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의 중심, 제주의 관문 ‘용담 도시재생’] ② 용담중앙공원 개편

1974년 5월 13일, 도시계획 면적을 확대하는 골자의 새로운 제주시 도시계획정비안이 결정 고시된다. 정비안 내용에는 용두암 일대를 ‘용담공원 계획지구’로 포함시키는 계획도 속해 있다. 9만8000㎡ 공원 면적을 15만㎡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47년 전 이 계획은 과연 현실에서 이뤄졌을까. 용두암은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가 됐지만, 나머지 용담공원 부지 상당수는 원래 목적인 공원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 반대로 효율적인 개발도 되지 않은 채 반세기 가까이 방치되다 시피 했다.

용담공원 계획지구 계획이 담긴 1974년 건설부 고시. 출처=국토교통부 도시계획정보서비스. ⓒ제주의소리
용담공원 계획지구 계획이 담긴 1974년 건설부 고시. 출처=국토교통부 도시계획정보서비스. ⓒ제주의소리

공원 계획지구에 속한 ‘용담중앙공원’ 역시 마찬가지로, 전체 가운데 일부만 관리되는 상황이다. 이런 용담중앙공원이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을 통해 건강, 휴식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좁은 입구에서 펼쳐지는 모양이 흡사 오카리나를 닮은 용담중앙공원은 용연계곡 상류 입구 방향에서 출발해 직선으로 관통하거나 한 바퀴를 돌아오는 구조를 띄고 있다.

규모는 용담1동 373번지 일원 2만8543㎡이다. 노형동 방일리공원(탐라도서관 포럼 3만9604㎡), 제주시 연동 삼무공원(2만2800㎡), 이도2동 수운근린공원(1만4471㎡) 등과 비교하면 면적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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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중앙공원 입구.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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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중앙공원 입구에 설치된 체육 시설. ⓒ제주의소리
용담중앙공원(붉은 색) 지적 편집도 모습. 제공=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용담중앙공원은 용연계곡의 수려한 경치를 끼고 운동기구와 화장실을 갖추고 있어 용담동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까지 찾는 숨은 명소지만, 절반을 훌쩍 넘는 면적이 오랫동안 방치돼 있다.

1974년 5월 13일, 용담공원 계획지구에 포함됐지만 그동안 제대로 된 조성이 이뤄지지 않았다. 지금은 입구 부근만 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갖춰진 상태이며, 나머지 땅은 농작물을 심거나 제약 없이 식물이 자라고 있다. 2010년 용담1동, 용담1동주민자치위원회에서 시(詩)를 새긴 비석을 설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무성하게 자란 수풀이 비석을 가리고 있다. 

용담1동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안에는 2만8543㎡ 용담중앙공원을 시민들이 지금보다 더욱 애용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구상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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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활용 용담중앙공원에 설치된 경작 금지 안내문.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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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자연스러운 산책길로 변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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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일부 지역은 경작지로 활용되고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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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체육 시설을 갖춘 공원 모습이지만 오른쪽은 방치된 공원 모습이다. ⓒ제주의소리

정부가 정한 ‘생활 SOC 국가적 최저 기준’에 따르면 휴식 공간으로서 1인당 공원 면적은 9㎡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용담1동은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태다. 소공원·어린이공원·근린공원 모두 용담1동 안에 마련돼 있지 않다. 용담중앙공원을 개편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시재생 방향은 새로운 용담중앙공원을 ‘휴게, 편의, 운동, 놀이, 문화시설’ 등을 소화하는 복합 생태문화형 공원시설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용연계곡과 바다 경관을 십분 활용한 ‘하늘전망길’과 문화 시설이 부족한 용담1동 여건을 고려한 잔디광장, 어린이 놀이 시설 등을 핵심으로 추진한다. 

하늘 전망길(Skywalk)은 일정 높이로 올라가서 거니는 시설이다. 입구에서 용연계곡 방향을 따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위아래 모두 산책이 가능하게끔 조성한다. 공원 풍경, 용연계곡, 바다, 주변 원도심까지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제주에 없던 새로운 명소로 주목받을 만 하다.

용담중앙공원 개편 모형도. 공원 안에 붉은 색 길이 바로 하늘 전망길이다. 제공=용담1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 활동이 가능한 잔디 광장, 용담1동에 가장 부족했던 어린이 놀이 시설도 갖춘다. 테마 정원, 용천수를 활용한 물길 등도 계획하고 있어 용담1동의 가치와 주민 만족도를 몇 배 높여줄 용담중앙공원을 기대하게 만든다.

여기에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에 함께 포함된 부러리마을과 공원을 잇는 보행교까지 더한다면 용담중앙공원에 대한 접근성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비록 오랜 시간 관심에서 멀어져 방치돼 왔지만, 용담동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위로해준 용담중앙공원. 이제 주민들의 더 큰 사랑을 받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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