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핑크돌핀스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보호구역 지정해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꼬리지느러미가 잘려나간 제주 남방큰돌고래 '오래'. 사진=핫핑크돌핀스.

폐어구에 얽혀 꼬리가 잘려나간 제주 남방큰돌고래 ‘오래’가 서귀포시 대정읍 바다에서 발견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6일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제주 남방큰돌고래 ‘오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발견된 ‘오래’는 20여 마리 동료 돌고래들과 사냥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가 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래는 지난 2019년 6월 낚시줄 또는 폐그물에 꼬리가 걸리면서 살을 파고들어 꼬리가 잘려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핫핑크돌핀스는 “오래가 꼬리자루 부분을 하늘로 치켜세우면서 물 속으로 잠수하는 모습을 몇 차례 보였다. 이는 사냥하는 모습으로 동료들과 힘을 모아 생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래는 돌고래들의 유영과 사냥 등 모든 움직임에 있어 필수적인 꼬리지느러미가 완전히 탈각해 오랫동안 생존하기 어려워 보였다. 낚시줄이나 폐어구에 걸린 돌고래들이 얼마 생존하지 못하고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몇 차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 연구원들과 제주 바다 일대에서 오래를 찾아다니며 건강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래’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덧붙였다. 

핫핑크돌핀스는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 서식처인 제주 연안 일대에서 낚시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낚시줄과 바늘이 바다에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다며, 서식처 일대를 해양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낚시도구를 비롯한 폐어구는 방치됐을 경우 해양 동물에게 큰 위협이 된다. 버려진 그물이나 낚시줄에 걸린 해양동물이 죽어가고 있다”라며 “폐어구와 무분별한 낚시 문제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오래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선 제도적 보호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난개발과 해양오염, 잦은 선박운행 등 이유로 돌고래 서식처가 줄어드는 가운데, 해양쓰레기와 폐어구마저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을 위협하고 있다. 개체 수가 얼마 남지 않은 돌고래들이 연안에서 살아남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돌고래 보호구역 지정과 해양포유류보호법 제정 등 제도적 보호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제주도와 해양수산부는 제주 바다 남방큰돌고래 서식처 일대를 해양동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발견된 꼬리지느러미가 잘려나간 제주 남방큰돌고래 '오래'. 사진=핫핑크돌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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