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스물 일곱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며칠 전, 전주 도서관에서 나무 박사 친구가 하는 말, “제주 국회의원 몇 명인가?” 나는 무심코 “3명” 대답했더니, 네 명이란다. 왜냐고 했더니, TV를 보고 다니라고 핀잔이다. 그의 말인즉, ‘미스트롯’ 우승자 양지은이 제주 이름을 빛냈으니 국회의원 네 번째 아닌가 반문했다. 그렇다. 날라리(?) 국회의원들이 지역 신문에 공치사를 하는 것을 보면서다.

미스트롯2 최종 우승을 차지한 양지은. 출처=유튜브 갈무리.

양지은을 보도한 TV조선과 광주매일 등 3월5일자 기사를 소개한다. 양지은(31) 전남대 국악학과를 나온 한림 출신 '미스트롯2' 진. 대한민국 판 뒤집은 제2대 眞 신대릴라 등극! 국악인 출신 양지은이 '미스트롯2' 대망의 진을 차지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장장 12주 동안 안방 극장 채널을 고정시키며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미스트롯2’는 여왕 양지은을 탄생시키며 화려하고 감동적인 피날레를 맺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양지은은 ‘미스트롯2’ 경연 내내 든든하게 곁을 지켜준 동료들을 위한 곡 강진의 ‘붓’을 택해 열창했고, 이를 들은 레인보우 멤버들을 비롯해 대기실의 멤버들 모두 눈물을 쏟아내는 감동적인 모습으로 짙은 여운을 전달했다. 글로벌 트롯 여제가 되겠다는 각오로 태극문양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홍지윤은 노래를 향한 간절한 마음을 담은 김태곤의 ‘망부석’을 혼신의 힘으로 열창한 후 끝내 눈물을 터트려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마침내 지난 1라운드 총점 결과에 2라운드 마스터 총점과 실시간 문자 투표 점수가 반영된 최종 순위가 발표됐고, 미스트롯2 진·선·미를 양지은, 홍지윤, 김다현이 나란히 차지해 격한 환호를 불렀다. 그리고 김태연-김의영-별사랑-은가은이 각각 4, 5, 6, 7위를 기록하며 서로를 다독이고 감격을 나눴다. 

지난 ‘미스터트롯’ 진인 임영웅에게 왕관을 전달받으며 영예의 글로벌 트롯 여제 자리에 오른 양지은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몇 등이 되던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동료들 모두 함께 고생했고 7명 모두 잘 하는 친구들이라 축하해주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울먹인 뒤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시청자 여러분의 사랑 덕이라고 생각한다. 진에 걸맞은 좋은 가수가 되어 위로 드릴 수 있는, 감동을 드릴 수 있는 좋은 노래 많이 들려드리겠다”는 진심 가득한 소감을 전했다. 

진(眞)에 오른 양지은 1989년생 제주시 출신으로 10대 시절 판소리에 입문해 전남대 국악과에 수석 입학했다. 제주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흥보가 예능 보유자 김순자 선생 1호 이수자다.

아버지(양보윤 전 북제주군의회 의장)에게 신장을 이식해준 효녀, 역전에 역전한 양지은, 겨울바람과 추위를 이겨내고 이른 봄 꽃피우는 하얀 수선화 한 송이였다. 노래는 깨끗한 화산암반수 같이 담백했다. 제주인의 승리다. ‘제주댁 양지은’을 네 번째 명예 국회의원에 추대한다든지 아니면 2021년 제주를 빛낸 사람’으로 추천되길 바란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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