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병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음악회’ 열려

지난 7일 제주대학교 병원 1층 로비에서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인 아버지를 위한 딸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사진제공=제주대병원.

말기 암 판정을 받은 아버지를 위한 딸의 특별한 피아노 연주회가 열려 제주사회 감동을 전하고 있다. 

독일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이은형(34) 씨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인 아버지 이창효(64) 씨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음악회’를 열었다. 

지난 7일 낮 12시 제주대병원 1층 로비에서 진행된 연주회는 은형 씨가 아버지를 위해 제주대병원에 요청하는 등 2주 전부터 손수 준비한 행사다. 

은형 씨를 돕기 위해 제주대병원 호스피스 병동 의료진과 사회복지사, 암 센터 직원들이 협력해 호스피스완화의료병동 소원 들어주기 돌봄 행사 일환으로 연주회를 마련했다. 행사 이름은 ‘제일 사랑하는 아빠를 위한 딸이 전하는 아름다운 연주’로 정해졌다.

올해 가을 결혼을 앞둔 은형 씨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시간에 아버지를 위한 작은 음악회를 열어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연주회를 준비했다. 

은형 씨는 30여 분 동안 베토벤의 ‘엘리제를 위하여’,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김동규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특별한 관객을 위한 아름다운 선율로 병원을 가득 채웠다.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관객이 모이지는 못했지만 병원 가득 울려퍼지는 선율은 환자와 보호자, 내원객, 병원 임직원 등 모두에게 지친 마음에 휴식과 여유를 주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제주대병원에 따르면 아버지 이창효 씨는 지난 2017년 제주대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아 오다가 올해 2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가 남은 삶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중이다.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사회복지사, 성직자, 자원봉사자 등 전문 완화의료 팀원이 모여 환자의 신체적 증상을 적극 조절하고 가족의 심리적 어려움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죽음이 아닌 남은 삶에 더욱 집중하고 살아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박철민 제주지역암센터 소장은 “이번 음악회는 인생의 마지막 시간을 살아가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과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환자와 가족에게 행복하고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한 세상 가장 아름다운 음악회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유일 보건복지부 지정 호스피스완화의료전문기관인 제주대병원은 말기 암 환자와 가족들이 삶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도록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일 제주대학교 병원 1층 로비에서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중인 아버지를 위한 딸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은 음악회'가 열렸다. 사진제공=제주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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