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슬기로운 어린이날 보내기' 고심, 정보 공유

지난해 5월5일 제주시내 한 놀이터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이 집 앞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지난해 5월5일 제주시내 한 놀이터 모습. 코로나19 사태로 아이들이 집 앞 놀이터에서 놀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인해 제주 어린이날 풍경도 바뀌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 대신 사람들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외 활동을 하거나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오는 5일은 제99회 어린이날이다. 예년이라면 도내 곳곳에서 어린이날을 기념한 각종 행사가 예정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작년처럼 행사 대부분 취소됐다. 

매년 어린이날에 맞춰 직업체험과 생태놀이터, 마술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 제주경마공원도 작년에 이어 올해 행사도 전면 취소했다. 

경마공원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현재 일반인 출입 자체가 금지된 상황이다. 

교육당국과 양 행정시가 열던 어린이날 관련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다. 

제주도교육청과 제주·서귀포시교육지원청이 열던 ‘행복 어린이대축제’ 등이 취소됐으며, 제주시의 ‘HAPPY 아이사랑 대축제행사’, 서귀포시 ‘HAPPY! 아이사랑 큰잔치’ 역시 취소됐다. 

이 때문인지 각종 커뮤니티에는 '슬기로운 어린이날 보내기'를 공유하는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린이날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해 추천을 받던가, 집에서 무엇을 하면 좋을지 등에 대해 서로간 의견을 나누는 글이 상당수다. 

제주 부모들이 모인 커뮤니티 갈무리.
제주 부모들이 모인 커뮤니티 갈무리.

각종 어린이날 행사가 취소되면서 부모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어린이날에 자녀와 함께 집에만 있기에도, 외출하기에도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두 자녀의 아빠인 현모(32.화북)씨는 “어린이날 오전까지 비가 온다고 해 고민이 많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사람들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바다 등 야외로 가려고 한다. 비가 오면 집에만 있으려고 하는데, 지금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이모(연동)씨는 “자녀가 어린이날을 기대하고 있는데, 코로나 상황이라 고민이 많다. 아직도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박모(34.조천읍)씨도 “작년에도 코로나로 인해 멀리 나가지 못하고 집 주변 놀이터에서 놀았는데,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해는 아이가 갖고 놀 수 있는 비누방울 등을 구매해 뒀다. 코로나가 걱정돼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딸을 키우는 아빠 정모(33.일도2동)씨는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일단 사람들이 많이 모일 것 같은 장소를 제외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시끌벅적한 대규모 행사가 없는 조용한 어린이날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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