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손유원 예정자, 원 지사와 함께 정당활동 이력 “중립성 보장되겠나?”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회 예정자를 상대로 인사청문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회 예정자를 상대로 인사청문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장 예정자에 대한 제주도의회의 인사청문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예정자의 '정치적 중립성'이 도마에 올랐다. 손 예정자가 선출직 제주도의회 의원 출신일뿐더러, 의원 시절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같은 당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27일 손유원 예정자를 상대로 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손 예정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신뢰받는 감사, 청렴제주 완성이라는 비전 하에 독립성, 전문성,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감사 추진 △효율적 감사 체계 마련 △적극 행정 환경 조성 △공직사회 투명성·공정성 향상 △민원처리 만족도 향상 등을 약속했다.

특히 "독립성, 중립성 침해를 훼손하는 어떤 외부 압력이나 간섭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감사위원장 내정 직후 세간에서 회자된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실제 의원들의 질문도 이와 같은 의구심에 초점이 맞춰졌다.

손 예정자는 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으로 제9대 제주도의회에 입성해 내리 재선을 지냈다. 제10대 의회에서는 부의장을 맡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원희룡 지사와 같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

정의당 고은실 의원(비례대표)은 "예정자 지명 후 정치적 중립성이 유지될거냐는 도민사회의 관심이 많다. 원 지사와 정치적 동지라고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고, 손 예정자는 "일부 그런 시각이 있다고 알고 있지만, 현재는 정치적 동지 관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손 예정자는 "다만 도의원 당시 같은 당 소속인 관계로 그런 인연이 있는 것은 맞지만, 3년 전부터 지사와 개인적인 만남과 연락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고 의원은 "그럼에도 정치적 중립이 유지될거냐는 의문이 있다. 동지적 관계가 아니었으면 감사위원장에 지명됐겠나"라고 거듭 되물었고 손 예정자는 "그런 시각이 많다는건 이해되지만, 제 문제가 아니라 자꾸 정치적 중립을 의심한다면 솔직히 원 지사에게 누가 될까봐 죄송할 따름이다. 전혀 그런 관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회 예정자를 상대로 인사청문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2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손유원 제주도 감사위원회 예정자.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고현수 의원(비례대표)도 "정치 활동에 대한 질의가 있었는데, 덧붙여서 팩트 확인이 필요하다. 예정자가 2017년도에 바른정당 창당 당시에 새누리당 탈당하면서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원 지사와 활동 같이 한 것은 맞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고 의원은 "손 예정자는 2017년 3월 바른정당 제주도당 개소식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한 의원들과 함께 원희룡 지사가 재집권해야한다는 구호를 외쳤다"며 "지난해 총선 때도 미래통합당 선거구별 대책본부에 이름을 올리고 총선 후보 당선을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손 예정자는 "2017년 바른정당 개소식 당시에는 제가 한 말이 아니고, (원희룡 지사 재집권) 구호가 있었다는 기억은 없다"며 "저는 이미 당시에 도의원을 안하겠다는 결심이 서 있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총선 당시 선거운동 본부에 명단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제 허락도 받지 않고 물어보지도 않은 채 그대로 올려놓은 것"이라며 "따질까 하다가 제 성격이 그렇지는 않았을 뿐, 선거사무실이 어디인지도 몰랐다"고 항변했다.

고 의원은 "도민들은 원 지사와 같은 정당에 있었고, 서로간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감사위원장 역할 충실히 할 수 있을까 하는 합리적 의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고, 손 예정자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지난 3년간 정치와 전혀 관련 없이 살아오면서 원 지사와 지금까지 전화 한 번, 만나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특별자치도가 출범한 2006년부터 설립·운영된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위원장은 제6기를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역대 감사위원장 중 정당에 소속돼 있거나 정치활동을 한 이력을 지닌 인사는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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