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 (87) 나도수정초(Monotropastrum humile [D.Don] Hara) -노루발과-

이번주에는 특이하게 생긴 나도수정초라는 식물을 소개해 드립니다. 5월이 되면서 숲 속에는 봄에 피어난 식물들을 뒤로 하고 여름을 준비하는 식물이 싹을 틔우고 숲 바닥의 썩은 부엽토 위에서 살아가는 식물들도 고개를 내미는 시기입니다. 마치 외계인 모양을 한 듯이 서 있는 노루발과의 식물인 나도수정초가 이번주의 주인공입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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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은 일반적으로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어떤 식물들은 광합성을 하지 못해 다른 대상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데, 이들은 스스로 양분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식물에 기생하기도 하고 부엽토나 동물의 사체에서 양분을 흡수하기도 하여 이를 각각 기생식물, 부생식물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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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전체에서 색깔이라고는 푸른빛을 띠는 암술대와 그 주변의 노란색 수술의 꽃밥이 전부입니다. 이런 특이한 모습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종종 외계인이나 하얀 말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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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아주 비슷한 식물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수정난풀입니다. 나도수정초와 수정난풀은 비슷하지만 암술 머리의 색깔이 다르고 피어나는 시기도 다릅니다. 8~9월에 피어나는 수정난풀보다 5월에 피어나는 나도수정초가 더 투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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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월에 피는 나도수정초와 8~9월에 피는 이 수정난풀의 비교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암술의 색이 나도수정초는 푸른색을 띠고 있으나 수정난풀은 갈색을 띠고 있습니다.

* 노루발과 수정난풀속 : 구상난풀, 수정난풀
* 노루발과 나도수정초속 : 나도수정초, 너도수정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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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식물의 죽은 사체나 배설물, 또는 이들이 분해되어 생긴 유기물을 양분으로 하여 살아가는 식물을 우리는 부생식물이라고 합니다. 반면에 나무의 가지나 풀의 덩굴 등에 붙어 살아가는 식물들을 우리는 기생식물이라고 합니다.

* 부생식물 : 수정란풀, 구상난풀, 한라천마, 무엽란, 버어먼초
* 기생식물 : 초종용, 백양더부살이, 새삼, 실새삼, 야고, 가지더부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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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모습의 나도수정초는 피어나면서 분홍색을 가진 개체도 가끔 만날 수 있습니다. 5월이 되면서 숲속에는 또다른 모습의 식물들이 잉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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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도수정초의 꽃말이 '숲속의 요정', '요정의 사랑'이라고 합니다. 식물의 모습이 아주 특이하여 외계인으로 표현을 하고 있으나 야생화를 담는 이들에게는 꽃말처럼 숲속을 환히 밝혀주는 요정으로 보일 것 같습니다. 숲속의 요정들이 많아져 풍성한 숲이 되는 기대를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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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자연유산 한라산의 식물 이야기’는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로 <제주의소리> 블로그 뉴스 객원기자로 활동해온 문성필 시민기자와 특별취재팀이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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