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64) enjoy 즐기다

en·joy [endʒɔ́i] v. 즐기다
기쁨을 멩근다는 것
(기쁨을 만든다는 것)

enjoy는 en- ‘만들다(=to make)’와 joy ‘기쁨’의 결합이다. 이 joy에서 나온 낱말로는 enjoyment ‘기쁨’, joyful ‘기쁜’, rejoice ‘기뻐하다’ 등이 있다. enjoy의 어원적 의미는 말 그대로 ‘기쁨을 만들다’이다. 기쁨이나 즐거움은 대개 수동적으로(passively)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와는 반대로 능동적으로(actively) 만들어가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salience)하고 있다.

군에서 제대한(discharged) 나는 군복차림으로(in military uniform) 친구들과 함께 기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식당차(dining car)에 들렀고, 친구들과 마시려 청량음료(soft drink) 몇 잔을 사서 양손에 들고(hold in both hands)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데 내가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한 친구가 느닷없이(suddenly) 일어나는 바람에 통로(aisle)를 지나가던 어떤 노부인의 옷에 음료수를 쏟고 말았다. 당황한(embarrassed) 나는 아무 말도 못하다가 겨우 더듬거리며 사과했다. “아이고, 이걸 어쩌죠, 정말 죄송합니다.” 그러자 그 부인은 온화한 웃음을 지으며(putting on a gentle smile) 말했다. “군인 양반, 신경 쓰지 말아요(Don’t worry over such a trifle). 음료수 값은 내가 낼게요(pay for it).”

- 프랭크 미할릭의 「느낌이 있는 이야기」 중에서 -

짜증이 나는(get irritated) 순간에 짜증을 내는 건 일견(at a glance) 당연해 보이지만(seems to be natural), 그것은 행동(行動:action)이 아니라 반응(反應:reaction)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주어지는 자극(stimulus)에 지배를 당하게 되면 반응을 하게 되지만, 주어지는 자극을 다스리게 되면 그런 반응을 넘어서서 행동을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기쁨을 맞이하다’는 반응의 차원이고 ‘기쁨을 만들다’는 행동의 차원인 셈이다. “내가 나를 이끌어가지 못하면 스스로 주위환경(surrounding environment)의 노예(slave)가 되어버린다.”라는 말이 있다. 자기가 자기 삶의 주인(master of his life)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만이 항상 본능적(instinctive) 반응을 넘어서면서, 부정적인(negative) 감정도 긍정적인(positive) 감정으로 만드는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즐거운 감정이든 불쾌한 감정이든, 감정이 뇌에서 발화하여 혈류를 통과하여 소멸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0~90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부정적 감정과 마주할 때면 모든 감정은 금방 지나간다는 사실을 떠올려보자.<br>
하지만 사는 게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는 주인임을 잊어선 안 된다. 우울해지기 쉬운 때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사소한 반응 하나만이라도 행동으로 바꾸어보려는 시도를 스스로 먼저 해보는 게 어떻겠는가.

코로나 4차 대유행(widely spreading)의 분위기가 감도는 요즘엔 더더욱 사람들의 밝은 표정(cheerful look) 보기가 어렵다. 코로나 경기 침체(economic recession)가 장기화(extend over a long period of time)되면서 삶이 팍팍(dry and tough)해지다 보니 웃을 일도 기뻐할 일도 점점 없어져 가는 것이리라. 하지만 사는 게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삶을 만들어가는 주인임을 잊어선 안 된다. 세상을 탓하면서(blaming the world) 우울해지기 쉬운 때이지만, 이럴 때일수록(in times like this) 사소한(trivial) 반응 하나만이라도 행동으로 바꾸어보려는 시도(attempt)를 스스로(of your own accord) 먼저 해보는 게 어떻겠는가. 기쁨이든 사랑이든 먼저 만들어서 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이 누릴 수 있을 것이기에.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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