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코로나대응위 9일 세미나...제주공동체 회복 위한 방안 논의

코로나19 발생 이후 제주 지역 엄마들의 자녀 폭력이 크게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가사노동 부담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제주공동체를 위해 복지 강화, 외국인에 대한 인식·개선 변화 등을 제언했다.

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위원장 강성민 의원)와 제주학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정책 세미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어떤 제주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인가?’가 9일 오후 1시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세미나 순서는 기조 강연과 주제 발표, 종합 토론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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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와 제주학연구센터가 공동 주최한 정책 세미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어떤 제주공동체를 만들어 갈 것인가?’가 9일 오후 1시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제공=제주도의회.

주제 발표자로 나선 손태주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7월 16일부터 8월 2일까지 제주도민 101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방식은 여론조사 전문 업체가 온라인으로 진행했으며 응답자 가운데 918명은 여성, 100명은 남성이다.

1018명 가운데 기혼자 585명이 응답한 내용 가운데는 ‘코로나 전과 비교한 자녀에 대한 폭력 발생 빈도 변화’ 문항도 있다. 그 결과, 14.7%가 폭력 발생이 늘어났다고 답했다.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3.9%에 불과했다. 네 배 이상 차이를 보인 셈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성별로 구분하면 여성은 폭력 빈도가 16.5% 증가하고 3.3% 감소했지만, 남성은 6% 증가하고 7% 감소하면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막내 자녀 연령이 7세 이하인 영유아인 경우 폭력 빈도가 16.8% 늘어났고, 초등학생도 13.3% 늘어났다. 중·고등학생은 3.8%에 불과하다. 폭력 빈도가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연령 별로 각각 2.4%, 7.9%, 1.9%로 나타났다.

종합하면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자녀에 대한 제주 엄마들의 폭력이 늘어났고, 나이가 어릴수록 증가폭은 더욱 커졌다.

손 연구위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가정 육아 비중이 커지면서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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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자로 나선 손태주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연구위원. ⓒ제주의소리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자녀 돌봄 방법’을 묻는 질문에 ‘직접 돌봄’은 코로나 이전 37.9%에서 44.8%로 증가했다. 어린이집·유치원, 학원 등 사설기관, 초등돌봄교실·지역아동센터, 부모·친인척 등 다른 방법은 수치는 상이하지만 모두 감소했다. 오히려 혼자 두고 출근한다는 응답은 2.1%에서 2.7%로 소폭 증가했다.

이 밖에 ▲가사노동 시간 7.6시간(이전 6.9시간) ▲여성 88.5%, 남성 81%가 걱정이나 두려움 증가 ▲배우자와의 관계 나빠졌다 18.9%(좋아졌다 9.8%) ▲부부폭력 발생 빈도 6.8% 증가(감소 4.3%) ▲출산에 대해 부정적으로 변했다 40.4% ▲결혼에 대한 의식 감소했다 21% 등 코로나19로 인해 여러 면에서 가정 내 갈등 요소가 높아진 모습이다. 

가사노동 분담은 코로나 전후 모두 ‘여성이 더 많다’는 응답이 70%대로 압도적이었으나, 남성이 더 많아졌다는 응답도 코로나 전 2.5%에서 4.8% 조금 늘어나기도 했다. 

손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과제로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마을돌봄' 시스템을 제안했다.

손 연구위원은 “마을 단위 복지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노인, 장애인, 취약 계층을 위한 돌봄 시스템 역시 작동해야 한다. 동일 생활권 내 지역사회 중심의 자원 봉사 인력풀을 구성하고 관리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기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은 누구인지, 재난과 교차해 불평등을 야기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판단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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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포스트코로나대응특별위원회 강성민 위원장. 제공=제주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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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제주도의회.

기조강연자 고승한 제주연구원 석좌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대 공동체 문화 복원을 위한 방법으로 ▲사회적 경제 확산 ▲소득, 주거, 건강, 문화 등 복지 지원 강화 ▲돌봄, 가사노동, 육아 등 지원 강화 ▲청년 시민 리더십 양성 ▲기초자치단체 부활 ▲사회협약위원회 기능 강화 ▲성별, 연령, 이념, 종교, 인종, 지역, 국가 등에 대한 차별 금지 ▲마을 만들기 사업의 공익성 우선 ▲제주 공동체 문화 현상에 대한 다양한 조사·연구 수행 등을 권고했다.

주제발표자 황석규 제주다문화교육복지연구원장은 ‘역지사지’의 자세로 제주 지역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자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냉정하게 지금 제주 농업은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유지할 수가 없을 정도다. 도민 분들에게 솔직히 물어보고 싶다. 최저시급 받는 일자리는 가고 싶지 않을 것 아니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외국인 숙련노동자의 고용 지속을 위한 고용허가제 도입, 외국인근로자고용센터 같은 중간 전달 체계 강화, 가족동반불허제도 폐지, 의식주 등 외국인근로자 복지 대책 마련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후 종합 토론에서는 한영진 제주도의원, 민주홍 제주대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 염미경 제주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정이은숙 제주여민회 정책위원장, 한용길 제주외국인평화공동체 대표 등이 참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는 제주공동체 위한 대책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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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토론 모습.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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