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63) sympathy 공감

sym·pa·thy [símpǝθi] n. 〖심리학〗 공감(共感)
공감, 갑제기 뒈는 게 아니우다
(공감, 갑자기 되는 게 아니다)

sympathy는 sym- ‘유사한’와 –pathy ‘감정(感情)’의 결합이다. 이 –pathy에서 나온 낱말로는 antipathy ‘반감(反感)’, empathy ‘감정이입(感情移入)’, telepathy ‘텔레파시’ 등이 있다. 공감은 흔히 머리로 이해하는 인지적(cognitive) 공감과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적(emotional) 공감으로 구분되기도 하는데,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이란 사전적 정의(definition)는 주로 감정적 공감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공감을 종종 '정서적 산소(emotional oxygen)'라고 한다. 공감이라는 정서적 산소가 충분해야만 상호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 타인의 기분(mood)을 읽어내고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감이 결핍(deficiency)되면 감정 전이(emotional transference)의 길(ways)이 막히면서 외로움(loneliness)이나 고립감(feeling of isolation) 혹은 소외감(sense of alienation)을 느끼게 된다. 공감은 마음의 공유이기 때문에 공감대(bond of sympathy)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감능력(empathy ability)이 클수록 타인의 마음을 쉽게 인지하고 이해하며 함께 잘 어울릴 수 있게 된다. 공감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상호 연결(inter-connection) 속에서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핵심적(critical) 열쇠인 것이다. 

뉴욕에 사는 에스포시토 부인은 자녀가 그녀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때 그것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을 자신의 중요한 일로 생각했다. 어느 날 저녁에도 에스포시토 부인은 아들 로버트와 함께 부엌에 앉아 있었다. 로버트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간단히 그녀와 의논하고 난 뒤 부인에게 말했다. “엄마, 난 엄마가 나를 무척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어요.” 에스포시토 부인은 그 말에 감동을 느끼며 말했다. “물론이지. 엄마는 너를 무척 사랑하고 있단다. 넌 그걸 의심했니?” 로버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에요. 엄마가 나를 정말 사랑해준다는 걸 알겠다는 뜻이에요. 왜냐하면 내가 엄마한테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엄마는 무슨 일을 하다가도 그 일을 멈추고 내 말을 먼저 들어주기 때문이에요.”

- 「카네기 인간관계론」 중에서 -

오늘날 온 인류가 동시다발적으로 겪고 있는 인종차별, 성차별, 세대차이 등도 본질적으로는 공감결핍의 문제다.  공감은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고 공감능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오늘날 온 인류가 동시다발적으로(simultaneously) 겪고 있는 인종차별(racism), 성차별(sexism), 세대차이(generation gap) 등도 본질적으로는 공감결핍의 문제이다. 이러한 공감결핍은 과거의 수직적(vertical) 사회에서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수직적 사회에서 수평적(horizontal) 사회로 바뀌는 지금과 같은 전환기(transition period)에서는 심각한(serious)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공감이란 개념 자체가 수평적 공감을 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핏 보면(at first glance) 소통의 결핍이나 부재(absence)로 일어나는 것 같은 많은 사회적 갈등(social conflicts)도 그 저변을 들여다보면 공감이나 공감능력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소통을 하지 않아서라기보다는, 소통을 한다고 해도 공감에 이르지 못하거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감능력이 없어서 빚어지는 갈등들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역시 공감능력의 결핍이다. “유머는 냉소(冷笑)가 아니라 공감에서 생긴다(Humor has its roots not in cynicism but in sympathy).”라는 말이 있다. 공감과 공감능력이 없으니 그런 유머가 없고, 그런 유머가 없으니 조그만 갈등도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심각한 갈등으로 번지는 것이다. 특히 조상 대대로(for generations) 척박한(barren) 문화적 풍토(cultural climate)에서 자라온 제주인들에게는 더더욱 이러한 공감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싶다. 공감이 갑자기 되는 것도 아니고 공감능력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기에 이에 대한 지속적인(continuous) 관심과 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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