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12월에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우리나라에서도 확진자 누계가 16개월 가까이 되는 사이에 13만명이 훌쩍 넘었고, 우리 제주에서도 이제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예방 접종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요즘도 하루평균 10명 가까이 발생하고 있어서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직은 아니다.

호흡기질환의 방역에는 마스크 착용이나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삼가는 외에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있다. 원칙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은 2주 이상 격리를 시켜 다른 감염자가 없으면 방역이 성공한 것으로 본다. 1977년 10월에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마지막 천연두 환자가 완치된 후 새로운 환자 발생이 없자 1980년 5월에 세계보건기구는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박멸됐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답게 사람 사이의 접촉을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통제해 단기간 내에 유행을 막을 수 있었으나, 자유주의 국가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 지금도 많은 환자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국민들이 정부의 정책을 잘 따라서 새로운 환자 발생이 통제 가능한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사람 간 거리두기나 영업시간 단축 등으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많은 중소업체에서는 오랜 통제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가장 취약한 분야인 요양시설들은 보호자들의 면회가 통제되고 있어서 많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환자나 보호자 중에서 2차 백신 접종 이후 2주가 지나 항체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우에 한해 대면접촉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

차제에 5인 이상 사적모임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 현 방역지침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리들은 어떤 정책을 실시함에 있어서 언제나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방역의 측면에서 보면 타당하다. 그러나 사람 간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환기를 철저히 하며 개인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되지,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안 되고 모르는 사람들은 된다고 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가! 이제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영세 업종의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더구나 요즘 예방주사에 대한 유언비어로 접종 지원자가 많이 줄어들고 있어서 방역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럴 때에 2차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사람들에게는 접종증명서를 발급해 집합금지 명령에서 제외한다면, 방역을 독려하는 효과도 있고 서비스업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감염에 가장 취약한 요양시설에서도 면회가 가능하게 되는데, 항체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반인들의 모임을 계속 제한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진다.

방역당국의 과감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한다. / 이유근 아라요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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