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스물 다섯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김종인의 별

요즘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는 '별(星)'이다. 별을 달군 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율이 치솟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별의 순간을 잡은 것 같다"고 극찬한 이후 김 위원장의 '별 세례'를 받으려는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오래 전부터 별을 '대권을 잡을 기회'에 빗대 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는 "2011년 별의 순간을 놓쳤다"고 평가했고, 2007년 대선에서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에게는 "별의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면 역사 흐름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서야 이름 앞에 별을 달아 주는 게 김 위원장의 원칙인 셈이다. 

더 크고 밝게 빛나는 건 태양과 달인데, 김 위원장은 왜 별을 애용할까. 스스로 빛을 내 사람들을 매혹하는 별(Star) 같은 존재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구별되다', '도드라지다'는 뜻의 별(別)을 가리킬 수도 있다. 독일 뮨스터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김종인, 별의 순간(Sternstunde)이 '운명의 순간'이란 의미로 사용되는 것에도 주목해야 한다.

독일어 stern ‘별’과 stunde ‘시간·순간’이 합쳐진 Sternstunde ‘별의 순간’은 ‘운명적 시간’, ‘결정적 순간’을 뜻한다. 별의 순간이란 정치인에게 대권(Presidency) 고지가 보이면서 그 출마(Running for) 여부를 결심해야만 하는 기회(Opportunity)를 말하며, 그런 기회는 정치인의 정치 인생에서 한번 찾아올 수 있는 기회이고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주어지는 기회라는 걸 은유적(隱喩的)으로 표현하고 있다. 

별을 두고 '별의별' 추측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최근 사석에서 그 의미를 풀어놨다고 한다. 한 측근이 30일 한국일보에 전한 김 위원장의 설명. "별은 하늘에 떠 있고, 그 별을 잡으려고 사람들이 애를 쓰지 않나. 그런데 별을 잡을 기회는 인생에 한 번밖엔 안 와. 그 사람이 뭘 지향하느냐에 따라 평생 기회를 만나지 못하기도 하지“, "김종인은 왜 윤석열 향해 해도 달도 아닌 별이라고 말했나?” 

그는 8일 서울·부산시장을 승리로 이끌고 자리를 내려놓았다. 제주에서 일주일간 쉬면서 별을 찾을 것이다.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의 별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스페이스(SpaceX)가 지구 전체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0년 중반까지 1만2000개의 통신위성으로 구성된 우주 인터넷 망을 구축하는 사업 Starlink project. 스마트폰의 기지국이 필요 없다는 것.

일론 머스크가 2015년 공개한 안에 따르면 스페이스X사는 수천 개 인공위성을 우주에 띄워 인터넷 서비스가 닿지 않는 지역에도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위성 인터넷은 1100~1300㎞ 궤도를 도는 광대역 인터넷 위성 4425기와 그보다 낮은 저궤도를 도는 위성 7500기 등 최대 1만1925기로 구성된다. 이렇게 되면 세계 어디서나 초당 1기가비트(Gbps) 속도로 접속할 수 있다.

2019년 10월에는 기존계획에 3만기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미 연방통신위원회에 허가를 요청했다.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스페이스X는 총 4만2000기의 인공위성을 운영하게 되는데, 이는 2019년 11월 현재 지구궤도에 있는 인공위성 개수이 약 5000기의 8배에 해당하는 것이다. 위성으로 세계 인터넷을 구축하는 계획은 스페이스X만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원웹과 텔레샛, 스페이스 노르웨이가 낸 사업 신청을 이미 승인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가정뿐 아니라 자동차와 항공기·선박에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북미를 넘어 유럽과 아시아로 뻗어 나가는 스타링크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지난 5일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자동차와 트럭·선박·항공기에도 스타링크 인터넷 단말기를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데이비드 골드먼 스페이스X 위성정책국장은 “사용자가 더는 ‘이동 중 인터넷 연결'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며 “FCC가 이를 승인하면 공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트윗으로 보도 내용을 인정했다. 다만 “신호를 받는 단말기가 너무 크기 때문에 테슬라의 일반 차량에 스타링크를 연결할 수 없다”며 “항공기와 선박, 대형 트럭, 레저용 차량(RV)에만 연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공=제주도청.
룡(龍)의 땅 별은 별똥별이 될 것인가? 아니면 붙박이별이 될 것인가? 

룡(龍)의 ‘땅 별’

밤 비행기에서 비행장을 보면 반짝이는 ‘땅 별’. 제주에서는 땅 별을 놓고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 룡(龍)은 하늘로 올라가야하는데 반대로 땅 별을 붙잡으려고 4.3추념식 때 제주에 온 대통령에게 2공항 흑묘백묘(黑猫白猫,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론(?) 건의. 땅 별을 잘못발음하면 ‘똥 별’이다.

룡(龍)의 땅 별은 별똥별이 될 것인가? 아니면 붙박이별이 될 것인가? 제주4.3 이후 최대의 혼돈이다. 김종인의 대권 별, 테슬라의 우주 별, 제주에선 땅 별 전쟁(?)으로 세월이 다 간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