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년 참석' 약속 뛰어넘은 파격…추념식 참석 VIP는 노무현 대통령과 단 둘 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제73주년 4.3추념식 추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제73주년 4.3추념식 추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중 3번째 4.3추념식에 참석했다. 이는 격년마다 참석하겠다고 한 약속을 뛰어넘는 파격으로 70주년과 72주년에 이어 올해 제73주년 4.3추념식에도 참석했다.

제73주년 제주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 내 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엄수됐다.

이날 추념식은 비바람으로 실내에서 치러지고, 코로나19 방역으로 참석인원이 70여명으로 제한되는 등 역대 최소 규모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면서 제주4.3영령과 희생자, 유족들은 외롭지 않았다. 

4.3추념식은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선 처음으로 참석해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면서 4.3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하지만 보수정권이 집권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제주4.3은 위태로웠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4.3위원회가 폐지되고, 4.3진상조사보고서를 부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박근혜 정부에선 4.3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격상됐지만 정작 대통령은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거꾸로 보수단체에선 4.3평화공원을 찾아 일부 희생자 위패를 불태우는 등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이듬해인 2018년 제주4.3 70주년 행사에 첫 참석했다.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11년만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다시 한번 국가폭력에 의해 희생된 제주4.3사건에 대해 제주도민에게 고개를 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제73주년 4.3추념식 추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 4·3평화교육센터 1층 다목적홀에서 제73주년 4.3추념식 추념사를 발표하고 있다.

70주년 추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격년마다 추념식에 참석해 제주도민을 위로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지난해 72주년 추념식에도 문 대통령이 참석해 4.3특별법 개정을 약속했다.

이에 올해 73주년 4.3추념식에 문대통령 참석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2월 21년만에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문 대통령이 추념식에 다시 참석하게 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념사에서 "4.3특별법 개정을 보고드릴 수 있게 돼 매우 다행이다. 추가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 지원 방안을 담았다"며 "특별법 개정으로 이제 4.3은 자기 모습을 되찾게 됐고, 좋은 나라를 꿈꿨던 제주도의 4.3은 비로소 제대로 역사의 자리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개정된 특별법은 4.3이라는 역사의 집을 짓는 설계도로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정부는 4.3 영령들과 생존 희생자, 유가족과 국민의 염원을 담아 만든 설계도를 섬세하게 다듬고, 성실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비바람으로 실내행사로 치러지게 된 4.3추념식을 마치자 문 대통령은 위패봉안소 앞에서 헌화 분향을 하고, 4.3특별법 전부개정안 서명식을 별도로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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