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사업 줄었지만 불용액 늘어...국가예산 최고 집행률-최저 불용액과 대조적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예산을 집중 투입하면서 역대급 최고 집행률과 최저 불용률을 기록한 반면 제주는 반대 성적표를 내밀어 대조를 이루고 있다.  

12일 제주도가 공개한 ‘2020 회계연도 세입·세출 및 재무 결산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입은 6조6892억원, 세출은 5조9060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은 7832억원에 달한다.

총 세입은 2019년과 비교해 4002억원(6.4%)이 늘었다. 일반회계는 예산대비 990억원이 초과한 5조7422억원을 징수했다. 특별회계는 예산대비 103억원이 감소한 9470억원이 세입됐다.

지방세는 코로나19에 따른 레저세 감소와 부동산 거래 위축에도 불구하고 823억원이 늘어난 1조601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드림타워 준공에 따른 취득세 700여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눈에 띄는 부분은 상대적으로 낮은 집행률과 높은 잉여금이다. 총 예산현액 6조6006억원 대비 세출결산액은 5조9060억원이다. 집행률은 89.5%로 전년도 90.05%를 밑돌았다.

예산현액에서 세출결산액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7832억원이다. 이중 이월사업비만 4203억원에 달한다. 보조금 실제 반납금 645억원까지 제외하면 순세계잉여금은 2975억원이다.

같은 기간 정부의 국가예산 집행률은 2007년 이후 최고인 98.1%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보다 10% 가량 높은 수치다. 불용률도 역대 최저인 1.4%를 달성했다.

제주는 이월사업비와 보조금 반납금을 제외한 집행잔액이 일반회계만 1348억원이다. 특별회계 865억원, 기금을 합친 금액은 3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는 전체 예산대비 4.4% 수준이다.

제주도는 보건 분야에서 전년 대비 33.4% 증가한 952억원을 지출하는 등 코로나19에 대응한 지출 예산을 늘렸지만 각종 사업 집행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입장이다.

반면 2020년도 회계기준 이월사업은 527건으로 전년도 576건과 비교해 오히려 줄었다. 이월된 사업건수는 감소했지만 이월사업비는 3644억원에서 4336억원으로 늘었다.

일반회계 기준 불용액 규모는 사회복지 분야가 21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림해양수산 170억원, 환경 156억원, 일반공공행정 140억원, 교통물류 127억원, 문화관광 125억원 순이다.

예산을 쓰지 못해 이월액과 불용액이 늘어난 반면 채무현재액은 735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22억원 증가했다. 

이는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공원, 도로)의 토지보상과 정비 사업을 위한 지방채 발행 2638억원의 영향이 컸다.

제주도는 2021년도 예산안 편성에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 토지 보상에 1700억원, 중장기 재정투자사업과 재해예방·복구사업 1525억원 등에 지방채 발행을 3225억원을 계획하고 있다.

전체 자산은 전년보다 1조1027억원이 증가한 25조4076억원이다. 이중 부채는 2859억원 늘어난 1조3329억원이다. 부채 증가율은 27.3%로 자산 증가율 4.5%를 크게 앞서고 있다.

제주도는 “코로나19로 각종 행사 등이 취소되는 등 재정집행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어려운 지역경제 상황을 고려해 공공재정 집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결산서는 이달 말까지 결산검사위원회 결산 검사를 거쳐 5월31일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결산안 의회 승인 심사는 6월15일부터 열리는 제1차 정례회에서 다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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