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15개 시민-환경단체, 지구의날 맞아 '제주환경선언' 선포

24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제주환경선언 선포'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24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제주환경선언 선포' 기자회견. ⓒ제주의소리

"제주가 더 파헤치고 더 무너진다면, 제주는 스스로 회복할 수 없습니다!"

비자림로 확장공사부터 제주 제2공항, 강정 해군기지 진입도로, 선흘2리 동물테마파크, 송악산 난개발까지. 연일 끊이지 않는 제주지역 곳곳의 개발 이슈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환경선언'이 선포됐다.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을 비롯한 도내 15개 시민사회단체·환경단체 등은 24일 오후 2시 비자림로 확장공사 예정지에서 '제주환경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날 행사는 51번째 지구의날을 맞아 제주의 난개발을 막아서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특히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최근 비자림로 확장공사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이에 반대하는 의지를 다지는 자리로 이뤄졌다.

볍씨학교 제주학사, 곶자왈작은학교, 동백작은학교, 김수열 시인 등의 문화공연에 이어 주요 단체 7인이 참여한 제주환경선언이 선포됐다.

24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제주환경선언 선포' 기자회견. 사진=혼디자왈

이들 단체는 "제주의 하늘과 땅과 바다의 온갖 것들이 우리 모두의 삶을 지탱해주고 있다. 제주의 자연은 우리를 비롯한 모든 생명체의 원천으로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제주의 하늘과 바다, 마실 물은 오염됐으며 녹지는 점점 황폐해지고 있다. 제주 자연은 평형을 상실했고,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의 생존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어떠한 행위라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제주 자연 보전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제주의 자연경관과 문화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연 자원은 인류를 위해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주를 사랑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일은 국가나 공공단체를 비롯한 모든 도민의 의무이자 책임임을 깨달아야 한다"며 "제주의 땅, 바다, 공기 자연을 오염시키는 행위에 대한 무거운 책임이 따르도록 하며, 파괴된 자연은 즉시 복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는 생명평화의 섬 실현을 위해 제주 군사화를 심화시키는 군 기지 건설 및 국가사업을 제도적으로 규제하고, 건설을 반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주 지역사회 및 도민 모두가 생활 주변부터 살리고, 제주를 푸르고 아릅답게 가꿔 나가야 한다"며 도민사회의 동조를 요청했다.

24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제주환경선언 선포' 기자회견. 사진=혼디자왈
24일 비자림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열린 '제주환경선언 선포' 기자회견. 사진=혼디자왈

참석자들은 환경선언 직후 묘목을 나눠주고, 천미천 생태를 탐방하는 일정을 이어갔다. 

한편, 환경선언에는 가나다 순으로 강정천을지키는사람들, 강정평화네트워크, 동쪽소식 곱을락, 비자림로를지키기위해뭐라도하려는시민모임, (사)곶자왈사람들, 서귀포시도시우회도로녹지공원화바라는사람들, 선흘2리동물테마파크반대대책위원회, 성산환경을지키는사람들, 송악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송악산을사랑하는사람들, 시민정치연대제주가치, 제주녹색당,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환경운동연합, 한살림제주사람들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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