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호의 짧은 글, 긴 생각] 서른한 번째

시간이 지날수록 제주다움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제주출신의 공학자, 이문호 전북대학교 초빙교수가 '제주의소리' 독자들과 만난다. 제주다움과 고향에 대한 깊은 성찰까지 필자의 제언을 ‘짧은 글, 긴 생각’ 코너를 통해 만나본다. / 편집자 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화제다. 관련한 언론 보도를 소개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외국 정상 점심 접대 풍경이 약 한 달 만에 표 나게 달라졌다. 지난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와는 마스크를 쓰고 멀찍이 떨어져 앉아 햄버거로 20분 끝낸 반면, 5월 21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서는 마스크 없이 가까이 앉아 여유 있게 환담했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속도전이 빚은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한미 정상회담 뒤 공식 트위터에 “문 대통령을 초청해 영광이었다.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굳건하고 동북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전 세계를 위한 평화, 안보, 번영의 린치핀(linchpinㆍ핵심축)이 되고 있다”는 글과 더불어 문 대통령과의 오찬 장면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두 대통령은 마스크를 벗고 작은 원탁에 마주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테이블에는 식사가 차려져 있는데, 청와대에 따르면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대통령 식성을 고려해 미국 측이 준비한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다. 오찬은 오후 2시 5분부터 42분까지 37분 동안 단독 회담을 겸해 진행됐다. 

문통의 뒷배는 한국의 생산력에 기반한 세계 Top인 반도체-배터리-바이오 산업이다. 여기에 가요·영화 부문의 ‘방탄소년단-기생충-미나리’도 덧붙인다. 한국의 원천 기술은 약하지만 제조업 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 교수들이 원천 기술 개발에 매달려 노벨상을 꼭 받아야할 대목이기도 하다.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나서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청와대 홈페이지.

한미정상회담 관련한 다른 보도도 첨부한다.

청와대는 21일 오전 9시(현지시각) 한·미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한국 기업들이 대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 이 자리에서 한국 기업들은 초미의 관심사였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쏟아냈다. 삼성전자는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공장 증축에 총 170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실리콘밸리에 10억달러를 들여 대규모 연구개발센터를 짓기로 했다. 엘지에너지 솔루션과 에스케이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들도 약 140억달러 규모의 신규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차도 미국 내 전기차 생산과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74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이날 발표된 투자액수를 합치면 무려 394억달러(약 44조4200억원)에 이른다.

바이든은 연설중에 “Thank You”를 세 번 말했다. ‘5G’를 ‘G5’로 발언 후 웃어 넘겼고, 문통에게 중국관련 미국이 압력을 받았느냐는 기자 질문에 “Good Luck”으로 문통을 격려하는 농담을 날렸다. 大人이다.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요약한 또 다른 보도를 소개한다.

전 국민적 관심사인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양국 정상은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도 이뤄내면서 우리나라는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회복하는 것에 더해 우주로켓 기술 확보를 위한 발걸음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한국군 55만 명에게 백신을 직접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국 반도체하면 대표적인 인물로 강대원 박사가 있다.

서울에서 출생한 강대원 박사는 한국전쟁 중에 해병대 통역장교로 복무한 후 1955년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도미해 1년만인 1956년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이학석사(M.Sc)를 받았다. 그리고 3년만인 1959년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 해에 당시 세계 최고의 연구소인 미국 벨 연구소에 입사했고 30년간 근무했다. 1947년 월리엄 쇼클리와 바딘, 브래튼 등 3인이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의 반도체인 트랜지스터 BJT(Bipolar Junction Transistor)는 특성상 고집적화하거나 대량 양산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전력 소비가 큰 데다 제조가 까다로워 손쉽게 대량 생산할 수 없는 반도체였다. 1950년대 후반 벨 랩스의 마틴 아탈라가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 연구를 통해 표면 패시배이션 공정을 위한 열 산화 공정을 개발해냈고 이것은 훗날 MOSFET발명의 중요한 이론적 토대가 된다. 1960년 밸 랩스에 근무하던 마틴 아탈라 박사와 강대원 박사가 오늘날 반도체 산업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 전계효과트랜지스터(MOSFET)를 세계 최초로 제조했고, MOS혁명이라고 불릴정도로 반도체산업의 기반이 되었다.

발명까지의 짧은 시간을 설명하자면 실제적인 FET의 이론적인 구상은 오스트리아-헝가리 물리학자 julius edga linfield가 FED에 대한 특허를 냈을 때 끝나 있었다. 그러나 이를 도저히 구현해낼 기술이 없었고 모하메드 아탈라 박사가 패시배이션을 위한 열산화공정을 개발한 후에 FET을 MOS를 사용해서 구현해 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그 일을 팀에 들어왔던 강대원 박사에게 맡겼기 때문에 이런 놀라운 발명을 1년이라는 짧은 시기에 해내는 것이 가능했다. 강대원 박사의 공로가 적지는 않지만 거의 잊히고 모하메드 아탈라 박사만이 현대전자공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순한 백인우월주의사상으로 본 일방적인 피해가 아니라 어느 정도 공적의 비율이 달랐던 것이다.

강대원 박사는 이 외에도 1967년 중국계 미국인 연구원 Simon Sze와 함께 비휘발성 메모리의 기본 원리인 플로팅게이트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한국물리학회 종신회원으로 국내 전자공학계에도 학회지를 통해 벨연구소의 선진 기술을 소개하는 등 학문 발전에도 기여했다. 한 때 LG전자의 고문을 맡는 등 국내 전자산업의 태동기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2년 5월 13일 외부 세미나를 끝내고, 뉴저지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대동맥류 파열이 일어나 뉴저지 뉴브룬스윅의 성베드로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받았으나 합병증으로 타계했다. MOSFET을 최초로 개발한 공로로 모하메드 아탈라 박사와 함께 2009년에 미국 상무부 산하 특허청의 발명가 명예의 전당(National Inventors Hall of Fame)에 올랐다. 살아있다면 노벨상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5월 17일 서울대 반도체연구소를 방문, 강대원 박사 흉상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강대원 박사가 윤 전 총장의 ‘앞배’ 역할로서 상징적으로 쓰인 모양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3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오마이뉴스. 

 

# 이문호

이문호 교수는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출신 전기통신 기술사(1980)로 일본 동경대 전자과(1990), 전남대 전기과(1984)에서 공학박사를 각각 받고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서 포스트닥(1985) 과정을 밟았다. 이후 캐나다 Concordia대학, 호주 울릉공- RMIT대학, 독일 뮌헨,하노버-아흔대학 등에서 연구교수를 지냈다. 1970년대는 제주 남양 MBC 송신소장을 역임했고 1980년부터 전북대 전자공학부 교수,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며 세계최초 Jacket 행렬을 발견했다. 2007년 이달의 과학자상, 과학기술훈장 도약장, 해동 정보통신 학술대상, 한국통신학회, 대한전자공학회 논문상, 2013년 제주-전북도 문화상(학술)을 수상했고 2015년 국가연구개발 100선선정, 2018년 한국공학교육학회 논문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제주문화의 원형(原型)과 정낭(錠木) 관련 이동통신 DNA코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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