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86) 초피나무(Zanthoxylum piperitum [L.] DC.) -운향과-

봄이 되면서 제주 곶자왈이나 숲 속에는 많은 나무들의 꽃이 피어나는데, 이번 주에는 초피나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초피나무는 비슷한 산초나무의 향보다 강한 것도 특징인데 초피나무는 고사리철인 4월경부터 꽃이 피어나지만 산초나무는 여름인 7월경에 꽃이 피어납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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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초피나무를 만나면 늘 여름에 먹는 자리물회가 생각나곤 합니다. 자리물회는 자리돔의 비릿한 냄새를 없애기 위한 향신료로 이 초피나무의 열매나 말린 잎을 넣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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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나 후궁 등 ‘왕의 여자’들이 거처하는 방을 초피나무 방이란 뜻으로 초방(椒房)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초방은 초피가루를 벽에다 발라 향기로움으로 방 안의 분위기를 띄우고 불쾌한 냄새를 없애주었다고 하는데, 초피나무의 향이 얼마나 강한지 알려주는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우리 나무의 세계 1권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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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나무의 수꽃차례. ⓒ제주의소리

초피나무는 암수딴그루인데 황록색의 꽃을 피우며 새가지 끝에서 꽃잎이 없이 피어납니다. 수꽃의 수술은 4~8개인데 반하여 암꽃의 암술은 2~3개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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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나무의 암꽃차례. ⓒ제주의소리

초피나무의 암꽃을 만나 접사를 해 보았습니다. 가지를 보니 황갈색의 누운 털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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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피나무의 꽃은 4~5월에 연한 황색으로 개화하여 9월에 붉은색 열매로 익어서 검은 종자로 익어 갑니다. 산초나무와 다른 점은 가시가 마주 달리는 것이 다르며, 잎에 방향성 기름샘이 있어 강한 향기가 있는데 산초나무보다 그 향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의 비교표입니다.

산초나무 : 가시가 어긋나게 달림. 꽃잎이 있다.
초피나무 : 가시가 마주 달림.  꽃잎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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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무와 초피나무의 비교표. ⓒ제주의소리

이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외에도 운향과의 비슷한 나무들이 있습니다. 운향과의 왕초피와 개산초가 그것인데 왕초피는 말 그대로 초피나무보다 크고 가시도 큰 것이 특징이며 개산초는 잎자루에 날개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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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피 Zanthoxylum simulans Hance.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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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산초 Zanthoxylum planispinum Siebold & Zucc. ⓒ제주의소리

가문의 융성을 바라던 옛사람들은 초피나무의 씨앗처럼 많은 자식을 갖길 원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피나무 열매는 바로 다산(多産)의 상징성을 가진 나무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무의 세계 1권 -박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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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도 첫 출생률 1명 붕괴 조짐마저 보이며 초저출생 위기에 놓였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습니다. 다산(多産)의 상징성을 가진 초피나무를 담으면서, 최근 저출산 문제가 정책적으로 해결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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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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