된 세화4·3성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세화중학교에서 ‘제주인의 정체성을 찾는 주제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과 함께 발굴한 장소이다. 

세화4·3성은 1949년 초 토벌대의 무력진압이 한창일 때 세화리 사람들에게 식량을 가지러 산에서 내려오는 무장대를 막기 위해 현재 세화중학교 운동장 남쪽에 쌓은 성이다. 순찰을 돌 때 안전과 편의를 위해 계단형 구조의 성벽을 쌓았다. 밤에는 성의 곳곳에 보초를 서고 순찰을 돌았던 곳이다. 

세화중학생들이 설치한 제주4.3성 앞 추모관
세화중학생들이 설치한 세화 4.3성 앞 추모관

배기준 학생자치회장은 “1학년 때는 4·3의 상징적 유적지인 ‘다랑쉬굴’을 실물 크기로 재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다. 4·3평화공원을 찾아가 추모식에 참여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학교 자체에서 추모관을 만들어 4·3희생자들과 4·3으로 인해 발생된 여순10·19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 주고 싶어 만들었다”며 “정성들여 만든 만큼 지역사회의 주민이나 학생들도 많이 찾아와 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송시태 교장은 “지난 2005년 1월 2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제주를 세계 최초의 ‘평화의 섬’으로 공식 인정하면서 세계 평화의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2021년 2월 26일 제주 최대 숙원이었던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제주4·3의 해결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4·3의 슬픈 역사가 다시는 이 땅에서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랑쉬 너머 부는 봄바람’이 여순사건까지 평화와 인권의 숨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화중학교는 학교특색사업의 일환으로 4년째 ‘제주인의 정체성을 찾는 학년별 주제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1학년은 ‘제주 생태·환경 바로 알기’ △2학년은 ‘지역사회와 해녀문화 알기’ △3학년은 ‘제주 4·3평화와 인권교육’을 학년별 주제로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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