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질문] 성산읍 간담회 '갈등위 찬성의견' 발언, 국토부-원희룡 진실 공방

지난달 31일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에서 열린 성산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지난달 31일 서귀포시 성산읍사무소에서 열린 성산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의소리

[기사보강-4월23일 15:00]서귀포시 성산읍 주민과의 간담회 중 제2공항 관련 돌발발언으로 진위 논란을 일으킨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뒤늦은 해명에 나섰지만, 국토부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정면 반박해 진실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제주의소리]가 지난 4월1일 '국토부 갈등관리위원회' 개최 여부를 지적한 (관련기사- “국토부 갈등위가 정상추진?”...원희룡 제2공항 돌발 발언 진위 논란) 보도의 국토부 해명에 대해 "국토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3일 속개된 제394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 중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의 질문에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강 의원은 "지난달 성산읍 주민간담회에서 '(국토부 갈등관리위원회가)제주 제2공항 정상추진에 대한 의견을 냈다'고 했는데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원 지사는 곧바로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왕 질문했으니 답변드린다. (당시 위원회는) 국토부 관리 소관에 서울 소재 사무소 건물에서 열렸다. 전체 위원회는 아니고 공항 관련 자문위원들이 긴급하게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강 의원이 "공식적으로 열린게 맞느냐"고 되묻자 원 지사는 "비공개로 열렸다. 회의록도 남기지 않은 회의였다. 다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국토부가 그 부분을 부인하고 있는데, 큰일 날 얘기다. 국토부가 거짓말하면 안된다"고 작심 발언했다.

이 논란은 원 지사가 지난 3월 31일 성산읍 지역 자생단체장 등이 참석한 간담회 자리에서 "지난주 국토부 갈등관리위원회 압도적인 다수가 제2공항 여론조사는 참고용일 뿐이라는 의견을 제출했다"는 취지의 돌발발언을 하면서 촉발됐다.

이는 곧 진위 여부에 불을 지폈다. 원 지사의 발언과는 달리 국토부가 해당 위원회를 개최한 적이 없다고 적극 해명하면서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갈등관리심의위원회가 열린 적이 없다. 굳이 거슬러 올라간다면 올해 초 갈등관리종합계획에 대한 이상이 없는지 심의를 한 것이 전부였다"고 원 지사가 발언한 국토부 갈등관리위 회의 개최 자체를 부인했다.

원 지사가 '지난주' 열렸다는 위원회의 최근 개최 일정은 석 달 전이 마지막이었다는 해명이었다. 이 자리에서도 국토부의 전반적인 갈등 현안에 대해 점검했을 뿐 제2공항에 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주고받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국토부의 해명과 달리 원 지사가 다시 "국토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 전면 대치하면서 진실공방으로 치닫게 됐다. 

원 지사의 발언에 국토부도 화들짝 놀랐다. 국토부 제2공항 담당 관계자는 "제2공항 관련한 사안 자체를 갈등관리위원회 소관으로 보내지를 않았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전문가 자문을 몇 차례 들은적은 있다. 원래 통상적으로 갖는 자리인데 이를 오해했을 가능성은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국토부 갈등관리 담당 부서 관계자도 "갈등관리위원회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지만, 저희 쪽에서 제주도 공항과 관련해 전혀 논의된 적이 없다. 공항 관련 분과 자체가 없다"며 "지사가 갈등관리심의위원회의 명칭을 혼동했을 수는 있지만, 위원회가 소집돼 의견을 구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진실공방에도 불구하고, 도민사회가 첨예하게 찬반으로 나뉘어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제2공항 문제를 두고 원 지사가 '제2공항 강행' 의견에만 유리하게 적용한 발언이라는 점은 여전히 논란을 해소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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