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건물 중 호텔레지던스 수분양자 집단행동...준공 지연에 따른 계약 해지 쟁점 

제주 최고층 건축물인 드림타워와 관련해 수분양자들이 무더기 계약해지 소송에 나서면서 도내 분양형 호텔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금 반환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드림타워 건설과정에서 분양형 호텔 매입 의사를 밝힌 서울 거주자 A씨 등 180여명이 그린랜드센터제주 유한회사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제주시 노형동 한복판에 위치한 드림타워는 높이 169m, 38층의 쌍둥이 건물이다. 기존 최고층이었던 제주롯데시티호텔 22층, 89m와 비교해 갑절 가까이 높은 도내 최대 시설이다.

현재 영업 중인 5성급 하얏트호텔 750실은 건축주인 롯데관광개발 소유다. 바로 옆 호텔레지던스 850실은 녹지그룹의 자회사인 그린랜드센터제주가 민간에 분양했다.

그린랜드센터제주는 건물을 짓고 분양후 수익금을 챙기면 드림타워에서 완전 철수한다. 이어 공동투자자인 롯데관광개발이 수분양자들로부터 객실을 위탁받아 드림타워 전체를 관리한다.

분쟁은 호텔레지던스 분양과정에서 불거졌다. 분양 당시 그린랜드센터제주는 연간 24일 객실을 사용하는 수분양자들에게 분양가 5%의 20년간 확정임대수익을 약속했다.

객실 사용없이 위탁할 경우 연 6%의 확정 수익을 내걸었다. 당시 호텔레지던스 분양가는 스탠다드스위트(802실) 65㎡ 기준 평균 7억원, 프리미어스위트(42실) 136㎡는 14억원 달했다.

수분양자가 스탠다스스위트를 계약하고 연 6% 확정 수익을 선택하면 부가세를 제외하고 3820만원을 챙긴다. 연 5% 확정 수익을 선택하면 20년간 3180만원의 수익을 보장 받는다.

문제는 준공 시점이었다. 당초 녹지그룹과 롯데관광개발은 2019년 9월 개장을 목표했지만 중국발 사드(THAAD) 사태와 공사비 미지금 논란 등의 여파로 2020년 12월에야 문을 열었다.

준공 지연으로 수분양자들은 롯데관광개발과 그린랜드센터제주에 내용증명을 보내며 줄줄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어 그린랜드센터제주를 상대로 무더기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수분양자들은 약정서에 명시된 준공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계약해지 사유가 발생했고 그에 따른 계약금 반환과 위약금 지급 의무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분양대금의 10%인 계약금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계약금의 10%인 위약금까지 적용하면 7억원 분양 객실 기준 1인당 반환액만 1억4000만원에 이른다.

반면 그린랜드센터제주는 부득이한 사유로 준공 시점이 늦춰졌고 계약해지 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맞서고 있다. 그러면서 일부 수분양자와는 합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양자측 변호인은 “계약 해지 사유의 정당성을 두고 양측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약정된 계약 해지의 해석과 책임이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지방법원은 청구인이 100명을 넘어서자 민사 단독판사에 배당된 사건을 판사 3명이 참여하는 합의부로 넘겼다. 이에 따라 합의부에서 사건을 병합해 일괄 선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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