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현장]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안전도 'D등급'...3종시설물 지정, 보수보강 시급

1987년 준공된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도 D등급을 받았다. ⓒ제주의소리
1987년 준공된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도 D등급을 받았다. ⓒ제주의소리

제주시내 한 도서관 건물이 내벽에 금이 가고, 비만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준재난위험시설 수준인 안전도 'D등급'으로 판정됐다. 여전히 지역 주민·어린이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어 보수·보강이 시급한 실정이다.

14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이 최근 실시된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건물의 안전등급은 문제가 없는 A등급부터 사용금지 조치의 E등급까지 5단계로 분류된다. D등급의 경우 주요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히 보수·보강이 필요하며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다.

1987년 준공된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은 노후화로 인해 지난해 9월 정밀안전진단 용역을 실시했고 10월에 D등급으로 판정됐다. 올해 1월에는 3종 시설물로도 지정됐다. 3종 시설물이란 다중이용시설 등 재난이 발행할 위험이 높거나 재난을 예방하기 위해 계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인정되는 시설물을 뜻한다.

사실상 건물의 안전도를 보장할 수 없는 상태로, 현재도 한 달에 한번씩 소방·전기관리 업체에 의뢰해 안전점검이 실시되고 있다.

이 건물 3층은 노형동연합청년회-새마을지도자협의회 등 자생단체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1층에는 제주작은도서관협회 사무실로 쓰였지만, 지난해 안전도 검사 이후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급히 사무실을 정리했다. 1층 사무실은 전기보수공사를 해도 비만 오면 누전이 빈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987년 준공된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도 D등급을 받았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내 천장에 물이 고인 흔적이 남아있다. ⓒ제주의소리
1987년 준공된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도 D등급을 받았다. ⓒ제주의소리
제주시 노형동 옛 노형동사무소 건물 내벽에 금이 간 흔적이 남아있다. ⓒ제주의소리

2층에는 노형꿈틀작은도서관이 위치해 있다. 노형꿈틀도서관은 단순 도서만을 비치해놓는 공간적 개념이 아니라 지역주민·어린이를 상대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개해 왔다. 코로나19 시국에 주춤하긴 했지만, 지역사회 공헌사업은 꾸준했다는 평가다.

14일 오전 시간대 찾은 도서관에는 아직 학생들의 하교 전이었지만, 주민들의 발걸음이 간간히 이어졌다. 그들 중에는 집에 보관하고 있던 책뭉치를 기증한 시민도 있었다.

다만, 시민의 발걸음 뒷편의 건물 내벽 곳곳에는 금이 가 있고 물때로 얼룩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입구 천장은 비만 오면 물이 새 양동이를 받쳐놓아야 하고, 책장 구석은 고인물로 썩어 보수공사를 수시로 해야 했다.

현재 문을 걸어잠근 1층 사무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천장 곳곳에는 물이 고인 흔적이 역력했고, 전기 안전사고의 위협으로 인해 형광등을 제거해놓은 후였다.

지난해 10월 안전도검사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제주시는 우선 다가오는 추가경정예산안에 실시설계용역비 2500만원을 편성했다. 용역 결과에 따라 내년도 본예산을 통해 전면적인 보수보강 가능성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노형동주민센터 관계자는 "건물이 지어진지 34년이 넘어 크고작은 보수보강 예산이 투입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구조적인 균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사용될 수 있도록 점검을 철저히 하고,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받는 과정을 거쳐 보수보강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역구 의원인 이상봉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도 "건물이 낡기도 했지만 구조상 건물을 위로 올리거나, 지하로 파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한정된 공간일 수 있지만 전문가 자문을 거쳐 현재 공간을 최대한 잘 리모델링하고, 공익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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