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68) advise 충고하다

advise [ədˈvaɪz] v. 충고하다
홈불로 충고(忠告) 허는 사회?
(함부로 충고(忠告) 하는 사회?)

advise에서의 어근(語根) vis-는 “보다(=to view)”의 뜻을 갖는다. 이 vis-에서 나온 낱말로는 visit “방문(訪問)하다”, visual “시각(視覺)의”, supervise “감독(監督)하다” 등이 있다. ‘충고(忠告)’의 사전적 의미는 “남에게 잘못을 고치거나 앞으로 어떻게 하라고 진심으로 좋게 타이르거나 일러 주는 것”이지만, advise의 어원적 의미는 “타이르거나 일러주는 것”이라기보다는 “자신의 견해(見解)를 조언(助言)해주는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전자(the former)에서는 화자의 의도(intention)가 강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후자(the latter)에서는 화자(speaker)의 의도보다도 청자(listener)의 선택(choice)이 강조되고 있다.     

다친 달팽이를 보거든 충고하지 마라. 
스스로 고통에서 벗어날 것이다. 
너의 충고는 그를 화나게 하거나 그에게 상처를 줄 것이다. 
하늘 시렁 위로 제자리에 있지 않은 별을 보거든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라. 
더 빨리 흐르라 강물의 등을 떠밀지 마라. 
풀과 들 새와 바람 그리고 땅 위의 모든 것처럼 
강물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계추에게 달의 얼굴을 가졌다 말하지 마라.
너의 말로 그의 마음이 상할 것이다. 
그리고 네 문제들로 너의 개를 귀찮게 하지 마라.
개들도 개들만의 문제들을 가지고 있으니까              

- 장 루슬로의 또 다른 충고들

우리는 이런 식으로든 저런 식으로든 늘 충고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특히, 가까운 사람들(your nearest and dearest)에게 충고를 할 때는 ‘다 너를 위해서 해주는 것’이란 말을 꼭 덧붙인다. 그렇게 말해야 상대방이 그나마 ‘진심으로 좋게’ 나의 말을 들어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충고들은 대부분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욕구(needs)를 채우기 위한 것일 때가 많고, 아무리 선의의(well-intentioned) 충고를 해준다 하더라도 그로 인해 본의 아니게 상대방의 자존심(pride)에 상처를 주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우리가 하는 충고들은 대부분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욕구(needs)를 채우기 위한 것일 때가 많다. 출처=픽사베이.
우리가 하는 충고들은 대부분 상대방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본인의 욕구(needs)를 채우기 위한 것일 때가 많다. 출처=픽사베이.

사실, 과거의 유교적(Confucian) 사회에서는 충고라는 게 그렇게 문제 될 게 없었다. 수직적 사회에서는 윗사람이 훈계(admonition)나 충고를 하면 아랫사람은 응당 그런 말들을 듣고 받아들이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랬던 충고가 심각한(serious)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것은 수직적(vertical) 사회에서 수평적(horizontal) 사회로 바뀌면서부터이다. 특히 세대 차이(generation gap) 문제나 성평등(sex equality) 문제 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부터 충고는 매우 신중하고 조심스럽게(carefully) 해야 하는 행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세태를 반영하는 대표적 은어(隱語: slang)가 ‘꼰대’와 ‘샘’이다. 꼰대는 보통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지만, 학생들의 은어로는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 꼰대라는 말에는 위계(hierarchical order)를 중시하는 기성세대(older generation)에 대한 젊은 세대(younger generation)의 혐오감(feeling of aversion)이 담겨 있고, 윗세대가 습관적으로 행하는 충고에 대한 아랫세대의 반발심(feeling of resistance)이 담겨 있다. 그렇게 본다면, ‘샘’이란 말도 단순히 ‘선생님’에 대한 준말(shortened word)이 아닐 것이다. 거기에는, 여전히 수직적 개념으로 있는 ‘선생님’이 수평적 개념인 ‘샘’으로 바뀌길 원하는 학생들의 간절한(earnest) 열망(yearning)이 담겨 있는 게 아닐는지. 

* ‘김재원의 영어어휘 톡톡 talk-talk’ 코너는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에 재직 중인 김재원 교수가 시사성 있는 키워드 ‘영어어휘’를 통해 그 안에 담긴 어원적 의미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해설 코너입니다. 제주 태생인 그가 ‘한줄 제주어’로 키워드 영어어휘를 소개하는 것도 이 코너를 즐기는 백미입니다.

# 김재원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영과 교수(現)
언론중재위원회 위원(前)
미래영어영문학회 회장(前)
제주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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