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3주년 추념식 '강풍·비' 예보로 70명 실내 행사 확정...문재인 대통령 참석 유력

강풍과 비예보로 지난 2012년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렸던 제64주년 제주4.3위령제 모습.
강풍과 비예보로 지난 2012년 제주4.3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렸던 제64주년 제주4.3위령제 모습.

제73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이 9년만에 실내에서 치러진다.

제주도와 행정안전부는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내 제주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제73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을 봉행하기로 했다. 강풍과 비 날씨가 예보된데 다른 결정이다. 

올해 추념식은 코로나19 비상 상황임을 감안해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역대 최소 인원인 70여명만이 참여한다. 야외에서 열린 지난해 추념식에는 15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추념식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참석이 유력하다. 정치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권한대행과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여영국 당대표가 참석한다.

제주 출신 국회의원인 송재호, 오영훈, 위성곤 3명의 지역 국회의원도 자리를 지킨다. 유족회는 실내 개최에 따라 기존 60여명에서 30여명으로 참석 인원이 줄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취약계층의 참석 자제를 요청했다 . 4·3희생자 유족회에서도 65세 이상은 직접 참석하지 않기로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추념식 참석자와 행사요원은 사전에 코로나19 건강실태조사서를 작성해 방역담당관의 확인 절차를 거쳤다. 추념식 전날과 당일 시설 전체에 대한 방역도 실시한다.

2월26일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 추념식은 의미를 더하고 있다. 제주도는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는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라는 첫 추념식 주제까지 마련했다.

추념식은 국방부 의장대와 군악대가 참석해 헌화·분향 등 행사를 지원한다. 4·3 당시 희생된 분들에게 최대한 예우를 갖출 계획이다.

3일 오전 10시 정각 1분간 제주도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도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4·3영령에 대한 추념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추념식 사회는 신영일 아나운서와 제주 출신 조수빈 아나운서가 맡는다. 오프닝 영상 상영에서는 4·3의 아픔을 간직한 정방폭포 등 주요 관광지의 또 다른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애국가는 코로나19 상황 등을 감안해 선창을 생략한다. 4절 영상에서는 제주 4·3평화공원, 주정공장 옛터 등을 선보여 전 국민에게 제주 4·3유적지를 소개하기로 했다.

국민의례 묵념 시 4·3유족회 오임종 회장이 제주 출신 김수열 시인이 집필한 묵념사를 낭독한다

올해 추념식 유족 사연은 대정여자고등학교 1학년 고가형(17) 학생이 낭독한다. 고양은 외할머니인 손민규(1935년생)의 오빠 故손돈규(1929년생) 할아버지의 사연을 직접 소개할 예정이다.

손 할아버지는 3월16일 무죄 판결을 받은 4·3행방불명인 중 한 명이다. 손 할아버지는 19세였던 4월3일 당시 조천초등학교 임시교사로 출근했다가 군경에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

4.3의 광풍 속에서 손 할아버지의 아버지는 집을 지키다 총살당했다. 어머니도 함덕초등학교에 잡혀간 뒤 희생됐다. 손 할아버지는 대구형무소로 이감됐다가 6·25 전쟁후 연락이 끊겼다.

제주도는 “도민과 유족의 적극적인 협조로 추념식을 간소하고 경건한 행사할 것”이라며 “추념식 현장인 평화공원 방문과 개별 참배를 자제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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